‘진정성’ 의심받는 부안군의 잔머리 행정

  • 기사입력 2021.03.18 23:17
  • 최종수정 2021.03.20 08:20
  • 기자명 김태영 기자
김태영 기자.
김태영 기자.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진정성(眞情性)’이란 단어를 검색해 봤다.

부안군에서 보내온 보도자료를 보던 중 문득 진정성이란 단어가 떠올라서다.

의미는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것처럼 ‘참되고 올바른 성질이나 특성’이었다.

다만 ‘있다’와 ‘없다’ 등 어떤 형용사가 붙느냐에 따라 ‘긍정’과 ‘부정’으로 180도 바뀌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부안군은 지난 16일 신문과 방송 등 도내 대부분의 언론매체에 ‘격포 관광단지 개발사업 협상대상자 ㈜대일내장산 컨트리클럽 변경’이란 보도 자료를 뿌렸다.

양우건설과 진행하던 격포관광단지(골프장)개발 협상이 결렬되면서 우선협상권이 차순위인 ㈜대일내장산CC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부안군은 영상테마파크 개발방향 및 시행계획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결렬이유를 설명했다.

겉으로 봤을 때 그럴 뜻한 해명이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어쭙잖고 군색하기 이를 데 없다.

부안군은 지난 11일 협상이 결렬됐음에도 쉬쉬하다가 부안뉴스가 15일 이를 취재하자 보도를 늦춰달라고 요청한 뒤 그때서야 보도자료를 부랴부랴 작성해 결렬 된지 5일이나 지난후인 16일에야 이 같은 해명성 자료를 내놓았다.

만약 부안뉴스의 취재가 없었더라면 과연 부안군이 이 같은 해명성 보도자료를 만들기나 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아마 쉬쉬하면서 그냥 넘어가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점령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부안군은 이 같은 사실을 11∼12일 정도에 알려야 했다.

늦는다 해도 15일안에는 각 언론매체에 이와 관련한 보도자료가 전해졌어야 했다.

그런데 부안군은 그렇지 않았다.

쉬쉬하고 넘어갔을 것이란 의심이 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회상해보면 취재당시 부안군은 보도자료를 준비하지 않고 있었다.

결렬된 이유를 설명하긴 했지만 어떻게 하면 상황을 모면할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진정성을 엿볼 수 없었다는 얘기다.

얼마 전 이부서 관계자는 사업에 대한 각종정보 등을 결제라인보다 먼저 외부에 유출시키고 있다는 설이 나돌아 논란을 산 바 있다.

설이 사실이라면 감사대상이다.

정도에 따라 징계까지도 받을 수 있는 사안이다.

격포관광단지 개발사업은 민선7기 권익현군수호의 가장 큰 프로젝트다.

군민들의 관심 또한 매우 크다.

그런 만큼 관광단지 개발사업은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

그러나 그동안 관련부서에서 벌어진 면면을 보면 그렇지 못하는 듯하다.

내부정보를 유출시킨 것도 모자라 눈속임으로 의심되는 얄팍한 술수가 감지되는 등 많은 문제점이 느껴진다.

반드시 청산되어야 할 적폐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현재 부안군청 공직자 대부분은 이 부서를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 게 사실이다.

구설이 끊이질 않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공직사회에서 나온 평가를 감안하면 이부서는 대형프로젝트를 이끄는 ‘TF팀’이라는 수식이 부끄러울 지경이다.

부안군은 이부서와 관련해 불거지고 있는 문제점 등을 파악해 개선시켜야 한다.

동시에 얄팍한 잔머리 행정이 사라지고 진정성이 묻어나는 행정이 펼쳐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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