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 빚쟁이 신세 되지 않으려면 꼭 필요한 곳에 예산 사용해야

  • 기사입력 2021.04.04 20:21
  • 기자명 이서노 기자
이서노 기자.
이서노 기자.

부안군이 부안형 푸드플랜 사업을 추진하면서 수십억 원대 볼링장을 조성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볼링장 조성사업비가 70억 원이나 되다 보니 볼링인들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가 하면 먹거리 사업장에 볼링장 조성이 맞느냐, 부안군 살림살이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농민들을 위한 시설에 고급 체육시설을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다. 탁구장이나 나인볼 등 서민적인 체육시설을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비효율적인 사업이라는 얘기가 주를 이룬다.

물론 볼링장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일부 의견도 있지만 문제는 푸드플랜 사업 성공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인데 이 사업과 관련도 없는 곳에 수십억 원을 쓴다는 점이다.

현재 부안군은 국비사업을 비롯한 부안군 자체 사업 미부담금이 560억 원이나 돼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빚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 부안군은 300억 원정도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 같은 원인은 코로나로 인한 재난지원금 지급 등에 대한 영향도 있지만 이번 볼링장 조성사업처럼 당초 계획에 없었던 국비 매칭사업들이 추진되는 점도 미부담금이 증가하는 중요 이유중 하나로 꼽힌다.

부안먹거리종합타운조성 총 사업비는 당초 120억 원이었다.

푸드플랜종합센터 60억 원, 공공급식물류센터 30억 원, 농산물종합가공센터 20억 원, 안전성검사센터 10억 원 등.

그런데 부안군이 로컬푸드종합센터를 푸드엔레포츠센터 생활SOC사업으로 전환하면서 사업비가 60억원에서 80억원(볼링장 조성사업비 70억 원, 인센티브 10억 원)이 증가한 140억원으로 껑충 뛰었고, 총사업비도 12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덩달아 올랐다.

군비 부담금도 수십억 원 증가했다.

총 사업비 200억 원 가운데 군비가 123억 원이고, 국도비는 77억 원뿐이다.

볼링장을 조성하는 데 투입되는 군비 부담금만 해도 40억 원이나 된다.

볼링장 조성사업과 같은 사업이 2~3개만 추가 된다고 해도 군비 부담금은 100억 원은 훌쩍 넘을 수밖에 없다.

부안 군민들의 삶의질 향상을 위해서는 다양한 체육시설이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소형차를 탈 형편인데 차값도 비싸고 유지비용도 많이 드는 에쿠스급 고급차를 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군 재정을 감안해 볼링장이 꼭 필요한 시설인지부터 따져봐야 하는 게 순서일 것이다.

정부의 사업 방침이 전환됐다고 해서 의무사항도 아닌데 급작스럽게 끼워 넣기식으로 새로운 사업을 추가하는 일이 잦다면 부안군은 빚쟁이 신세를 면키 어려울 것이다.

부안군은 장도보고 운동도 하고 먹거리, 체육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취지로 해명하고 있지만 그러다 두마리 토끼 모두 놓질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사업이 실패 했을 때 그 피해는 군민들에게 돌아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것.

적어도 군민들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부안군이 주객이 전도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부안군은 지금 심각한 재정난에 빠졌다.

지금이라도 예산이 낭비되는 곳이 없는지 물샐틈없이 철저하게 살펴야 한다.

예산은 꼭 필요한 곳에 쓰여야 한다.

그렇지 않고 볼링장처럼 지금 당장 꼭 필요치 않은 사업인데도 무리하게 추진하다가는 빚쟁이 신세를 면키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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