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꾸미 제철인데도 어획량 급감…부안지역 어민들 시름 깊어져

평년대비 80∼90% 급감
어민들 “새만금 내측에서 흘러 들어오는 진흙 같은 퇴적물이 원인”

  • 기사입력 2021.04.04 20:29
  • 최종수정 2021.04.04 20:33
  • 기자명 김태영 기자
그물에 진흙이 엉켜붙어 있다.
그물에 진흙이 엉켜붙어 있다.
주꾸미.
주꾸미.

“주꾸미가 안 잡혀 다들 죽을 맛이야, 예년 이맘때와 비교하면 10분의 1정도 밖에 안 돼. 새만금공사 때문이라는데 그래서 인지 소라방과 그물엔 이상한 진흙만 가득하단 게”

1일 오후 부안 변산면 도청리 선착장에서 만난 한 어민이 손사래를 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얼마나 잡았냐고 묻자 망을 보여주며 “2.5키로그램(kg)정도 밖에 안 된다”면서 “예년 같으면 한번 나갈 때 마다 20∼25㎏을 잡았다”고 씁쓸해했다.

4월 초는 부안앞바다에서 주꾸미가 가장 많이 잡히는 시기다.

하지만 도청리와 격포 등 부안 어민들은 주꾸미가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봄철 별미인 ‘주꾸미’의 어획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부안지역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일 부안군과 부안수협 등에 따르면 올해 부안해역에서 잡히는 주꾸미는 2년 전에 비해 80∼90% 급감했다.

부안지역의 주꾸미 어업어선은 250여척으로 서해안 대표산지로 꼽히지만 지난해와 올해는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주꾸미 대표 산지라는 위상이 위협받는 처지다.

특히 올해의 경우 주꾸미가 위판장에 거의 올라오지 않다시피 해 문을 닫아야 할 판이다.

부안수협 관계자는 “주꾸미가 한창 철인데 부안 앞바다에서는 거의 잡히지 않고 있어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면서“주꾸미가 나오지 않다보니 보령 등 인근 충남지역에서 공수해 오는 신세”라고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어민들은 새만금내측에서 흘러들어오는 진흙 같은 불순물이 어획량 급감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주꾸미는 수심 10m 안팎의 깨끗한 모래와 자갈바닥을 좋아하는데 새만금 내측에서 흘러들어오는 퇴적물 때문에 주꾸미가 자취를 감춘 것으로 추측하고 있는 것.

도청리 어민 박종운씨는 “2년전 까지만 해도 나갔다 하면 (주꾸미를)평균 25㎏을 잡았는데 지난해부터 어획량이 크게 줄더니 올해는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며 “어민들이 다들 죽을 지경”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주꾸미가 하도 안 나오다 보니 날마다 하던 조업을 지금은 2∼3일에 한번 꼴로 밖에 나가지 않는다”면서“아직 주꾸미 철이 한 달 가량 남았는데 인건비도 안 나오다보니 주변 어민들 사이에서 조업을 접는 게 낫다는 푸념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변산·위도 등 해안지역이 지역구인 부안군의회 김광수 의원은 “새만금내측 준설공사로 인해 발생한 퇴적물 등이 위도 앞바다까지 흘러와 그물에 엉켜 붙어 고기들이 걸리지 않는다고 어민들이 아우성”이라며 “부안군은 이러한 어민들의 고충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해수부와 수산청, 전라북도 등 관련 기관에 협조를 구하는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이와 같은 현상이 왜 벌어지는지 조사를 해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안지역 어민들의 시름이 날로 깊어지는 만큼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조사가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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