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도 지역의 경쟁력…부안도 통일성 갖추고 관광상품으로 키워야

올해 고사된 멀구슬·배롱나무 뽑아내고 명품길 되도록 조성해야
수종 선택시 지역의 기후, 토양 등 조건 비슷한 곳 선정 지적 나와
부안군 관계자 “전문가 조언 구해보고 다각도로 검토해 보겠다”

  • 기사입력 2021.05.30 21:44
  • 최종수정 2021.05.30 22:18
  • 기자명 이서노 기자
전남 담양 메타세콰이어길.                                                                                                    사진 / 담양군청 제공.
전남 담양 메타세콰이어길.                                                                                                    사진 / 담양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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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남로에 식재한 멀구슬나무가 냉해 등으로 고사돼 앙상한 뼈대만 남아있다.

최근 배롱나무와 멀구슬 나무가 무더기로 고사되면서 가로수 수종 선택에 대한 신중론과 함께 통일성을 갖추고 지역의 관광상품이 될 수 있도록 명품길로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역의 기후 조건 등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가로수 수종을 선택하다 보니 냉해 등으로 고사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고, 가로수 하나만으로도 지역을 연상케 할 정도로 인지도를 향상시킬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벚꽃 하면 경남 진해의 군항제를 떠올리고, 메타세콰이어길 하면 자연스럽레 전남 담양군을 연상한다.

가로수 하나만으로도 그 지역을 대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인 것이다.

전남 담양군의 메타세콰이어길은 각종 드라마와 영와, CF촬영 장소로 각광을 받으며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한 해 방문객 수만 해도 수십만명에 이른다.

담양군 관계자에 따르면 작년에만 메타세콰이어길 방문자는 30만명이나 된다.

이런 것처럼 부안군도 장기적인 앞으로 내다 보고 거리 미관은 물론이고 관광상품화 할 수 있는 가로수 길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안 하면 연상돼 떠오를만한 가로수길이 없는 게 현실이다.

전나무길 하면 내소사, 벚꽃길 하면 상서 개암동을 떠올리는 정도다.

특히나 가로수 수종도 읍면에 따라서 제각각이고, 가로수도 심었다하면 고사하는 일이 빈번하다.

올해만 보더라도 멀구슬나무와 배롱나무가 무더기로 고사됐다.

순환남로에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2억원을 들여 3년에 걸쳐 멀구슬나무를 1000그루 넘게 식재했지만 일부가 고사돼 지난 2020년도에 6000만원을 들여 보식을 했다.

그런데 또 올해는 일부가 아닌 대부분 고사 되거나 가로수 기능을 못할 정도로 고사 위기에 처했다.

동진면에서도 지난 2017년도부터 2020년까지 4년에 걸쳐 내동사거리~당오초등학교, 제내삼거리~반곡삼거리 등에 1억 여원을 투입해 배롱나무 500여 그루를 식재했지만 올해 대부분 고사됐다.

수억 원의 예산과 수년에 걸쳐 공들인게 허사가 된 상황.

가로수가 고사되는 것도 문제이지만 수년간 자란 나무들이 쓸모 없게 되기 때문에 또 다시 어린 나무를 심어 가로수로써 역할을 하려면 그만큼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가로수 수종은 지역의 기후나 토양 등의 조건을 따져서 신중하게 선택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진해의 벚꽃이나 담양의 메타세콰이어길 처럼 지역을 상징하고 경제적 파급효과까지 얻을 수 있는 수종을 선택해 명품 가로수길을 조성, 부안의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키워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조경업체 관계자는 “같은 수종이라도 부안 지역의 기후 조건과 비슷한 곳에서 자란 나무를 가로수로 선택해야 한다”며 “올해 동진면에서 식재한 배롱나무는 대부분 고사됐는데 계화면에서 식재한 배롱나무는 고사된 게 거의 없다”고 사례를 들었다.

이어 “가로수도 지역에 관광상품이 될 수 있도록 특색 있는 수종을 찾아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주민은 이번에 고사된 배롱나무와 멀구슬나무를 뽑아내고 가로수다운 수종을 선택해 부안만의 특색있는 명품 가로수길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주민 A씨는 “배롱나무와 멀구슬나무는 어짜피 고사됐으니 뽑아내고 새로운 수종을 찾아 심어야 한다”면서 “부안은 가로수가 통일성도 없고, 특색도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번 기회에 부안의 명품 길이 조성되도록 구심점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메타세콰이어길 하면 전남 담양을 떠올리듯 이번 기회에 부안하면 떠올릴 수 있는 명품 가로수길이 조성될 수 있도록 수종을 신중하게 선택해 조성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부안군 관계자는 “아직 고사된 나무를 파악 중이고, 6월까지 상황을 지켜본 후 결정하겠다”면서 “수종을 선택할 때 전문가의 조언을 구해보고 다각도로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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