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아도 너무 많은 교통시설물…부안보다 면적이 넓은 고창보다 월등히 많아

부안군, 과속카메라 76대·회전교차로 19개·방지턱 파악된 것만 400여개
신호등·교통표지판·규제봉 등은 제대로 파악 안 돼…엉터리 행정 ‘비판’나와
고창군, 카메라 59대·회전교차로 16개·방지턱 311개
부안 고창보다 카메라 17대·회전교차로 3개·방지턱 100여개 많아
교통시설물 많은 것에 대해 주민들 “졸속행정 때문” ‘유착’ 의심하기도

  • 기사입력 2021.05.30 21:53
  • 기자명 김태영 기자
부안읍 용암로 회전교차로 앞. 각종 표지판과 무단횡단방지펜스, 규제봉 등이 과도하게 설치돼 있다.
부안읍 용암로 회전교차로 앞. 각종 표지판과 무단횡단방지펜스, 규제봉 등이 과도하게 설치돼 있다.

부안군에 과속방지턱과 규제봉 등 교통시설물들이 과도하게 설치됐다는 비판 여론이 팽배한 가운데 실제로도 부안군이 고창군에 비해 교통시설물들이 월등하게 많이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창군은 교통시설물에 대한 철저한 전수조사로 관리가 잘되고 있는 반면, 부안군은 회전교차로와 과속카메라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교통시설물의 경우 숫자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엉터리행정이란 비판이 나온다.

부안뉴스가 부안군과 고창군을 통해 확보한 5월말 현재 교통시설물 현황자료에 따르면 과속단속카메라는 부안군이 76개, 고창군은 59개로 부안군이 17개가 많았다.

회전교차로는 부안이 19개 고창은 16개로 3개가 많았으며 과속방지턱의 경우 고창은 311개인 반면 부안은 파악된 것만 400여개, 파악되지 않은 것과 회전교차로 내에 있는 방지턱까지 합하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돼 부안이 고창에 비해 무려 100여개가 넘게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면적과 인구수로 볼 때 고창이(면적607.72㎢·인구수54,486명 2020년기준) 부안(면적493.10㎢·인구수52,140명)보다 면적도 넓고 인구수도 많은데 교통시설물은 부안군이 월등히 많이 설치된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부안도로를 이용하는 운전자들은 지저분하고 불편하다고 고충과 불평불만을 쏟아내는 반면 고창을 다녀온 운전자들은 깨끗하고 쾌적하다고 호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주민들은 부안군에 교통시설물들이 과도하게 설치된 데에는 무책임하고 저급한 졸속행정을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유착에 의한 부정부패의 산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공무원과 업체 또는 경찰과 업체 간 유착 때문이 이들 시설물들이 과도하게 설치된다고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들 교통시설물들은 현재까지도 지속적으로 필요 이상으로 설치되고 있다.

부안군은 설치 이유에 대해 경찰의 요구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 사이에선 부안군이 경찰의 요구를 핑계로 업체 밀어주기에 나서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 부안도로에는 운전자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미관까지 해칠 정도로 과속방지턱과 규제봉, 교통표지판 등이 과도하게 많아 비판의 도마에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부안읍 용암로의 경우 한국타이어 앞 회전교차로부터 순환남로 회전교차로까지 약 1.5㎞ 구간에 과속카메라 2대, 과속방지턱 7개, 무단횡단방지펜스 1.5㎞, 수십여 개의 교통표지판, 수백여개의 규제봉 등이 설치돼 있어 운전자들의 불평불만이 쏟아지는 등 원성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군도 8호선인 봉덕~신운간 도로 역시 방지턱 9개를 비롯해 신호등과 과속단속카메라, 표지판 등 교통시설물(규제봉 제외)들이 2.2km구간에 무려 100여개가 설치돼 있어 이용자들에게 피로감을 안겨주고 있다.

부안읍 봉덕~신운간도로. 도로바닥엔 과속방지턱이 연이어보이고 도로 위 공중에는 신호등과 표지판 등 교통시설물들이 줄지어 이어져 있다.
부안읍 봉덕~신운간도로. 도로바닥엔 과속방지턱이 연이어보이고 도로 위 공중에는 신호등과 표지판 등 교통시설물들이 줄지어 이어져 있다.

문제는 부안군이 이들 교통시설물에 대한 숫자조차 파악하지 못해 관리가 허술하다는 점이다.

사실상 교통행정시스템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나사 풀린 부안군정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부안군교통시설물 관리부서는 최근 부안뉴스가 관내에 있는 교통시설물에 대한 현황을 묻자 회전교차로와 과속카메라 등을 제외한 교통표지판과 과속방지턱, 규제봉 등 대부분의 교통시설물의 숫자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비교적 최근에 조성된 봉덕~신운간(2.2km)에 설치된 교통시설물에 대한 자료마저 없었다.

교통시설물 설치부서에서 시설물을 설치한 뒤 자료를 넘겨주지 않아 이들 교통시설물에 대한 자료가 없다는 것.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부안군관계자는 “시설물 설치부서가 시설물을 설치하고 준공되면 자료를 넘겨줘야 입력해 집계할 수 있는데 자료가 넘어오지 않다보니 현재는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부안군 공무원들조차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고위공무원은 “교통시설물들의 설치현황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건 큰 문제”라며“관리부서가 자료가 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설치부서에 요구해 파악해 놓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주민들이 어떤 비판을 한다 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고 어이없어 했다.

이와는 달리 고창군은 교통시설물에 대한 설치현황을 묻자 설치현황을 곧바로 알려왔다.

부안군과 고창군은 비슷한 행정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행정의 질적인 면에서는 달라도 너무 달라보였다.

나사 풀린 부안군 행정, 개선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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