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주차장 텅텅 비었는데 주변 도로는 불법주차로 ‘몸살’

주민들 “몇십억 원 들여 주차장 조성하면 뭐하냐, 무용지물이다” 비판
“단속을 안 하니까 도로변에 주차하는 것 아니냐” 쓴소리
주차장 있는데도 도로 불법주정차하는 운전자 교통의식도 문제점으로 지적돼
강력 단속 요구되지만 부안군 “어디는 30분, 어디는 5분 형평성 맞지 않다” 기존 방침 고수

  • 기사입력 2021.06.13 21:00
  • 최종수정 2021.06.13 21:11
  • 기자명 이서노 기자
지난 12일 마실공영주차장 인근 도로. 주차된 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지난 12일 마실공영주차장 인근 도로. 양쪽 도로에 주차된 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부안군의 느슨한 교통행정으로 부안군 주차질서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안군에서 차량통행이 많고 교통이 혼잡한 부안읍 중심 도로까지 주차단속 기준을 30분으로 적용하면서 주차질서가 잡히지 않고 있는 것.

부안군이 도로 불법주정차 해소 등을 위해 주차장 조성에 수십억 원의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개선은 미미한 수준이다.

주변에 주차공간이 마련된 도로 가운데 주민들 사이에서 특히 지적이 많이 나오는 곳은 차량통행이 많은 부안상설시장 인근 도로와 대림아파트 주변 도로다.

우선 상설시장 인근 도로를 보면 그 부근에 75억 원을 들여 마실공영주차장을 조성해 주차 공간이 마련돼 있는데도 불법주정차가 이루어지고 있다.

부안군의 주차단속 기준이 30분 이후부터 이다 보니 2시간 무료에다 주차장이 텅텅 비어있는데도 운전자들은 주차장 주변 도로와 심지어는 주차장입구 인접 부근까지 주정차를 해놓고 있는 실정이다.

또 마실공영주차장 앞 도로에 상설시장 활어차 정차를 위해 마련된 공간은 일반차량들이 상시 주차를 해놔 활어차 정착 구역으로 지정해 놓은 의미가 없는 상황이다.

지난 12일 오후 5시 57분경 마실공영주차장 2층 내부. 주차할 공간이 넉넉하다.
지난 12일 오후 5시 57분경 마실공영주차장 2층 내부. 주차할 공간이 넉넉하다.

대림아파트 앞 도로도 상황은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곳도 50~60미터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인근에 주차장이 있는데도 운전자들은 인도까지 점령해 차를 주차해 놓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것은 느슨한 부안군의 주차단속이 주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강력한 주차단속이 이뤄졌더라면 주변에 주차장이 있는데도 도로에 주차를 해놓거나 인도 등에 개구리 주차를 해놓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

실제 부안뉴스가 한 주민의 제보를 받고 지난 9일부터 며칠간 문제의 현장을 확인해본 바 듣던 대로였다.

상설시장 주변 도로에 불법주차가 이루어지고 있었고, 마실공영주차장은 텅텅비어 있었다.

99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인데도 평일인 9일(오전 11시 30분경)은 10여대, 주말인 12일(오후 5시 57분경)은 25~26대가량이 주차돼 있었다.

반면 그 시각 그 주변 도로에는 불법주정차 차량이 줄을 이었다.

활어차 정차 구역에도 트럭과 승용차가 주차돼 있었다.

대림아파트 앞 도로는 한쪽 바퀴는 인도, 또 다른 바퀴는 차도에 놓인 개구리 형태로 주차된 차들이 여러 대 눈에 띄었다.

이곳은 편도 1차로라서 한쪽 도로에 주차를 해 놓을 경우 양방향 통행이 어려운 곳이다.

주차장에 주차 공간이 충분히 있는데도 주차장 입구에 차를 주차해놨다.
왼쪽편에는 주차된 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고, 오른편에는 주차장 입구 인접 부근에 추차를 해놨다.

주민들은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는 이유를 부안군의 느슨한 주차 단속을 꼽았다.

주민 A씨는 “몇 십억 원을 들여 조성한 공영주차장이 텅텅비어 있다”면서 “주차장이 그곳에 있으면 단속을 해야 하는데 전혀 하지 않는다. 있으나 마나하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른 것이 하나도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활어차 정차 구역도 주차장이 됐다. 시장 쪽 하고 관련된 사람 차인지 상시 주차돼 있다”며 “관리를 안 하니까 승용차를 주차해놓는 것 아니겠느냐”고 쓴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불법주차가 더 심각한 곳은 동남슈퍼 사거리에서 대림아파트 앞 회전교차로 직전까지”라면서 “개구리 주차된 차들 때문에 차량 통행하기가 상당히 복잡하다. 특히 점심식사 시간이나 저녁 때가 되면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주민 B씨는 “운전자들의 교통의식도 문제다. 조금 걸어가기 싫어서 인근에 주차장이 있는데도 인도나 도로에 불법주정차를 하고 다닌다”면서 “이건 부안군의 책임이 크다. 강력한 주차단속을 하면 운전자들의 의식도 점차 바뀔 텐데 단속을 느슨하게 하다 보니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주차장이 주변에 마련돼 있고, 교통 통행량이 많고 혼잡한 도로는 단속 기준을 30분이 아니라 5분 이내로 강화해야 한다”며 “운전자들의 교통의식을 바꾸기 위해서라도 강력한 단속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법주정차 개선을 위해서는 강력단속이 요구되지만 부안군은 현행 방침을 고수할 뜻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해 부안군 관계자는 “(주차 단속은) 30분을 주고 있는데 시간을 맞추려면 공평하게 해야지 어디는 30분 어디는 5분,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횡단보도 등 5대 주정차단속 금지 구역에 대해서는 즉시 단속을 한다”고 말했다.

활어차 정차 구간에 일반차량 주차와 관련해서는 “상설시장 활어를 내리려고 (활어차 정차대) 지정을 했다. 법적으로 활어차만 받치도록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주차장 앞에 마련된 활어차 정차대에 일반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주차장 앞에 마련된 활어차 정차대에 일반차량 3대가 주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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