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수억 들여 변산해수욕장에 설치한 디자인 간판·조형물, 주민들 ‘혹평’

수천만 원짜리 변산 회센터 안내 간판, 주민들 “이게 간판이냐” 질타
수억 원 물고기 터널 조형물. “위치 부적절, 지역 상징성 없다” 지적
부안군 관계자 “디자인 간판 지역주민과 협의해서 했고, ‘호불호’는 있다”
“물고기 조형물 주민과 협의해서 장소 선정했고, 부안의 랜드마크 될 것”

  • 기사입력 2021.06.15 18:13
  • 최종수정 2021.06.15 19:30
  • 기자명 이서노 기자
2천860만원짜리 변산 수산물 회센터 디자인 간판.
2천860만원짜리 변산 수산물 회센터 디자인 간판.

부안군이 수천만원을 들여 변산면 송포마을 입구에 세운 변산 수산물 회센터 안내 디자인 간판과 공공미술 프로젝트 일환으로 변산해수욕장 등에 설치한 수억 원을 투입한 조형물이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이 시설물 대부분이 주민들로부터 공감을 얻지 못하고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변산 수산물 회센터를 안내할 목적으로 올 4월 설치한 수천만원짜리 디자인 간판은 간판도 아닌 조형물도 아닌 어정쩡한 시설물로 평가 받으며 “저게 몇천만원짜리 간판이냐”라는 신랄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고, 공공미술 프로젝트 사업으로 추진된 조형물도 설치 위치 부적절 및 지역에 대한 상징성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주민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부안군에 따르면 변산 수산물 회센터 안내 디자인 간판은 변산지역발전협의회 요청으로 세워졌다.

이 디자인 간판의 크기는 가로3mx세로3m로 설치비용은 2860여 만원(군비 100%)이 소요됐다.

나무를 겹겹이 붙여 제작한 계양할미를 상징하는 조형물과 여러 마리의 고기가 걸려있는 그물을 형상화한 원뿔 형태의 철망으로 제작됐다.

전체적인 모습은 계양할미가 고기가 걸린 그물을 기다란 막대기에 걸고 어깨위에 메고 가는 모습이며, 조형물 윗부분에 ‘변산 수산물회센터’ 글씨가 쓰여진 간판이 걸려 있다.

디자인 간판이 세워진 곳은 송포마을 입구 표지석 부근으로 변산 수산물 회센터와는 직선거리로도 180미터 이상 떨어져 있다.

따라서 안내 목적의 간판 이라면 이곳을 처음 방문하는 관광객 등을 위해 회센터가 몇미터 지점에 있는지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화살표 등의 표시가 있어야 하는데 이마저도 없다.

거기다 변산해수욕장 방향에서 송포마을 방향으로 진입하는 차량은 이 간판을 제대로 볼 수 없는 구조를 띠고 있다.

수천만원을 들여 설치한 회센터 안내 간판이 이렇듯 제작설치 되면서 지역 주민들이나 상인들은 간판 설치 후 한심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민 A씨는 “간판이 몇 천만 원 들였다고... 어이가 없네 어이가 없어. 미친 짓이다. 자기들 돈이면 몇 백만 원이라도 그렇게 했겠느냐, 저렇게는 안 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 했다.

이어 “횟집에서 말들이 많이 나온다. 저게 뭐하는 짓이냐고 한다. 저게 회센터하고 뭔 연관성이 있고 상징성이 있느냐, 누가 회센터 간판으로 보겠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몇 천만 원이면 휴게소 대형간판도 만들겠다”며 “간판이라면 눈에 확 띄게 해야지 저게 무슨 간판이냐, 저럴 바에는 몇 십만 원짜리 입간판이 훨씬 낫겠다”고 쓴소리를 했다.

상인 B씨는 “처음에 회센터를 안내하는 간판을 세운다고해서 뭐라고 하지 않았는데 막상 완성해 놓고 보니 눈에 띄지도 않고 몇 천만 원 들인 간판이 간판 같지도 않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간판을 크게 할 줄 알았는데 너무 작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입장 표명을 했다.

위치 부적절과 지역의 상징성이 없다고 지적을 받고 있는 약 2억5000만원짜리 물고기 터널 조형물.
위치 부적절과 지역에 대한 상징성도 없다고 지적을 받고 있는 약 2억5000만원짜리 물고기 터널 조형물.
많은 조형물들이 오히려 주변 경관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좁은 공간에 많은 조형물이 설치 되면서 해변 등 경치를 가려 오히려 주변 경관을 해친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2020 공공미술 프로젝트 일환으로 설치된 조형물도 지역 주민들로부터 크게 환영받지 못했다.

디자인 간판 보다는 평이 조금 나은 수준이다.

이 사업은 코로나19로 위축되어 있는 예술인들의 일자리 제공 등을 위해 정부에서 추진한 사업이며, 총 사업비는 4억 원(국비 3억2000만원, 도비 4000만원, 군비 4000만원)이다.

사업기간은 2020년 9월~2021년 4월까지로 곰소와 변산해수욕장에 조형물이 설치됐다.

곰소에는 약 1억5000만원을 들여 곰소젓갈식품센터 입구에 곰 조형물 3점과 건물 기둥에 타일벽화 1점, 돔 구조물에 곰소염전을 모티브한 작품 1점을, 또 변산해수욕장에는 약 2억5000만원을 들여 스테인레스 재질의 물고기 터널 조형물 1점을 설치했다.

곰소젓갈식품발효센터 입구에 설치한 곰 조형물 등은 주변 상인들로부터 혹평은 쏟아지지는 않았다.

상인 몇 명을 만나 물어봤지만 답은 대동소이했다.

상인들은 “없는 것 보다 있는 것이 나은 것 같다, 관광객들이 와서 포토존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달리 변산해수욕장 입구에 세워진 물고기 터널 조형물은 설치 위치 부적절, 지역과의 상징성이 없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꼽혔다.

이 조형물은 처음부터 설치 위치를 확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제작돼 설치 전부터 논란을 빚었다.

처음엔 바닷가 모래사장에 설치 하려다 변산지역발전협의회 등 지역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설치를 못하고 우여곡절 끝에 해변 바깥쪽에 설치했다.

설치 장소가 떠밀리다 시피 결정 되다 보니 물고기 터널 조형물이 오히려 해변의 경치를 가려 주변 경관을 해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곰소젓갈식품센터에 약 1억5000만원을 들여 설치한 조형물(곰 조형물 3점, 건물 기둥 타일 벽화 1점, 돔 구조물 염전을 모티브로 한 작품)
곰소젓갈식품센터에 약 1억5000만원을 들여 설치한 조형물들.

이에 대해 한 주민은 “코로나 때문에 예술인들의 일자리 제공을 위해 조형물을 제작했다고 해도 결국엔 국민들의 세금”이라며 “그런 돈 가지고 지역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것을 하나 만들던지 해야지 물고기 조형물이 변산해수욕장하고 뭔 관계가 있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처음에는 변산지역발전협의회에서 설치를 못하게 방해했는데 나중에 슬그머니 허락을 해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변산지역발전협의회에서 현수막까지 걸고 조형물 설치를 반대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몇 시간 뒤 현수막을 떼어내고 조형물을 설치했다”면서 “조형물이 지역에 대한 상징성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1년 전인가 이곳에 잔디를 심어놓고 조형물들을 설치한다고 여기저기 파내고, 잔디를 심었으면 잔디 광장으로 잘 관리를 해야지 텐트 친다고 그곳에 온갖 조형물을 집합시켜놓았다”면서 “조형물이 오히려 주변경관을 해친다. 이런 시설물들이 변산지역 발전을 위한 것인지 업체를 위한 것인지 헷갈린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부안군은 주민들과 협의해서 했다는 입장이다.

수산물 회센터 디자인 간판과 관련해서는 “지역에서 수산물 회센터 디자인 간판을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지역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방향에서 작가를 참여시켰다”면서 “지역주민과 협의해서 했고, (디자인 간판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는 있다”고 해명했다.

공공미술 프로젝트 조형물 설치와 관련해서는 “코로나19로 예술인들의 일자리 제공을 위해 추진된 사업”이라면서 “곰소에 설치한 조형물은 상인들의 반응이 좋았고, 관광객들도 조형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산해수욕장에 설치한 물고기터널 조형물은 주민들과 협의를 해서 장소를 최종 선정했고, 도내 공공미술 프로젝트 참여 지자체 가운데 작품 평가도 좋아 도내 평가에서 순위권 안에 들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 조형물이 부안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보고 있고 SNS, 부안톡 등을 통해 홍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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