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부안군이 바뀌려면 불필요한 사업으로 인한 예산낭비 줄여야

  • 기사입력 2021.07.04 22:01
  • 최종수정 2021.07.08 17:48
  • 기자명 이서노 기자
이서노 기자.
이서노 기자.

부안군이 추진한 사업들을 취재하다 보면 굳이 사업을 추진하지 않아도 되거나 왜 저 시설물을 설치하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기사가 보도되면 제보자나 일반 주민들도 깊이 공감을 한다.

일명 비판기사를 ‘깐다’라고 표현을 하는데 주민들 가운데는 “그게 무슨 까는 기사냐, 당연한 걸 쓴 건데” 라고 말하기도 한다.

기자가 올 상반기 예산낭비 지적을 보도한 사업들만 해도 군비만 14억 원에 달한다.

‘자녀안심 그린숲 조성사업’ 2억 원 중 군비 1억 원, ‘부안군립도서관·노인여성회관 야외휴게시설 개선사업’ 3500만원, ‘별빛마실야간경관 조성사업’ 2억9700만원, ‘주산 소재지 회전교차로 조성사업’ 6억5000만원, 서림공원 임도구조개량 및 보수사업 4350만원, 서림공원 무장애나눔길조성사업‘ 6억5500만원의 사업비 중 2억 6200만 원이 군비다.

이 밖에도 교통시설물 등 각종 시설물 조성사업까지 포함하면 예산낭비로 지적되는 예산은 연간 수십억 원은 될 것이다.

이 사업들 대부분은 군민들로부터 업체를 위한 사업이라는 비판을 받거나 크게 의미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돈 쓰고 오히려 망쳐놨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준공을 앞두고 있는 ‘2021 자녀안심 그린숲 조성사업’.

군민들의 냉혹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취재 도중에도 제보가 수차례 들어올 정도로 군민들의 불만이 크다.

업체만 먹여 살린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기존에 잘 조성된 화단이었는데 크게 달라진 것도 없고 오히려 더 망쳐놨다는 지적인 것.

부안읍사무소에서 추진한 ‘부안군립도서관·노인여성회관 야외휴게시설 개선사업’도 수십년된 명품 등나무를 없애고 막구조물을 설치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는 주민들뿐만 아니라 공무원조차 좋은 등나무를 없애고 막구조물을 설치한 것에 대해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특히 관리부서도 아닌데 이례적으로 부안읍사무소에서 나서서 주민참여산까지 투입해 사업을 추진하면서 업체 일감제공 의혹을 사고 있다.

‘별빛마실야간경관 조성사업’도 코로나가 발생하면서 최초 대응만 잘했어도 대부분 아낄 수 있는 예산이었는데 부안군은 코로나로 지친 군민들을 위로한다는 이유를 들며 사업을 강행했다.

전기료 등을 제외하고도 3억 원에 가까운 예산이 한 달 만에 야간조명 불빛으로 사라졌다.

‘주산 소재지 회전교차로 조성사업’은 교통사고 등 위험요소가 크게 감소할 것을 기대해 지역 주민들의 큰 반대 목소리는 없었지만, 위험요소는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의미 없는 사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개선사업만 해도 될 문제였는데 부안군은 토지매입까지 하며 회전교차로 1개를 조성을 하는데 부안읍 32평형대 아파트 3채 값에 달하는 엄청난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서림공원 임도구조개량 및 보수사업’은 다른 사업에 비해 투입된 예산은 적지만 좋은 숲속 흙길을 훼손하면서 시멘트 포장을 해 주민들로부터 쓴소리를 들었다.

부안군은 호우 때 토사가 향교 쪽으로 많이 흘러간다는 민원을 이유로 들었지만 주민들은 “토사가 산에서 내려오지 길에서 내려오느냐”고 반박했다.

시멘트 포장을 할 게 아니라 토사 민원을 제기한 주민을 만나 설득하는 등 다른 해결책을 찾아 메타세콰이어 흙길을 보존 했어야 한다는 게 주민들의 여론이다.

‘서림공원 무장애나눔길조성사업’도 주민들은 의혹을 갖고 있다.

위치적으로 경사로에 지그재그 형태로 과도한 데크길을 조성하고 인근 육가공업체에서 악취가 풍기는데 휠체어 이용 장애인, 임산부 등 보행약자를 위한 산림휴향 공간으로써 적절하느냐는 것.

이 시설을 본 주민들은 보행약자인 장애인이나 임산부 등이 이곳을 찾을까라는 의문을 갖는다.

이들 대부분의 사업들에 대해 주민들은 공사업체를 위해 추진된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추진하지 않아도 될 사업, 주민들과 무관한 낭비성 예산으로 보는 것이다.

이런 예산이 군민들의 복지와 깨끗한 부안 거리 만들기 등에 쓰였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군민들의 불만은 줄고 삶의 만족도는 높아질 것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예산이 비효율적으로 사용된다면 부안군 예산이 지금 보다  더 증가한다고 해도 군민들의 삶의 만족도는 제자리걸음일 가능성이 크다.

이곳저곳 뜯고 깔고, 심고 뽑고 하는데 주민들의 삶의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건 무리일 것이다.

주민들의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건 인구늘리기 최대 정책이 될 수도 있다.

살기 좋은 곳이라고 소문이 나면 부안으로 오지 말라고 해도 사람들이 찾아오지만 불만 가득한 주민들의 삶이라면 왔던 사람도 떠날 것이기 때문.

부안군이 바뀌려면 불필요한 사업으로 인한 예산낭비를 줄여야 한다고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낭비성 예산을 줄여 깨끗한 부안, 교육하기 좋은 부안, 복지가 잘 된 부안을 만드는데 활용한다면 군민들의 삶의 만족도도 높아지고, 지금 보다 더 낳은 부안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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