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우산 ‘아동친화형 놀이공간조성사업’ 안전성 등의 문제로 도마위

짚라인 운영 10여일 만에 사고 2건 발생하면서 운영 중단
다른 놀이시설도 수개월 만에 사고 우려로 운영 중단하거나 시설물 철거돼
학교 측 “아이들이 놀이시설 이용하다 사고날까봐 위험해서 운영 중단했다” 밝혀
초록우산 측 “준공 후 놀이시설 하자 보수나 관리는 학교의 역할이다”
“안전성 검사, 시설 설치에 대한 어린이 활동 공간 확인검사 통과했다” 입장표명

  • 기사입력 2021.07.04 22:25
  • 기자명 이서노 기자
부안초등학교에 설치된 짚라인.
부안초등학교에 설치된 짚라인.

수천만 원의 후원금을 받아 부안초등학교에 설치한 어린이 놀이시설이 운영 며칠 만에 아이들이 추락해 다치는 등 안전성 문제가 불거져 운영이 중단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놀이 시설들은 사고 우려 때문에 수개월째 운영이 중단된 채 방치 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한 상황이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서 추진한 이 사업은 ‘아동친화형 놀이공간 조성사업’으로 놀이시설 조성비와 안전진단비 등 총 6000만원이 투입됐다.

놀이시설 조성은 초록우산 측에서, 준공 이후 시설물 관리는 학교 측에서 하는 조건으로 협약이 이루어졌다.

부안초 측 등에 따르면 아이들의 의견을 반영해 짚라인과 황토썰매장, 밧줄놀이 시설 등이 조성됐으며 지난 2019년 2월경 착공, 2020년 3월 25일 준공됐다.

3월 준공은 됐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학교가 휴교에 들어가면서 놀이 시설이 정식 운영된 것은 등교일(5월 27일) 이후인 6월 1일경이다.

그런데 놀이시설이 개방되면서 안전성 평가 등을 모두 마친 이 시설물들이 얼마 사용도 못하고 망가지거나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등 안전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고 성능에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짚라인은 손잡이만 잡고 타는 형태로 조성된 데다가 이동할 때 터덕거리고 이탈현상까지 발생하면서 사고까지 발생했다.

운영 10여일 만에 연이어 2건의 추락사고가 일어난 것.

안전장치가 없는데다 앉을 수 있는 의자도 없이 레일 이동장치 손잡이만 잡고 타다 보니 어린아이들이 중간에 힘이 빠져 손잡이를 놓치거나 마지막 지점에서 반동에 의해 튕겨 추락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로 인해 한 아이는 엉덩이 꼬리뼈를 다치고, 또 다른 아이는 떨어지면서 팔로 땅을 짚어 인대가 늘어나는 부상을 당했다.

이 밖에도 사고로 처리되지는 않았지만 짚라인을 타다가 아이들이 추락한 일이 빈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학교 측은 안전문제로 짚라인 운영을 즉각 중단하고, 이후 업체로부터 A/S를 받아 한 달여 만에 이동장치를 교체했지만 레일 이탈현상 등의 문제가 계속 발생하면서 운영 중단 결정을 내렸다.

학교 측은 짚라인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시설로 재운영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황토썰매장.
황토썰매장.

황토썰매장도 운영 한 달여 만에 중단됐다.

A/S를 받았는데도 썰매가 레일을 이탈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바퀴가 망가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해 학교 측에서 사고 우려 때문에 중단한 것.

밧줄 놀이시설도 이와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운영 며칠도 안 돼 팽팽해야 할 밧줄이 늘어지고 얼마 지나지 않나 하나씩 끊어져 업체로부터 A/S를 받았지만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그나마 다른 놀이기구와 달리 밧줄이 몇 개 끊어져도 운영이 가능해 아이들은 올 초까지 이용했지만 이후 더 이상 이용할 수 없게 되자 학교 측에서 철거했다.

이런 상황에 6000만원을 들여 조성한 놀이시설은 쓸모없는 애물단지 신세가 됐다.

밧줄 놀이시설.
밧줄 놀이시설.

학교 측 관계자는 “아이들이 짚라인 타는 것을 좋아하는데 사고 우려 때문에 중단한 상태”라면서 “다른 업체에 앉아서 탈 수 있는 것으로 알아봤지만 전체를 설치하지 않으면 안전은 책임질 수 없다고 해서 현재는 운영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점검을 받은 시설인데도 짚라인은 가다가 멈칫멈칫하고 레일 이탈 현상이 나타났다”며 “밧줄은 친환경 소재라고 하는데 시설을 개방한지 며칠도 안 돼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황토썰매도 몇 번 타지도 않았는데 바퀴가 고장이 나고 썰매가 레일을 이탈하는 현상이 발생해 아이들이 다칠까봐 운영을 중단했다”며 놀이 시설 성능에 대한 문제점을 거론했다.

이에 대해 초록우산 전북지부 관계자는 “(놀이 시설로 인해) 아이들이 사고로 이어진 것은 아쉽기는 하지만 애초 협약을 할 때 놀이터 준공까지는 저희가 하고 그 이후 놀이터 관리나 하자보수 부분들은 학교에서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라장터 과정을 거쳐 입찰로 (놀이시설 공사) 업체를 선정했고, 설치물에 대해서는 안전성검사 의뢰를 해서 받았다”며 “모래가 있으면 아이들이 충격이 흡수가 되고 크게 다치지 않는다. 그런 보수는 다 저희가 했었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해서 안전성 검사나 설치에 대한 어린이 활동 공간 확인검사도 다 통과를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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