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놀이시설 안전 구멍 뚫렸나…개장 후 얼마 안 돼 망가지고, 고장나

짚라인, 손잡이 잡고 매달려 타도록 설치 돼 아이들 이동 중 손 놓쳐 추락
밧줄놀이시설 준공 다음 날 끊어지고 이용 며칠 만에 늘어지기도
썰매 탈 수 있도록 시설했는데 조형물로 지정돼 안전성 검사는 제외돼
초록우산 측 “아이들이 원했던 조형물로 황토썰매 설치됐다” 해명
부안교육지원청 관계자 “안전기준 1.5~2배 이상 아이들 올라가니 학교 측에 이 부분까지 검토해 (공사 업체에) 요구하자고 했다”

  • 기사입력 2021.07.20 16:49
  • 최종수정 2021.07.20 18:39
  • 기자명 이서노 기자
황토썰매장 조형물. 썰매 탈 수 있도록 시설이 되어 있는데 조형물로 지정돼 안전성 검사를 받지 않았다.
황토썰매장 조형물. 썰매 탈 수 있도록 시설이 되어 있는데 조형물로 지정돼 안전성 검사를 받지 않았다.

어린이 놀이시설에 대한 안전 기준이나 검사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천만 원에서 1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조성한 어린이 놀이시설이 안전성 등의 검사를 마치고 준공 후나 개장해 시설을 이용한지 얼마 안 돼 망가지거나 고장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이 놀이시설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시설했는데 조형물로 지정돼 안전성 검사 등에서는 제외돼 아이들이 안전사각지대에 놓였다.

작년 3월 준공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서 6000만 원을 들여 추진한 부안초등학교 '아동친화형 놀이공간 조성사업’은 이런 문제점 등으로 최근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부안뉴스 6월 4일자 기사 참조)

아이들을 위한다는 사업 취지는 좋은 평가였지만 설치된 놀이시설이나 안전성 등에 대한 평가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 것.

짚라인은 앉을 수 있는 의자가 아닌 손잡이를 잡고 매달려 가는 방식이다 보니 바닥에 모래가 깔려 있었만 아이들이 이동 중 손잡이를 놓쳐 추락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고, 밧줄놀이 시설도 이용한지 얼마되지 않아 늘어지거나 끊어지는 등의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황토썰매장은 운영 며칠 만에 썰매 바퀴가 빠지고 레일 이탈현상이 발생해 사용이 금지됐는데 알고 보니 놀이시설이 아닌 조형물로 지정돼 안전성 등의 검사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사업을 추진한 초록우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워크숍을 통해서 아이들의 욕구나 그런 부분들이 있었다. 아이들이 원했던 조형물로 황토썰매가 설치된 것”이라며 “규격화된 놀이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조형물로 (놀이공간에) 같이 들어갔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전북도 교육청에서 지난 2019년도부터 추진하고 있는 1억 원이 투입되는 청소년 놀이공간 조성사업도 준공 후 문제점이 발생했다.

이 놀이공간 조성사업은 김승환 교육감의 공약사업으로 관내에서는 최초 2019년도에 부안동초등학교가 선정됐고, 2020년에는 격포초등학교, 올해는 부안초등학교가 선정돼 놀이공간이 조성된다.

부안동초등학교는 밧줄놀이시설, 나무 모양 동굴, 책 읽는 공간 등이 조성됐는데 준공 후 다음날 밧줄이 끊어지는 일이 발생했고, 얼마 사용도 못하고 밧줄이 늘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시설물을 고정하는 나사도 돌출 돼 학교측에서 아이들이 상처를 입을 것을 우려, 업체에 요청해 돌출되지 않도록 개선조치 했다.

학교 측에 따르면 설치된 원목 데크도 준공 후 2~3개월만에 뒤틀림 현상이 나타났고, 원목 데크가 수축 팽창을 하면서 튀어 깨지는 일도 발생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나 전북도 교육청에서 추진한 사업 모두 안전진단 전문기관에서 안전성 검사 등을 받았지만 크고 작은 문제점들이 발생했다.

작년에 청소년 놀이공간 조성사업을 한 격포초는 놀이시설이 쉽게 파손되거나 얼마사용하지 못한다는 점 때문에 놀이시설 보다는 아이들의 휴식 공간 개념 중심으로 놀이공간을 조성했다.

어린이 놀이시설에 대한 안전 기준이나 검사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런 이유 등 때문에 나오는 것이다.

학교 한 관계자는 이런 문제점에 대해 “놀이시설 조성 후 일정 기간 시범 운영 기간을 거친 후 준공이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놀이시설도 아이들의 성향에 맞춰 안전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의견을 내놨다

부안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부안동초 같은 경우 2년 전에 아이들이 많이 매달리고 하니까 로프가 끊어지는 일이 발생을 했다. 올해 부안초가 선정돼 8월쯤 착공, 늦가을이나 초겨울쯤 준공이 된다”면서 “이런(어린이 놀이시설 안전성) 문제 제기도 있고 더 신경써서 안전기준에 비해 1.5배 혹은 2배이상 아이들이 하중으로 올라갈 수 있으니 학교 측에 이 부분까지 검토해서 (공사 업체에) 요구를 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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