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산 대변인이냐”…이태근 ‘골재 수급’ 발언, 거센 후폭풍
“석산 대변인이냐”…이태근 ‘골재 수급’ 발언, 거센 후폭풍
  • 김태영 기자
  • 승인 2021.07.25 2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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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 정례회에서 “폐석산 문제와 골재수급문제 동시에 해결하자” 5분 발언
“주민 고충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궤변”·“취지 의심스러워”…주민들 한목소리 비판
“배멧산 석산 부안군 이미지 크게 실추시켜…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문제”일각 옹호
이 의원 “오해 아쉬워…폐석산·골재문제 해결위해 부안군이 나서라는 뜻”
주산면 배멧산 소재 Y석산.
주산면 배멧산 소재 Y석산.

이태근 부안군의회 의원의 “부안군 차원의 중장기 골재수급계획을 시급히 수립해야 한다”는 발언의 후폭풍이 거세다.

석산이 위치한 주민들 사이에서 “주민들의 고충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궤변”이라는 비판이 나오는가 하면 “석산 개발업체의 대변인이냐”는 비아냥도 들린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달 26일 열린 부안군의회 정례회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주산과 보안을 경계로 소재한 배멧산의 경우 양쪽에서 파 들어가 산허리가 끊어진 채로 흉물로 남아 있다”면서“이렇다 보니 부안군은 현재 대형 공사나 시설물 설치에 필요한 골재를 확보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지불하면서 인근 정읍이나 고창에서 골재를 수급 받고 있는 어려운 실정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석산 인근 주민들은 심각한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대부분 비판의 목소리였다.

특히 박철완 주산면석산개발반대대책위원장은 “석산 개발업자의 대변인이 아닌가 싶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그는 최근 부안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의원이 골재채취가 제대로 안 돼 외지에서 골재를 가져오다보니 가격이 비싸 마치 군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취지로 5분 발언을 했다”면서 “이는 지역정서와는 정반대되는 말로 선거를 통해 주민들에 의해 뽑힌 사람이 주민들의 뜻과 정반대되는 말을 한다는 사실이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석산개발이 왜 중단되고 주민들이 어떤 시선으로 석산개발을 바라보고 있는지 단 한번이라도 생각해봤나 묻고 싶다”며 “한번만이라도 주민들의 피해를 들여다보고 의견을 청취했다면 이런 말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석산인근 주민들은 지난 십수년동안 불법적인 석산개발과 골재를 운반하는 대형덤프트럭들의 과적·과속으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라며 “주민들을 대표하는 의원이라면 적어도 석산개발로 인해 주민들이 어떠한 고충을 겪고 있는지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또한 석산개발이 합법적인지 불법적인지 알아야하고 불법을 저질러 원상복구하란 행정명령을 받은 업체가 있다면 그 업체가 행정명령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아닌지 감시해야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면서 “그런데 불법을 저지르고도 원상복구조차 하지 않고 있는 석산을 개발해야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일 뿐만 아니라 매우 의심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석산 인근에 사는 주산면의 한 주민은 “석산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 등으로 주민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당하고 있는지 아느냐”면서 “이 의원은 이 발언을 하기 전에 석산 주변을 한번 돌아봤어야 한다”고 저격했다.

상서면의 한 주민도 “석산에서 골재를 실어 나르는 대형 덤프차들 때문에 위협을 느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면서 “특히 나이 드신 어르신들은 위험해서 도로를 함부로 나가지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지역정치권 안팎여론도 싸늘하다.

한 지역정치권 인사는 “이 의원의 이번 골재 수급발언은 좋은 취지로 했을지라도 사람들에게 오해받기 딱 좋은 발언”이라며 “누가 봐도 업체를 위한 발언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어 차라리 안한 것보다 못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소수지만 “현실을 직시하자”며 이 의원을 옹호하는 의견도 있다.

이들은 “배멧산의 석산은 누가 봐도 부안군의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키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골재수급 차원을 떠나서 이 부분은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발언 취지와 맥락을 무시하고 석산 업체만 부각해 오해를 증폭시키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특정 석산을 개발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배멧산의 경우 석산개발로 인해 산 대부분이 파 헤쳐져 있어 지역 이미지를 크게 훼손시키고 있는 상황”이라며 “때문에 부안군에게 이런 상황을 하루빨리 개선시키라는 취지에서 폐석산 문제와 골재수급문제를 동시에 해결하자는 뜻으로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석산업체 대변인이냐는 비판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는 얘기”라며 “골재 값이 너무 비싸다는 건설업체들의 목소리를 전달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부안군은 안정적인 골재공급이 필요하다는 것은 공감하지만 석산개발은 주민들의 생활환경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석산사업자와 주민들이 합의할 경우 법이 허용하는 선에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부안군관계자는 “배멧산에 위치한 석산은 미세먼지와 소음, 진동 등으로 인한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주민들과 석산 측과의 갈등이 극심할 뿐만 아니라 토석채취와 관련해 불법행위가 빈번히 발생한 곳”이라며 “이런 만큼 주민들과 사업자간의 합의점이 도출될 경우 법령 등에서 허용되는 범위에서 검토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안지역에는 최근 수년전까지 배멧산과 석불산에 J, Y, S, H 등 총 4개의 석산이 운영돼왔으나 현재는 J산업을 뺀 나머지 3개 석산은 크고 작은 문제로 인해 허가가 취소되거나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이중 Y산업은 2022년 4월까지 허가기간이 남아있으나 경계 침범 등 불법행위가 잇따라 적발되면서 지난 2017년 5월경 운영중단 조치와 함께 2021년 5월 31일까지 4년(2년에 2년 연장)간 자력복구 할 것을 명령했지만 이행하지 않아 부안군이 조만간 대행복구에 들어갈 방침이다.

S산업은 부안군이 2018년 허가를 취소하자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1·2심 모두 패소했으며 현재는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수년전 허가가 취소된 H석산은 현재 허가신청을 위한 서류준비는 모두 완료됐으나 7월 25일 현재 부안군에 접수는 안 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안군에서 유일하게 석산을 운영 중인 J산업은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허가기간인 2025년 5월까지 석산을 계속 운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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