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영향에 부안 시장 상인들 올 추석명절도 ‘초승달’

  • 기사입력 2021.09.14 23:03
  • 기자명 이서노 기자
지난 13일 부안상설시장.
지난 13일 부안상설시장.

일주일쯤 뒤면 밤하늘에 둥그렇고 환한 보름달이 뜬다.

추석명절이 다가오면 달은 어김없이 차오르는데 부안시장 상인들은 수년째 초승달 신세다.

언제쯤 보름달처럼 상인들의 주머니가 차오를지 지금으로써는 기약이 없다.

올해는 상인들에게 유난히 더 힘든 해다.

지난 8월 코로나 집단 확산으로 거리가 한산할정도로 인적이 드물어 부안 지역경제가 꽁꽁 얼어 붙었기 때문이다.

이 일로 시장 상인들은 여름철 특수도 누리지 못했다.

그런데 올 추석도 3년째 이어지는 코로나 탓에 추석명절 대목장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

코로나 확산 예방을 위해 고향방문 자재 분위기가 형성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는 것도 한 이유다.

북상하고 있는 14호 태풍 ‘찬투’도 복병이다.

이제 일주일쯤 뒤면 추석명절인데 시장 분위기는 어떨까... 썰렁할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주말인 지난 12일 오후 부안시장을 찾았다.

상설시장을 먼저 둘러봤다.

코로나 탓에 한산 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생선전이 명맥을 유지했다.

생선전에는 물건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제법 눈에 띄었다.

하지만 건어물, 정육점, 제수용품점 등을 판매하는 곳은 추석 연휴까지 시일에 여유가 있어서 인지 한산했다.

특히 주단집이나 가방, 신발 등을 판매하는 곳은 사람 그림자조차 찾아보기 힘들었다.

회를 떠서 주로 판매하는 곳은 손님이 거의 없었고 꽃게나 병치, 새우, 오징어, 백합조개 등 생선이나 조개를 판매하는 곳만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수년째 코로나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이번 취재는 다른 때와 달리 상인들에게 말을 건네기가 조심스러웠다.

코로나 때문에 장사가 안되는 게 뻔하고 답도 예상되는데 장사가 어떠냐고 물어보는 것이 실례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시장 풍경을 담기 위해 한 가게를 선택해 추석명절을 앞두고 있는데 장사가 어떤지 물었다.

“코로로 인해 장사가 안 된다”고 하면서 더이상 말을 잇지는 않았다.

다른 생선전을 들러봤다.

그곳은 제법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곧 추석명절인데 손님 좀 있나요?

“손님이 조금은 있네요. 부안이 익산, 전주보다 장사가 낫다고 해요. 예전엔 추석명절 대목 장사가 한 달부터 시작됐는데 지금은 추석연휴 일주일 정도부터 대목이라고 보면 돼요.”

주로 어떤 수산물이 많이 나가나요?

"아무래도 꽃게가 많이 나가고요. 전어, 새우, 백합, 갈치를 주로 사갑니다. 제사 때 쓸려고 병치, 조기도 구매하죠."

시세는 어때요?

“작년에 비해 평균 5~7%정도는 상승한 것 같은데 생물은 조금 가격이 올랐고, 냉동 새우나 자반고등어 등은 작년과 엇비슷한 것 같아요."

인사를 나누고 자리를 옮겨 부안특산품 코너를 들러봤다.

손님이 없네요? 라고 물었다.

“코로나 때문에 손님이 더 안 오는 것 같아요. 주말인데도 손님이 없네요. 명절인데도 코로나 때문에 가족들이 안 내려오니까 장사가 더 안 되는 것 같아요. 예전 같았으면 이맘 때 시장이 북적 부적했을 텐데.”

이곳에는 어떤 품목이 많이 팔리나요?

“건어물과 멸치가 많이 나가요, 명절 때 김치를 담그려고 새우젓도 사가는 분도 계시고.”

발길을 돌려 건어물점을 들렀다.

생선전은 손님이 좀 있는데 이곳은 없네요 라고 묻자

“생선은 미리 간해놓으려고 일찍들 사가, 건어물은 명절 연휴 2~3일정도 남겨두고 많이 사가지."

시장길. 추석명절을 앞두고 있는데도 거리가 한산하다.
시장길. 추석명절을 앞두고 있는데도 거리가 한산하다.

시장길 상인들을 만나보기 위해 상설시장을 나왔다.

시장길은 지나가는 사람조차 없이 썰렁했다.

작년 보다 며칠 일찍 취재를 나서서인지 상황이 사뭇 달랐다.

한 상인만 굴비를 엮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곳은 작년에도 취재차 들렀던 곳인데 그 때만 해도 명태포를 뜨는 사람들도 있었고 시장길도 이처럼 한산하지 않았다.

상인에게 거리가 한산한 이유를 묻자

“길이 이곳저곳 많이 나니까 사람들이 이곳을 지나다니질 않아, 거리가 이런데 손님이 있겠어”라고 한숨을 쉬었다.

거리에 사람이 없는데 손님이 있을리는 만무했다.

시장길을 나와 청과점을 들렀다.

청과점도 한숨은 마찬가지였다.

가게에 진열된 과일박스를 가리키며 “보면 알지만 물건이 별로 없어 팔려야 물건을 가져다 놓지. 벌초를 하러 와서는 더러 과일들을 사가는데 그도 없어.”

그러면서 하소연을 했다.

소상공인들에게 지원하는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했다는 것.

“미장원이나 옷가게, 택시기사들도 다 소상공인 지원금을 받았는데 우리는 못 받았어. 작년에 과일 값이 비싸 마진도 적었는데 매출만 높게 잡히다 보니까 지원 대상이 안 되는 거야. 지원금 선정 방법이 잘 못됐어.”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오곡백과가 풍성한 추석명절을 앞두고 있는데 이처럼 상인들은 한숨만 늘어가고 있다.

이제 일주일 뒤면 추석명절 보름달이 밤하늘을 환하게 비출 텐데 부안 시장 상인들의 보름달처럼 환한 미소는 언제쯤이나 기대해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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