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들녘 벼 병충해 심각…농가 신음

부안지역 벼 전체 재배면적 16%(2,035ha) 도열병 등 병충해 발생
‘잦은 비와 고온다습한 환경이 원인’

  • 기사입력 2021.09.14 23:07
  • 최종수정 2021.09.14 23:08
  • 기자명 김태영 기자
깨씨무늬병.
깨씨무늬병.

벼 수확기를 앞두고 부안들녘에 도열병 등 병충해가 극심해 농심이 타들어가고 있다.

부안군에 따르면 계화들녘 등 부안지역 벼 전체 재배면적의 16%인 2,035ha에 도열병과 깨씨무늬병, 세균벼알마름병, 변색립 등이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해 피해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중 이삭도열병이 1,012ha로 가장 많이 발생했고 깨씨무늬병 633ha, 세균벼알마름병 380ha, 기타 10ha 순이다.

병충해는 계화들녘을 비롯해 부안지역 대부분의 벼 재배농지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유독 신동진 품종에서 증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신동진 품종은 부안지역 벼 재배 면적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넓게 분포돼 있다.

때문에 농민들은 자기 논에 병충해가 번질까 전전긍긍하며 애태우고 있는 상황이다.

수확기에 도열병 등의 병충해가 발생하면 최악의 경우 벼가 말라죽어 1년 농사를 망치기 때문이다.

김상곤 농업인단체 연합회장은 “수확기를 앞두고 부안지역 벼 재배농지에 도열병 등 병충해가 발생해 큰 문제”라며 “심한 곳은 논 전체가 빨갛게 말라죽은 곳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의 경우 긴 장마가 이어지면서 농민들이 평년에 비해 방제를 두 번 정도 더했다”면서“그런데도 병충해가 확산하고 있어 농민들의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병충해의 원인을 이삭이 패기 시작하는 출수기에 비가 자주 내리면서 고온다습한 환경이 지속됐기 때문인 것 보고 있다.

목도열병.
목도열병.

부안군관계자는 “올해 벼 병충해가 피해가 심각한 것은 이삭이 패기 시작한 출수기인 지난 8월 중순쯤 잦은 비와 집중호우 등으로 고온 다습한 날씨가 이어졌기 때문”이라며 “특히 질소질 비료를 많이 사용한 논과 지난해 발생했던 논에서 더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긴 장마로 병충해 발생이 우려돼 세심한 방제가 필요하다”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예찰과 방제를 더욱 철저히 해 달라”고 적극적인 방제를 당부했다.

도열병은 벼의 생육 전 기간에 걸쳐 발병하며 시기와 부위에 따라 모도열병·잎도열병·마디도열병·이삭목도열병·가지도열병·볍씨도열병 등으로 구분되고 심할 경우 전체가 말라 죽는다.

깨씨무늬병은 잎이 괴사하는 동시에 줄기가 흑갈색으로 변하며 벼 알에 반점이 생기고 갈변하기도 한다.

다만 도열병과 같이 백수가 되는 일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제는 수확기인 현 상황에서는 조기수확을 제외하곤 방제 등의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데 있다.

일각에서는 신동진 품종이 너무 오래돼 병충해와 기상재해에 약해진만큼 품종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안군의회 김광수 부의장은 “신동진품종이 부안지역에 들어 온지 25년이나 돼 면역력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면서 “때문에 작년에도 병충해피해가 심각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의장은 “따라서 더 이상 신동진만 고집하지 말고 품종을 바꾸어야 한다”면서 “토질에 맡는 품종으로 바꿀 수 있도록 이제부터라도 행정과 농협이 나서야 한다”고 했다.

수확 철 벼 병충해가 확산하고 있어 관계 당국의 현황 파악과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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