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막 주민들 “무속행위 허가하지 않으면 세계유산 등재 협조 않겠다”

굿당 펜션 무속행위로 죽막 주민들 소음 고통 여전
주민들 “굿당 무속행위 소음 단속은 안 한다” 불만
부안군 관계자 “(무속행위) 세계유산 등재에 도움이 된다면 포함해 생각해 보겠다”

  • 기사입력 2021.10.24 23:47
  • 최종수정 2021.10.24 23:49
  • 기자명 이서노 기자
수성당 문이 잠겨 있다.
수성당 문이 잠겨 있다.

부안군이 내년도부터 격포리 죽막동 제사유적 유네스코 세계유산(이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죽막동 제사유적이 올 9월 문화재청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 신규 발굴 대상으로 선정돼 내년도부터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

지난 2010년도부터 거론되어 온 죽막동 제사유적이 세계유산 등재 추진을 위한 본격적으로 첫발을 내딛게 됐다는 점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한편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부안군이 지금까지 해왔던 모습에 비춰보면 죽막마을 주민들이 요구하고 있는 죽막동 제사유적에서의 무속행위 허가가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이유로 아예 차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간 부안군은 죽막동 제사유적지 무속행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제사 유적지임에도 재물을 놓고 기도하는 등의 무속행위를 과도한 규제 및 단속을 하면서 주민들로부터 원성만 샀다.

부안군의 이 같은 행위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돼 있는 강릉 국사성황사와는 대조를 이룬다.

이곳은 하루에도 몇 팀씩 무속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달리 부안군은 여전히 죽막동 제사유적에서의 무속행위를 허가하지 않고 있다.

수성당 입구 부근에는 무속행위 금지라는 푯말이 붙어 있다.

정작 있어야 할 건 제사 유적지임을 알 수 있는 유물 등의 자료일 텐데 눈에 띄질 않는다.

부안군은 무속행위를 못하게 하는 것도 부족해 수성당 문까지 걸어 잠궈 놓고 있다

최근 죽막동 제사유적을 방문했는데 수성당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주민들에 따르면 관리인이 있을 때나 누군가의 요청이 있을 때에만 수성당문을 잠깐씩 열어놓고 있는 실정이다.

부안군의 이 같은 행정에 일각에서는 군수의 종교가 무엇인지를 알아보면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부안군의 무속행위 금지조치를 종교적 탄압 관점으로 보는 것이다.

부안군은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내년도에 ‘세계유산 등재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학술연구·보존관리·홍보·활용분야를 단계별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필요한 보존 등을 위해 지역주민들과 소통을 하며 세계유산 등재사업을 추진하고, 2023년도에는 세계유산 가치 규명 학술회의·연구보고서를 발간, 2025년도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 자료 확보 및 등재신청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부안군은 주민들과 소통을 하며 추진한다고 했는데 부안군이 죽막 주민들이 요구하는 무속행위가 허가되지 않으면 주민들의 협조를 얻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주민 A씨는 “부안군에서 무속행위를 허가하지 않으면 세계유산 등재시 주민의 협조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절대로 협조하지 않겠다”고 했다.

특히 죽막마을 바로 위에 굿당에 차려진 펜션에서 굿 등 무속행위가 계속되면서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이고, 이 소음은 죽막동 제사유적지 내로 울려 퍼진다.

주민들은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시위라도 하겠다는 입장이다.

죽막동 제사유적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을 위해서는 무속인 등을 초청해 지내는 수성당제를 빼놓을 수가 없다.

따라서 주민들의 민원 해결과 함께 제사유적이라는 특성을 고려해 이번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면서 죽막동 제사유적에서 무속행위가 가능하도록 부안군의 열린 행정의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이에 대해 부안군 관계자는 “무속행위에 대해서 강하게 단속을 하고 있지 않다”면서 (무속행위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도움이 된다면 사업 추진시 포함해서 생각해 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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