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한 사항 비껴간 행정사무감사…전반적 ‘맹탕’

대부분의원 핵심사항 비껴가고 문제제기보다는 군정질문사항 다시 열거
그나마 김정기·이태근 현안부터 길거리까지 뼈아픈 지적 쏟아내는 등 ‘돋보여’

  • 기사입력 2021.11.29 00:55
  • 최종수정 2021.11.29 00:57
  • 기자명 김태영 기자
김태영 기자

2021년 부안군의회 행정사무감사가 지난 17∼25일까지 열렸다.

이번 행정사무감사는 제8대 부안군의회의 마지막 행감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고 나름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기대치 이하였다.

한마디로 ‘맹탕감사’였다.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기능이 작동하지 않은 것을 넘어 도대체 감사인지 아닌지 헛갈릴 정도였다.

의원들은 나름 집행부를 대상으로 공세를 편다고 폈겠지만 근거를 기반으로 한 팩트를 내놓지 못하고 집행부와 입씨름하는데 급급했다.

게다가 기존 업무보고나 군정질문 등에서 다룬 지적사항 등을 재차 열거하는데 그쳐 행감의 주목도를 떨어트렸다.

질의에 있어서도 간단명료하게 묻는 게 아니라 길게 나열하면서 본질을 희석시켰다.

디테일 면에서도 ‘수준이하’였다.

사업이 잘못돼 졸작이 만들어졌으면 왜 졸작이 됐는지 세부적으로 따진 다음 개선할 것인지 아닌지 또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묻고 따져야 하는데 그런 면이 전혀 없었다.

해뜰마루라 불리는 수생정원에 대한 의원들의 시각과 질문이 대표적이다.

수생정원은 모두 1000억여원이란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무관심과 잦은 설계변경 등으로 벌써부터 애물단지로 전락할 만큼 문제점투성인데도 전체 의원들 중 한두 의원들만이 수생정원의 이름과 진입로 공사, 관리소홀 등만을 지적했다.

핵심쟁점은 비껴간 채 ‘수박 겉핥기식’ 질의만 한 것이다.

그나마 이 같은 지적을 한 의원은 나은 편이다.

이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의원들은 이 부분에서 ‘눈 뜬 장님과 꿀 먹은 벙어리’같았으니 말이다.

바꿔야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블랙코미디도 벌어졌다.

한 의원이 잼버리관련 직소천 과정활동장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부분을 추궁하면서 직소천사업과 아무 관련이 없는 새만금개발청을 들먹이더니 “개발청에 물어봤더니 사업비가 없다더라”고 말해 모두를 민망케 했다.

직소천 과정활동장 사업은 여성가족부 사업으로 새만금개발청과는 전혀 무관한데도 새만금청을 빗댄 것이다.

비교적 돋보이는 의원들도 있었다.

몇몇 의원들은 현안부터 길거리까지 뼈아픈 지적을 쏟아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김정기 의원과 이태근 의원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이들은 각종 수치를 내세우며 날카롭게 질의하는가 하면 쓴 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이중 김정기 의원의 나래청소년수련관부지 미활용 문제제기와 이태근 의원의 부안군인사운영에 대한 비판은 비교적 돋보였다.

그렇지만 부안군의회의 이번 행감은 전반적으로 아쉬웠다.

500건이 넘는 감사를 펼치고도 ‘한방’은 없었고 대부분 수박 겉핥기에 그쳤기 때문이다.

게다가 누구나 봐도 잘못됐다는 것을 알 수 있는 큰 문제점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고

문제가 될 만한 민감한 사항들은 아예 다루지도 않았다.

견제와 감시기능이 전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직무유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년 6·1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주민들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의원들은 알아야 한다.

행감은 끝났지만 더욱 중요한 예산심의가 남아있는 만큼 예산심의기간에 의원모두가 맡은바 역할에 충실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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