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예결위 기대에 못 미쳐…중복예산 깍지 않고 삭감규모도 0.3%에 불과해

두 부서가 한 법인체에 8억여원 중복지원 했음에도 전혀 삭감 안 해

  • 기사입력 2021.12.13 21:36
  • 최종수정 2021.12.13 22:28
  • 기자명 김태영 기자
김태영 기자.
김태영 기자.

부안군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10일 2022년도 부안군 예산을 7100억 6400만원으로 확정했지만 제8대 의원들의 마지막 예산 심의라는 점에서 기대치에 못 미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예결위는 당초 예산안 중 21억 8288만원을 불요불급하다고 보고 삭감하는 등 나름 역할을 했지만 삭감액이 전체 예산의 0.3%에 불과한데다 정작 삭감해야할 예산은 삭감하지 않는 등 적지 않은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예결위는 우선 공무원 국내여비와 사무관리비 등에 대해 여러 위원들이 심의과정에서 “지난해에 비해 너무 늘었다”는 지적을 쏟아내고도 삭감조서에 올리지 않아 ‘그 나물에 그 밥’이란 비아냥이 곳곳에서 터진다.

14억 5000만원이 투입되는 서문회전교차로 설치사업 또한 회전교차로를 만들기엔 적합하지 않아 4차선 확장 등 다른 방향의 개선안을 언급하고도 정작 삭감조사에는 누구도 반영하지 않아 잘못된 도로환경에 대해 개선할 의지가 있긴 한건 지 의구심을 들게 한다.

무인 과속단속장비 역시 과도하게 많다는 불평불만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는데도 실태파악조차 하지 않고 설치예산(6억 8000만원)을 절반만 깎는 허술함을 보였다.

평소 부안도로 상황에 대해 관심이 있었는지 과속카메라 수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을 알아보긴 한 건지 씁쓸케 한다.

여기에 많은 의원들이 주민참여예산에 대한 문제점을 비판하고도 손을 안대면서 집행부를 너무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게다가 상설시장 도우미 활동 지원예산은 지난해 활동비를 지원했음에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고도 삭감조서에는 올리지 않았다.

‘허당’예결위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특히 예결위는 부안군 두개 부서가 한 법인체에 중복으로 무려 8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보조하겠다고 예산목록에 올렸는데도 전혀 삭감하지 않았다.

졸속심의란 혹평을 받는 이유다.

무엇보다 이번 예결위에서는 심의과정에서 많은 건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도 삭감하지 않는 이율배반적인 행태가 눈에 띄었다.

다만 주민과 완전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큰 결함이 있는 줄포 폐기물처리시설설치사업에 대한 예산을 일정부분 보존해준 것은 매우 잘했다는 호평을 받을 만하다.

쓰레기 대란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마저도 안 해 줬다면 추진동력을 상실할게 뻔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해까지 기준점으로 삼았던 5명 이상 삭감의결이란 굴레에서 벗어나 논의와 토론을 확장한 일도 잘한 일이다.

그랬기에 그나마 28건에 21억 8288만원이라도 깎을 수 있었다.

예산을 많이 삭감한다고 해서 의회의 존재가치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의회의 본연의 기능인 견제와 감시기능은 작동해야한다.

불필요한 예산은 반드시 삭감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예결위의 이번 예산 심의는 매우 아쉽다.

예산은 꼭 필요한 곳에 쓰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산 심의가 꼼꼼하게 이뤄져야 된다.

그렇지 않으면 예산이 적재적소에 투입될 가능성은 그만큼 줄어든다.

그렇게 되면 부안지역발전과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도 더뎌진다.

앞으로 6개월 후면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몇 명의 의원이 제9대 의회에 입성할지 모르지만 내년 예결위 평가에서는 잘했다는 칭찬기사를 다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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