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호에 수변로 조성해야”…지역사회 여론 ‘팽배’

김정기 “부안댐·국립공원 측이 찬성하는 만큼 부안군과 정치권이 나서서 부안호 수변로 추진해야”

  • 기사입력 2021.12.13 22:43
  • 최종수정 2021.12.15 13:18
  • 기자명 김태영 기자

부안의 명소였던 중계.

백천에서 묵정까지 10㎞에 이르는 내변산 중하류계곡을 통칭으로 부르던 곳으로 1980년대 말 까지만 해도 부안군의 대표적인 관광지였다.

그러다 지난 1990년 댐공사가 추진되면서 물에 잠기기 시작해 댐이 완공된 1996년 이후엔 수면 아래로 자취를 감춰 추억이 깃든 이들의 아련한 기억 속에만 남아있다.

최근 중계의 옛 길을 복원하자는 여론이 지역사회에 팽배해지고 있다.

부안댐 수변을 따라 탐방로를 조성하자는 것인데, 옛 향수도 불러오고 새로운 관광명소를 개발한다는 점에서 높은 기대감을 얻고 있다.

하지만 사업이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국립공원지역이고 상수원보호구역이라 그런지 물음표를 그리는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1971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될 정도로 계곡유원지로 각광받았던 중계.

80년대 말까진 매년 여름철이면 피서객들과 물놀이를 하려는 인파로 북적이는 등 지역주민들과 관광객들의 휴식처로 사랑받았다.

그랬던 중계가 현재와 같이 호수로 변해 식수원 역할만 할뿐 관광기능을 잃은 건 1996년 부안댐이 완공되면서 부터다.

수년전 부안군이 수변로 조성을 추진했지만 환경부가 예산문제로 반대 입장을 내놓으면서 무산된 쓰라린 경험을 겪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지역정치권과 사회단체, 주민 등 지역곳곳에서 부안호 수변에 탐방로를 개설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국립공원인데다 상수원보호구역이라는 점에서 다소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주민들의 의견이 결집된다면 이 같은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당장 부안군과 지역정치권, 사회단체, 주민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수변로 조성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안호 수변로 조성과 관련, 수자원공사 부안댐지사장과 변산반도국립공원소장이 최근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수변로 개설에 대한 전망을 더욱 밝게 해준다.

김정기 의원에 따르면 부안댐지사장과 국립공원소장 등은 최근 김 의원과의 식사자리에서 부안호 수변로 조성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의원은 “얼마 전 부안댐지사장과 국립공원소장 등과 식사를 같이 한 적이 있는데 이 자리에서 부안호에 수변로를 개설하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와 이들 지사장과 소장에게 물어봤더니 두 분 모두 좋은 생각”이라면서 “수변로 조성에 찬성하는 입장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다만 “이들 지사장 등은 수변로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절차란 어려운 과정을 겪어야 한다고 했다”며 “하지만 이들 문제를 해결하고 조성할 경우 국내에서 손꼽히는 명승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런 만큼 부안군과 지역정치권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며“기회가 된다면 발 벗고 적극 나설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부안호에 수변로를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지역정치권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전반에 깔려있다.

부안군의 한 고위 공직자는 “전국 많은 지자체들이 아름다운 호수 등에 탐방로를 개설해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면서“부안군도 부안호에 탐방로를 조성해 기존의 관광자원과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안군에는 많은 관광자원이 있지만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있어 개발에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면서“그중 대표적인 곳이 부안호”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자연환경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변로를 개설해 지역발전과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줘야한다”며“국립공원측도 무조건 반대만 할 게 아니라 지역발전을 도모하고 상생하는 차원에서 협력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역사회단체 한 관계자는 “부안호가 조성되기 전에는 중계에 버스가 다니는 도로도 있었다”면서“그런 만큼 차량이 다니는 도로까지는 아니어도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있는 탐방로 정도는 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근 전남 장성호 등 많은 지자체가 호수 등에 앞 다퉈 수변로를 조성해 관광명소로 활용하고 있다”면서“부안군도 부안호에 탐방로를 개설해 새로운 관광명소로 개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다.

국립공원측이 그동안 개발에 있어 무조건 반대 입장을 보인데다 더군다나 상수원보호구역인데 수변로 조성이 가당키나 한 일이냐는 것이다.

변산면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국립공원지역은 집에 문제가 생겨서 고치려고 해도 국립공원이 이런저런 이유로 제약하는 상황인데 부안호에 탐방로를 개설한다고 하면 좋다고 하겠냐”면서“택도 없는 소리”라고 시큰둥해 했다.

수질오염을 이유로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모(74·변산)씨는 “탐방로가 개설돼 사람들이 다니다보면 각종쓰레기가 늘어나 수질이 오염된다”며“식수원인 만큼 깨끗한 물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탐방로를 조성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부안호 수변로 조성 여론.

한낮 뜬구름으로 끝날지 아니면 실현 가능한 일일지 부안군의 자세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안군이 과연 부안호 수변로 조성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런 가운데 부안뉴스는 최근 수변로를 조성해야 한다는 여론이 팽배한 부안호를 찾았다.

지난 11월 13일 부안댐.

경치가 아름다워서 인지 쌀쌀한 날씨임에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잇따랐다.

파란호수와 청명한 하늘, 수려한 산새는 한 폭의 아름다운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녹음이 짙던 여름철과 달리 산속 곳곳의 나무들이 울긋불긋 단풍으로 치장하고 기암괴석들이 신비한 모습을 드러내 멋스러움을 더해준다.

하늘아래 펼쳐진 풍경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잦은 비로 먼지가 씻겨서인지 호수에 비친 하늘은 더욱 청명했고 햇살은 눈부셨다.

드론을 통해 하늘에서 본 부안호는 더욱 아름다웠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멋스럽고 신비로웠다.

마치 어디선가 신선이 나타날 것만 같았다.

황홀경을 주기에 충분했다.

부안호는 1996년 부안댐이 완공되면서 만들어졌으며 물길이 10㎞에 달하고 유역면적 또한 59㎢에 이른다.

부안호의 무엇보다 큰 특징은 30여년 동안 사람들의 발길을 허락하지 않아 천혜의 자연조건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숨은 비경이 많다는 점이다.

부안호에 수변로를 조성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은 이유다.

부안호의 숨은 비경을 보며 힐링할 수 있는 날이 다가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부안댐이 건설되면서 변산면과 상서면 일부가 수몰됐으며 96세대 323명의 이주민이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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