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 마실축제 강행에…주민들 “오미크론으로 난리인데 제정신이냐”

주민들 “전국이 오미크론으로 난리인데 뭔 축제냐” 질타
“축제비용 절반을 야간조명에 쓰는 게 말이 되느냐” 지적도
“전기선 나무에 칭칭감아 놓는 것 나무를 괴롭히는 것” 반감 나타내
부안군 관계자 “고민 많이 했고, 의견수렴해서 제전위에서 결정했다” 해명

  • 기사입력 2022.02.20 21:08
  • 최종수정 2022.02.20 21:12
  • 기자명 이서노 기자
작년에 온라인으로 마실축제를 했는데 부안군이 코로나에 지친 군민들을 위로한다는 등의 이유로 3억여 원을 들여 설치한 야간경관조명.
작년에 온라인으로 마실축제를 했는데 부안군이 코로나에 지친 군민들을 위로한다는 등의 이유로 3억여 원을 들여 설치한 야간경관조명.

코로나19 변종 오미크론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상황인데 부안군이 제9회 부안마실축제(5월 5일~31일)를 온오프라인 결합 방식으로 개최하기로 결정 하면서 군민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설명절 이후 외지 방문자나 접촉자들로 인해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해 지역경제가 꽁공 얼어붙은 상황을 경험했는데 축제를 개최해 타지역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게 정상적인 생각이냐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발생한 부안군 코로나 확진자 중 상당수가 타지역 방문자나 타지역 접촉자로 인해 감염됐다.

지속적인 코로나 확진자수 폭증과 지역 감염 예방 차원에서 다른 지자체들은 3~5월 개최예정이었던 축제를 잇따라 취소하고 있다.

전남 해남군 대표 봄꽃 축제인 ‘땅끝매화축제’도 올해 취소하기로 했고, 전남 담양군 대표 축제인 ‘담양대나무축제’도 오미크론으로 인해 열리지 않는다.

경남 창원 ‘진해군항제’도 올해까지 3년연속 축제를 취소했고, 구례군의 ‘구례산수유꽃축제’도 취소됐다.

이 밖에도 경기도 양평군 ‘양평산수유 한우축제’, 이천의 '백사 산수유꽃축제' 등 전국 곳곳에서 축제 취소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부안군은 마실축제 개최 결정을 내렸다.

작년에는 지금처럼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하지 않았는데도 온라인 마실축제로 개최했는데 올해는 확진자가 연일 수십명씩 발생하고 확산 추세도 꺾이지 않고 있는데도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이다.

물론 축제가 시작되기까지는 아직 두 달 반가량 시간이 남아 있어 코로나 확산 추세가 꺾일 수도 있지만 현재 상황으로 놓고 보면 축제 개최 결정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다.

오프라인 축제프로그램도 이도저도 아닌 상황이다.

매창공원 야간경관조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축제를 해서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겠다는 것인지 매창공원에 야간경관조명을 설치하기 위한 방편으로 마실축제를 명분을 삼겠다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다.

축제기간 오프라인 프로그램 가운데 매창공원에 야간경관조명을 설치하는 'NEW별빛마실'을 제외하면 ‘바람꽃 길’, ‘마실소망 빛’, ‘마실 반나절 투어’, ‘찾아가는 마실 공연 및 마실갤러리’ 등이 전부다.

‘바람꽃 길’은 매창공원 옆 교동천 주변에 바람꽃 바람개비길을 조성하는 것이고, ‘마실소망 빛’은 군민 및 관람객들이 전구에 소망을 적는 것이다.

또 5월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운영하는 프로그램 중 ‘마실 반나절 투어’는 사전접수를 받아 버스 몇 대로 부안 대표 관광 명소를 투어 하는 것이고, ‘찾아가는 마실 공연 및 마실갤러리’는 매창공원 주변에 부안군 예술인들의 시, 사진작품 등을 전시하는 것으로 축제 다운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 눈에 띄질 않는다.

주민들은 이번 부안군의 마실축제 개최를 두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A씨는 “오미크론으로 전국이 난리인데 이 시국에 무슨 마실축제냐”며 “설명절 때 외지에서 왔다가면서 코로 확진자가 얼마나 많이 발생했느냐, 그로 인해 가게들은 장사가 안 되고 지역 경제에 얼마나 안 좋은 영향을 끼쳤냐”고 지적했다.

이에 덧붙여 “감기로 목만 조금 아파도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는데 야간조명에만 3억 원씩 돈 써가며 외지 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게 정상적인 생각이냐”고 비판했다.

B씨는 “지금 이 상황에 무슨 야간조명이냐, 해마다 지적을 했던 부분인데... 이건 강력하게 비판을 받아야 한다”며 “조명을 설치한 나무에 탄 자국이 있다. 그러면 그만큼 나무에도 좋지 않다. 또 봄이 되면 아이들이 매창공원을 많이 찾는데 전기선이 감긴 나무를 보로 어떻게 생각 하겠느냐, 아이들의 정서에도 좋지 않고 요즘엔 인위적인 것 보다 자연적인 것을 좋아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 뭔가 해 놓으면 사람들이 몰린다. 그러면 코로나 상황에 역으로 가는 것”이라며 “또 축제 비용의 절반을 야간조명에 쓴다는데, 어쩌면 그렇게들 생각이 없는지...”라며 한심스러워 했다.

C씨는 “지난번에 10만 원씩 재난지원금 준 것이 마실축제를 안 해서 그 돈으로 주는 것으로 사람들이 그렇게 알고 있다”며 “마실축제를 안 하니까 돈도 주고 좋네라고 얘기들을 하는데 마실축제를 하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창공원에 한 번 가봤는데 야간조명 애들이나 좋아할 정도지 별로였다”며 “오미크론으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시국에 무슨 축제를 하고, 야간조명을 설치하는 게 뭔 의미가 있겠느냐”고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이 밖에도 “전기선을 나무에 칭칭감아 놓는 것에 대해 나무를 괴롭히는 것”이라고 반감을 나타냈고 “축제도 안 하는데도 야간경관조명을 설치하고, 매년 설치하는 데에는 업체와 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도 있었다.

이에 대해 부안군 관계자는 “고민도 많이 하고 의견도 많이 들었다”면서 “우려, 걱정하는 분도 있고 반대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의견 수렴해서 마실축제제전위원회에서 축제를 하는 것으로 결정을 했고, 행정도 거기에 맞춰 가는 것”이라면서 “마실축제 정체성을 이어가려면 (축제를) 이어서 가야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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