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코로나 시국 출판기념회를 연 권 군수를 바라보는 시각 그리고 책에 대한 평가

  • 기사입력 2022.03.12 16:54
  • 최종수정 2022.03.12 17:00
  • 기자명 이서노 기자
이서노 기자
이서노 기자

최근 전국 몇몇 지방자치단체장이 출판기념회를 열어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코로나 감염병 등으로부터 시민들의 안전과 건강을 지켜야 할 위치에 있는 현직 단체장이 코로나가 급증하고 있는 시기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지역에서는 출판기념회를 취소하라는 거센 목소리가 나왔는가 하면 단체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민단체의 움직임도 있었다.

부안지역 역시 권익현 군수가 출판기념회를 한다고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리자 “오미크론 확진자가 하루에 수십 명씩 나오는 시국에 군수가 모범을 보여야지 출판기념회를 하는 건…” 또는 “여러 사람에게 부담을 주는 것으로 사실상 정치자금 모으려는 행태다”등의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권 군수는 이런 비판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지난달 26일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부안컨벤션웨딩 1층에서 열린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무려 2000여 명이 찾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한다.

권 군수는 개인적으로 성공적인 출판기념회였다고 기뻐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권 군수의 이날 출판기념회는 군수로서 해서는 안 될 행태였다.

자칫 군민들을 코로나 위험에 빠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권 군수는 부안군 코로나방역 총괄책임자이자 재난안전대책 본부장으로 군민들을 코로나 감염병 등으로부터 보호해야 할 막중한 자리에 있다.

권 군수는 그럼에도 출판기념회를 개최해 자신의 선거 홍보와 세과시, 정치자금 마련을 위해 군민들을 코로나 위험에 내몰았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마스크를 쓰고 일체의 음식물 제공을 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부안군의 수장으로서 군민의 안전과 건강을 먼저 생각했다면 출판기념회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게 군민을 위한 인의(仁義)정치이고, 코로나 시국의 상식이다.

김재종 옥천군수는 권 군수와 달리 3월 1일 출판기념회가 예정돼 있었지만 ‘코로나19 방역 총괄하는 책임자로서 출판기념회를 개최하는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적절치 않다’는 이유에서 무기한 연기했다.

권 군수와 대비되는 행보를 보인 것이다.

출판기념회를 연 것도 논란이지만 책값도 내용에 비해 그만한 가치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0여 페이지에 불과한 책값은 25,000원.

책 내용도 보면 기존에 추진했던 사업 및 공모사업에 위주의 성과와 자신을 홍보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고 차사고, 땅사고, 집산 것에 대한 해명성 글까지 실렸다.

민선 7기 들어 지난 4년여간 부안군 발전을 위해 자체적으로 신규 발굴한 사업은 찾아 볼 수 없었고, 부안군 발전 방향에 대한 구체적이고 새로운 청사진도 눈에 띄지 않았다.

때문인지 군민들 사이에서는 코로나 시국에 군민의 안전을 뒤로하고 알맹이 없는 내용의 책을 비싸게 판 돈봉투 출판기념회라는 부정적인 얘기가 나돈다.

물론 권 군수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다.

“출판기념회를 가고 안 가는 것은 본인의 선택이다”, “안 가면 되지 괜히 가가지고 말이 많다” 등의 옹호성 반응도 있다.

하지만 군청을 상대하는 업체나 관계자들은 현직군수의 출판기념회 초대를 받고 그냥 무시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각종 인허가와 개발사업, 수의계약, 공사, 보조금 지원 등의 권한이 부안군에 있어서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출판기념회를 갔다는 뜻이다.

코로나란 난리 통에 군민들의 안전을 책임져야할 군수가 출판기념회를 연 것은 일반사람들이 보기엔 매우 비상식적이다.

권 군수는 출판기념회를 하고 싶었어도 하지 말았어야 했다.

군수란 자리는 사익을 챙기는 자리가 아니라 군민들의 안전과 보다나은 삶을 우선시해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권 군수는 본인의 출판기념회에 대해 군민들이 상식적으로 생각할지 아니면 비상식적으로 볼지 곰곰이 생각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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