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토관리사무소, 멀쩡한 보도블록 뜯어내고 새롭게 설치 ‘혈세낭비 논란’

주민들 “자기돈 아니니까 멀쩡한데도 다시 설치한다” 비판
조경 업체 관계자 “비 등으로 인해 파이면 흙 쌓여 잡초 안 날 수 없다” 지적
전주국토관리사무소 측 “잡초 민원 있어 방지 보도블록 설치했다” 해명

  • 기사입력 2022.05.02 21:39
  • 최종수정 2022.05.02 21:51
  • 기자명 이서노 기자
2일 부안스포츠파크 회전교차로(서). 신규 시설한 보도블록 일부 보습.
2일 부안스포츠파크 회전교차로(서). 4700만 원 들여 신규 시설한 보도블록 일부 보습.
교체 전 보도블록 일부 모습.
교체 전 보도블록 일부 모습.

익산국토관리청 전주국토관리사무소에서 추진하고 있는 ‘국도 23호선 김제 공덕 등 도로안전시설정비공사’가 예산낭비 논란에 휩싸였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부안스포츠파크 회전교차로 교통섬에 시설된 멀쩡한 보도블록을 뜯어내고 수천만 원을 들여 교체를 했기 때문이다.

전주국토관리사무소는 최근 4700만원을 들여 국도 23호선에 위치한 부안스포츠파크 사거리 회전교차로 교통섬 보도블록을 모두 뜯어내고 새롭게 시설했다.

잡초가 많이 난다는 민원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잡초가 뿌리 내릴 수 없도록 틈이 없는 황토포장 등의 시설을 했어야 했는데 전주국토관리사무소는 또 보도블록 시설을 했다.

이에 대해 전주국토사무소 측은 잡초 방지 보도블록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세월이 가면 흙이 쌓여 잡초가 안 날 수가 없다는 게 관련 업계의 주장이다.

조경 업체 한 관계자는 “잡초방지 보도블록을 설치해도 나중에 풀이 난다”며 “비 등으로 인해 보도블록 틈을 메운 게 나중에 파이면 그곳에 흙이 쌓여 잡초가 안 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곳은 사실상 첫 단추부터 잘못 끼어졌다.

과도하게 교통섬을 길게 조성했고,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없는 곳인데도 보도블록 시설을 했기 때문.

이 교통섬 길이는 사방으로 적게는 30여 미터에서 길게는 80여 미터에 이른다.

모두 더한 교통섬 길이는 어림잡아도 250여 미터 정도.

부안군 관내 다른 회전교차로에 비해 이곳 교통섬이 유난히 길다.

불필요하게 과도하게 조성된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회전교차로 조성비 보다 교통섬 등 다른 시설물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갔겠다는 비아냥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나 보도블록을 설치한 곳은 사람들의 발길이 있어야 잡초가 자라지 못하는데 이곳은 사람들의 왕래가 거의 없는 곳이다.

때문에 이곳 교통섬은 처음부터 보도블록이 아닌 잡초가 뿌리 내릴 수 없는 시설로 조성을 했어야 했다.

그런데 수백미터에 달하는 길이의 교통섬 조성에 사람들의 왕래도 거의 없는 데도 보도블록 시설을 해 놓으면서 혈세낭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를 본 주민들은 멀쩡한 보도블록을 뜯어내고 왜 교체를 하느냐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A씨는 “운전을 하고 가는데 스포츠파크 사거리 회전교차로에서 보도블록 교체공사를 하고 있었다”면서 “멀쩡한 보도블록인데 왜 뜯어내고 교체공사를 하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고 의문을 제기 했다.

이어 “이런 게 전형적인 혈세낭비이고 업체 일감 제공을 위한 사업 추진 아니겠느냐”고 비판 했다.

B씨는 “자기 돈이 아니니까 보도블록이 멀쩡한데도 새로 까는 것 아니겠느냐”며 “잡초가 나면 뽑으면 되지 그걸 수천만 원씩 들여 새로 하는 것은 어디서 나온 발상인지 묻고 싶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에 대해 전주국토관리사무소 감리단 관계자는 “그쪽(스포츠파크 사거리 회전교차로 교통섬 보도블록)에서 잡초가 많이 난다는 민원이 생겨 잡초 방지 보도블록으로 교체한 것”이라면서 “규사, 모래 같은 것이 있는데 그게 비가 오면 시멘트처럼 조직이 단단하게 굳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풀씨들이 날려서 보도블록 사이사이 안착을 해서 잡초가 생긴다”며 “그거(새로 설치한 보도블록) 같은 경우에는 잡초 뿌리가 조금 들어오다 더이상 밑으로 침투를 못해 일부 위에 있다가 고사를 한다. 그런 역할을 하는 보도블록”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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