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공사 부안지사 안일한 대응에 논에 댈 물 없어 애태우는 계화평야 농민들

청호 양수장 보수 공사 영농철 전 못 끝내 용수공급 차질
농민들 “논에 물 못 대 로타리 작업도 못하고 있다” 하소연
“물을 좀 댈 수 있게 도와 달라” 호소하기도
부안지사 뒤늦게 “양수기 설치해 주상천 물 계화간선으로 직접 보내겠다” 대책 내놔

  • 기사입력 2022.05.11 19:06
  • 최종수정 2022.05.22 09:20
  • 기자명 이서노 기자
물을 못 대 매말라 있는 계화평야 논. 
물을 못 대 매말라 있는 계화평야 논. 

계화평야 일부 농민들이 모내기철인데도 논에 댈 물이 없어 모를 심지 못해 애태우고 있다.

이 농민들은 모를 심는 것은 고사하고 모심기 전 논을 평탄하게 고르는 로타리 작업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계화평야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한국농어촌공사 부안지사(이하 부안지사)는 이런 애타는 농심을 아는지 모르는지 농업용수 공급에 안일한 대응을 보이고 있다.

청호양수장 보수 공사를 영농철이 시작되기 전 끝냈어야 했는데 아직도 공사가 진행중인 데다 최근 민원 등 논란이 일자 뒤늦게 13일까지 양수기 5대를 설치해 주상천 물을 계화용수간선에 직접 공급하겠다는 대책을 내놨기 때문이다.

공사가 늦어져 농업용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 같았으면 사전에 양수기를 설치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데 간과한 것이다.

청호양수장은 청호저수지 인근 주상천 물을 청호저수지로 양수하는 역할을 한다.

부안지사에 따르면 작년 12월 시작된 청호양수장 보수 공사는 600미리관을 기존 2개에서 3개로 늘리기 위한 작업으로 당초 4월 25일~30일까지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공사가 계획대로 추진되지 못했고, 당초 계획보다 20~25일가량 늦은 이달 20일쯤에나 공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 청호양수장은 공사기간 동안 가동을 못해 주상천 물을 청호저수지로 양수를 못하게 되면서 청호저수지 수위는 크게 낮아진 상태다.

비가 내리지 않은 탓도 있다.

영농철이 시작될 쯤이면 청호저수지 수위는 70% 대를 유지 했었는데 현재 수위는 59%(10일 기준)에 불과하다.

40%대로 수위가 떨어지면 청호저수지와 계화평야 간 낙차가 거의 없어 농업용수 공급마저 어렵게 된다.

그만큼 청호저수지 수위는 중요하며, 특히 수압에 따라 농업용수 이동 거리의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말단부에 위치한 논들은 수위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공사중인 청호 양수장 모습.
공사중인 청호 양수장 모습.

계화평야는 이런 일이 없어도 매년 영농철만 되면 물 분쟁이 일어나는 곳이다.

수로와 가까운 상답의 경우는 물이 넘치지만 1단지, 2단지, 4단지, 5단지 등 수로 말단에 위치한 하답은 물을 대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때문에 농민들 간에도 서로 물을 대기 위해 물꼬 여닫는 문제를 두고도 심심치 않게 마찰이 일어난다.

농업용수 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때도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보다 상황이 더 악화 되면서 농민들은 불만과 함께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농민 A씨는 “농민들이 농사를 짓기 위한 물 부족을 겪지 않도록 하는 게 농어촌공사 역할 중 하나 일 것이다. 그런데 농사철이 시작됐는데도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양수장 공사를 하고 있으면 어쩌겠다는 것이냐”면서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건 농민을 위한 마음이 부족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영농철 전 공사를 못 끝낼 것 같으면 미리미리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 아니냐”며 “민원이 생기니까 양수기를 설치한다고 하는 건 너무 안일한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B씨는 “여기는 조금만 가물어도 물 한 방울 없다. 배수로에서 품어 올릴 물조차도 없는 실정”이라며 “4단지에 모를 심어야 하는데 로타리 작업도 못해 유채가 논에 그대로 있다”고 하소연 했다.

이어 “물 대느라 잠도 못 잔다”며 “논에 물을 댈 수 있게 뿜어 올릴 물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제발 물을 좀 댈 수 있게 도와달라”고 간절히 호소했다.

C씨는 “물 대기가 엄청 어렵다. 용수공급이 안 되는 논은 손도 못 대고 있다”며 “상답을 좀 누르고 하답으로 물을 밀어야 하는데 상단은 물이 넘쳐나고 하답은 물이 없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하답도 물 걱정 없이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농어촌공사 부안지사 관계자는 “청호양수장 보수 공사를 4월 25일~30일까지 끝내려고 계획을 잡았는데 조달청 원가검토 등이 두 달 반 정도 걸리면서 늦어졌다”며 “13일까지 양수기를 주상천에 설치해 계화 간선으로 농업용수를 직접 보내면 정상적인 용수공급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포 말단 논은 예전부터 물이 부족 했다”며 “최대한 빨리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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