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 공원·가로화단 등 부실 관리로 ‘혈세만 줄줄’

잔디는 잡초가 잠식, 나무는 하나둘씩 ‘고사’
주민들 “관리도 안 할 거면 뭐 하러 많은 돈 들여 공원 조성하느냐” 비판
부안군 공원·가로화단 등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 마련 요구돼
부안군 관계자 “전문인력 채용, 전담부서 두고 관리해야 제대로 관리 될 것” 밝혀

  • 기사입력 2022.05.17 15:29
  • 최종수정 2022.05.22 20:48
  • 기자명 이서노 기자
풀숲으로 변해버린 고마제 인근 제각쉼터
풀숲으로 변해버린 고마제 인근 제각쉼터.

잘 가꿔져 깨끗하고 쾌적한 공원은 보는 이로 하여금 상쾌함과 힐링을 주지만 잡초가 무성하고 관리가 엉망인 공원은 불쾌감과 짜증을 불러일으키며 사람들의 발길도 끊길 것이다.

시가지 가로 환경 역시 마찬가지다.

가로수나 가로화단 등이 잘 정돈되고 관리된 거리는 산뜻하고 청결하다는 좋은 느낌을 주지만 이와 반대라면 관리 주체인 해당 지자체에 대해 한심하다는 등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을 것이다.

부안군에 조성된 상당수의 공원과 가로화단 등이 관리 부실 등으로 지역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부안군 관내 공원, 가로화단 등 관리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몇 곳을 둘러봤다.

지난 5일 개막한 부안마실축제 때문인지 일부 공원과 거리 가로화단 등은 예초작업이 돼 있었지만 그 밖의 공원과 가로화단 관리는 엉망이었다.

제때 제때 잡초 제거 등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공원은 잡초가 무성한 풀밭 이었고, 가로화단 등도 잡초로 뒤덮이고, 나무들도 고사돼 있었다.

번영로에 식재된 남천나무.
번영로에 식재된 남천나무. 잡초 제거 작업은 되어 있었지만 나무에 잎이 별로 없어 휑하다.
번영로 가로수. 크기가 제각각이다.
번영로 가로수. 크기가 제각각이다.

부안읍 중심 도로인 부안시외버스터미널 사거리~부안중학교 앞까지 조성된 가로화단은 잡초제거는 깔금하게 돼 있었지만 수종도 통일성이 없고 또 나무들이 고사돼 듬성 듬성된 곳이 많아 어수선하고 무질서해 보였다.

또 휘양목과 그 안에 식재된 나무들도 곳곳이 고사돼 아예 없거나 일부분만 남아 있는 곳이 많았고, 물의거리 입구 부근~아담사거리 구간에 식재된 남천 나무는 듬성 듬성한 데다 위쪽 부분만 잎이 있어 휑하니 볼품 없어 보였다.

특히 가로수는 부안의 중심 거리 가로수라고 부르기도 무색할정도로 나무 굵기가 얇고 크기도 제각각 들쑥날쑥 했다.

시외버스터미널~하이마트 구간 가로화단도 고사된 나무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스포츠파크 사거리 동서 구간. 가로화단에 식재된 관목류가 고사돼 썰렁하다.
스포츠파크 사거리 동서 구간. 가로화단에 식재된 관목류가 고사돼 썰렁하다.

스포츠파크 사거리 동서 구간에 조성된 가로화단도 관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다.

관목류들이 군데 군데 적게는 수미터에서 많게는 수십미터씩 고사돼 썰렁한 모습이었고, 잡초는 관목류 보다 키가 더 높게 자라 있었다.

부안스포츠파크 내 지역사회나눔숲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부안 힐링파크 나눔 숲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숲과 나무의 치유기능을 통해 사회적 약자층과 지역주민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휴식공간으로 조성됐는데 유령공원으로 전락한 모습이었다.

공원 대부분이 풀밭이었고, 보도블록을 설치한 곳도 잡초가 점령했다.

교동천. 꽃복숭아 등 나무 수십그루가 고사됐다.
교동천. 꽃복숭아 등 나무 수십그루가 고사됐다.

부안마실축제가 이루어지고 있는 매창공원 옆 교동천은 일부만 관리가 이루어져 있었다.

산책로 등은 예초작업이 이루어졌지만 그밖에 곳은 크로버 등 각종 잡초들이 무성했고, 풀이 나무를 뒤덮고 있는 곳도 있었다.

2020년도 폭우로 인한 침수 영향으로 꽃복숭아 등 나무들이 수십그루가 고사됐고 꽝꽝나무, 백철쭉 등은 명패만 남아 있을뿐 식재된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해당부서에서는 고사된 나무를 보식하기 위해 계획을 세워놨다지만 현재는 이 같은 모습이다.

주민들의 산책로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썬키스로드도 산책로 갓길에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다른 곳에 비해서는 양호한 편이었지만 잡초가 잔디를 점차 잠식하고 있어 나중엔 잔디가 남아 있을까 우려됐다.

썬키스로드 인근에 조성된 소공원. 나무들이 고사돼 있다
썬키스로드 인근에 조성된 소공원. 나무들이 고사돼 있다

썬키스로드 주변에 운동기구 등을 설치한 소공원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파고라가 설치되어 있는 곳 등은 비교적 풀이 없었지만 그 주변은 각종 잡초와 갈대 등이 잔디를 잠식하고 있었고, 철쭉 등 관목류가 상당수 고사돼 있었다.

고마제 인근에 조성된 첫사람 조형물이 조성된 곳도 풀밭이었다.

이곳에 초화류가 식재돼 있었는데 온통 풀밭으로 변해 찾아 보기가 어려웠다.

남천이 식재된 곳도 각종 잡초로 뒤덮여 가고 있었다.

고마제 부근에 조성된 제각쉼터도 잡초로 뒤덮여 있었고, 초화류는 잡초에 파묻힌 모습이었다.

이곳은 올해 들어 잡초제거를 단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은 것처럼 제각쉼터 전체가 풀숲이었다.

잘 관리해 주민들의 쉼터인 휴식공간으로 활용되도록 관리를 잘 했어야 하는데 방치하면서 유령공원으로 전락한 모습이었다.

풀밭으로 변해버린 첫사람 조형물
첫사람 조형물 주변이 풀밭으로 변했다.

이처럼 부안군 관내 공원과 가로화단 등의 관리가 엉망이었다.

이런 모습을 본 주민들은 하나같이 “왜 관리를 안 하느냐, 관리도 안 할 거면서 뭐 하러 많은 돈을 들여 공원만 자꾸 조성하느냐”고 비판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잔디와 각종 초화류와 나무 등을 식재해 공원 등을 조성해 놓고 관리가 부실하면서 잔디를 심은 곳은 점점 잡초가 잠식하고 있고, 나무들은 하나 둘씩 고사돼 사라지고 있다.

혈세가 줄줄 세고 있는 것이다.

부안군은 이렇듯 공원 등에 대한 관리를 부실하게 해왔다.

앞으로 이 같은 상황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부안군은 공원 등에 관리에 대한 연간 계획 등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 마련이 요구된다.

이에 대해 부안군 관계자는 “(공원, 가로화단, 가로수에 대한) 관리 부서가 일원화 되지 않았다”며 “녹지 직 등 전문인력을 채용해 전담부서를 두고 관리를 해야 (공원, 가로화단, 가로수 등에 대한) 제대로 된 관리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보는 사람에 따라서 관리가 됐다고 할 수도 있고, 안 됐다고 할 수도 있다”고 변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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