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부안군의회관계 ‘냉기류’…공직사회는 ‘뒤숭숭’

부안군이 의회 인사권 침해하면서 냉기류 형성
예산 삭감되자 대결구도 정점으로 치닫는 모양새
의원들 “양기관 갈등 해소 위해 최 전 비서실장 하루빨리 복귀해야”

  • 기사입력 2022.09.04 23:04
  • 최종수정 2022.09.05 13:46
  • 기자명 김태영 기자

부안군 집행부와 부안군의회의 강대 강 대립 기류가 점점 심상치 않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인사권이 독립된 의회 인사를 두고 집행부가 불만을 드러내면서 냉기류가 형성되더니 최근 추경안이 대폭 삭감되자 양측의 대결구도가 정점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양측 사이에 냉기류가 흐르자 이들 산하 부서들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다만 박병래 의원이 최근 권익현 군수에게 의회와 집행부간 만남을 제의, 조만간 만날 것으로 보여 만남결과에 따라 양측 사이가 다소 변할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민선8기 부안군과 제9대 부안군의회가 지난 1일 출범 두 달을 맞았다.

허니문 기간인 만큼 양 기관 사이는 누구나 훈훈한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출범한지 두 달이 지난 지금 두 기관 사이의 분위기는 훈훈하기는커녕 냉기류만이 감돈다.

게다가 가교 역할 할 사람이 없어 갈등이 더욱 깊어지는 상황이다.

지난 7월 1일 양 기관이 출범할 당시만 해도 군수와 의원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라 이들 기관이 갈등을 빚을 거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같은 달 민선 8기 첫인사를 단행할 때까지만 해도 약간의 잡음이 있었지만 인사권을 독립한 의회가 부안군의 인사적체 현상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전문위원(5급) 두 자리에 파견인력을 배치하는 등 화해모드를 취하면서 양 기관 사이에 봄이 찾아오는 듯 했다.

그러나 이 같은 화해분위기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며칠 뒤 의회가 첫 승진인사를 자체적으로 단행한다고 하자 부안군이 악의적인 방법으로 의회 인사권에 관여하는 행태를 취하면서 냉기가 흐르기 시작했고, 7월말 의회가 추경 안을 대폭 삭감하자 양측관계는 급속도로 얼어 붙였다.

이후 8월 초 의회가 의회사무과장과 6급을 자체적으로 승진시키자 양 기관의 관계는 더욱 악화했다.

사실 두 기관의 일련의 일들을 따져보면 그때그때 감정 상할 수도 있었겠지만 대결구도로 치닫을 정도는 아니다.

의회는 의회 본연의 역할을 했을 뿐이다.

두 기관 사이가 이지경이 된 데는 부안군의 과오가 크다.

우선 부안군은 의회가 인사권을 독립했음에도 의회를 하부기관으로 여기며 건건이 인사권을 침해하는 행태를 취했다.

또한 추경안 심의과정에서도 예산안만 편성했지 편성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다시 말해 공무원들이 예산을 세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지키려는 노력도 별로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의회를 경시하는 것 아니냐는 의원들의 볼멘소리도 이때부터 나왔다.

골이 깊어지게 된 건 권익현 군수의 반응이 결정적이었다.

권 군수는 예산삭감 등 의회와의 일련의 일들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심지어 공식적인 행사장 자리에서 조차 의장과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때문인지 공무원들 역시 의회와 소통하기 보다는 거리 두는 모습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심지어 도 넘는 의회무시행태도 엿보인다.

실제 부안군은 최근 의회가 지난 7월말 추경 때 삭감한 예산 전액(547억)을 한 달도 안 돼 다시 세워줄 것을 건의했다.

이유야 어찌됐든 집행부의 이 건의는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이일로 의원들은 격노하고 있다.

집행부가 노골적으로 의회를 무시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복수의 의원들은 “집행부가 의회 알기를 소 닭 보듯 한다”며“인사 때부터 추경,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의회무시 행태가 도를 넘는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군수는 의장과 눈도 안 마주치려고 하고 공무원들은 매사에 (의회가)협조하려면 하고 말려면 말라는 식”이라며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조금 있으면 군정질문에 행정사무감사에 내년도 본예산까지 의회가 본격화 할 텐데 어쩌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며“준비나 제대로 할런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현재 집행부에는 딱히 의회와 가교 역할을 할 사람이 없는 듯하다”며 “정무감각이 탁월한 최정열 전 비서실장이 하루빨리 복귀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 실장이 하루빨리 복귀해야한다”는 의원들의 이 발언은 그가 복귀할 경우 양기관이 빠르게 좋은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돼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병래 의원이 만남을 제의하자 권 군수가 수락한 부분도 관계개선여지가 있음을 시사한다.

문제는 이 같이 두기관간 가교역할을 할 사람이 현재 공직사회에는 없다는 것이다.

최 전 비서실장이 필요한 이유다.

한편, 박 의원의 제의로 당초 오는 6일 양 기관이 만찬모임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초강력 태풍 ‘힌남노’가 이날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보여 이날 만남은 잠정보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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