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슬지 도의원 “전북 교육과 더불어 청년정책 행정기구 강화 힘쓰겠다”

  • 기사입력 2022.09.06 21:58
  • 최종수정 2022.09.08 17:49
  • 기자명 이서노 기자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부안지역 출신 여성 전북도의원이 최초로 탄생했다. 주인공은 더불어민주당 전북지역 비례대표 1번을 받아 당선된 김슬지 도의원이다. 전북도의회에 입성한 지 2개월. 김 의원이 여성 청년으로 어떤 계기로 정치에 입문하게 됐는지, 또 그간 어떤 정치 활동을 해왔는지 등을 들어보기 위해 지난 1일 부안읍 한 카페에서 김 의원을 만났다. 이곳에서 김 의원의 앞으로 정치적 포부와 소신, 철학 등도 함께 들어봤다. / 편집자 주

 

김슬지 도의원.
김슬지 도의원.

Q- 정치에 입문하게 된 특별한 인연이나 계기가 있다면?

A- 사실 저는 정치보다는 정책에 관심이 많았었다. 부모님이 작은 찐빵가게를 운영하셨는데 몸이 아프다고 하셔서 잠시 도와드리기 위해 타지에 있다가 부안으로 다시왔다. 29살 때 왔는데 9년이 흘렀다. 처음엔 최대한 빨리 활동하던 곳으로 가야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제가 부모님을 두고 떠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 지역에서 살아가야 될 것 같은데 내가 이곳에서 어떤 미래를 그리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친구들도 없었고, 작은 찐빵가게에서 제가 생각했던 미래를 그려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부안에서 살기 시작하면서 어느날 같이 활동했던 동료가 지역을 떠나가고 다시 돌아와서 뭔가 희망을 가지고 왔다가 또다시 떠나가는 과정을 보며 부안이 꼭 떠나기만 해야 하는 곳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지역에서 함께 일했던 친구·동료들이 여기에 남아 있게 하려면 어떤 것들에 관심 가져야 하나라는 생각에 청년정책에 관심을 갖게 됐고, 그런 일들을 할 수 있는 분들을 궁금해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청년공동체, 주민협의체 등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다가 우연한 계기에 추천을 받아 김제부안지역위원회에 들어가게 됐다. 지역 청년들을 위한 정책에 대한 목소리를 크게 전달할 수 있는 몫을 이 안에서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던 와중 지난 20대 대선에서 청년 대상 선대위를 구성 할 때 추천을 받아 선대위 활동도 하게 됐다. 이때 청년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 저도 고민 끝에 도전을 했다. 비례대표 후보자 선발은 전북 최초로 정책 프레젠테이션 발표 등 공개오디션 방식으로 진행됐고 여성은 4명이 도전을 했는데 최종 결과 제가 1등을 해서 비례대표 1번을 받아 당선이 됐다.

Q- 전북도의회가 개원한 지 2개월이 지났는데 그동안 어떤 활동들을 해왔고 느낀점도 있을 것 같은데?

A- 2개월,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저에게는 굉장히 긴,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먼저 활동을 했던 선배 의원분들에게 다가가서 인사도 드리고 자문을 구하려고 노력을 했다. 외부 활동은 교육위원회에 소속 위원으로 교육위 정책자문 역할을 하는 박사분들과 함께 제일 먼저 교육현장을 둘러봤다. 8월 한 달간 부안군 관내 초·중·고등학교 등을 방문했다. 위도 등 몇 곳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다 돌아본 것 같다. 학교 현장에서 선생들과 아이들을 만나 애로사항 등 다양한 얘기를 들었다. 특히 학생 수가 적은 작은 학교에 대해서 관심을 가졌다. 작은 학교의 장점과 차별화를 살려서 잘 운영하고 있는지 궁금했고 상황을 보니 열심히 잘하고 있는 학교는 그 안에서도 학생 수가 늘어가고 있었다. 학생수가 적고 지출되는 예산규모 등 경제적인 논리로 따지면 작은 학교는 폐교나 통폐합 대상이 되는 이유일 수도 있겠지만 작은 학교의 특장점을 잘 살린다면 작은 학교로 오고자 하는 도시민들도 있을 것이다. 학생수가 30명 있는 학교도 몇 년 후면 10여 명 기준으로 오갈 수도 있는데 그럼 또 통폐합 대상인 작은 학교가 될 것이다. 이런 작은 학교들을 예산만 지원해주고 학교에다만 맡길 게 아니라 교육부나 도교육청에서 작은 학교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나 시스템을 만들어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다. 또 작은 학교는 무조건 다 통폐합 해야 하느냐 그런 부분에 있어서 조금 고민을 많이 하게 된 시점이었던 것 같다. 또 육아 돌봄 시스템, 돌봄센터 시설 등에 대한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현장에서는 이런 공간에 아이 돌봄이 맡겨지고 있나. 공간적으로 너무 열악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청년들이 이런 열악한 돌봄 환경에 있는 지역에 돌아와 결혼하고 아이 낳고 살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이 되면서 육아 돌봄시설 및 시스템 개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Q-비례대표로 선출된 전북도의회 의원이기도 하지만 부안 지역 출신으로 부안에 대한 관심도 가져야 하지 않나?

A- 부안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그래서 저도 교육 현장을 돌아보는 것도 부안에서 시작했다. 아무래도 다른 지역은 아직 제가 잘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육위에 있는 동안 다른 현장도 들여다보고 싶다. 작은 지역은 다 같은 상황일 것으로 생각한다. 제가 도에서 처음 목소리를 낸 부분이 청년정책을 위한 행정기구가 강화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청년에 관한 한은 부안도 마찬가지다. 이번에 전북도청에서 조직개편을 했는데 청년정책과 관련한 과가 팀으로 바뀌었다. 축소가 됐다고 봐야하는 부분이다. 물론 조직이 거대하고 예산이 많다고 해서 모든 정책이 잘 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조직이라고 하는 것은 군수와 도지사가 더 의지를 가지고 갈 수 있는 분야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하면은 부안은 아직도 청년 정책 조직의 부서가 약하다. 다른 지자체들은 그걸 더 강화하고 키우고 있는 시점이다. 청년이 무슨 유세냐, 청년지원 다 하고 있다라고는 하지만 정말 청년들이 지역에서 계속 살아감에 있어서 피부로 와닿는 정책들이냐 라고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조금 달리 봐야 한다. 청년들이 계속 힘들다, 이런 목소리를 내고 있지 않느냐, 그래서 제대로된 행정기구가 필요하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다. 청년 거버넌스 같은 게 확대 되어야 하고 그런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는 부안군의 조직이 함께 강화가 되어야 한다. 제가 부안의 청년정책과 관련해 참여해서 할 수 있는 범위가 어느정도인지까지는 모르겠지만 청년정책 강화에 힘을 쏟겠다.

Q- 도의원으로서 이루고 싶은 일이나 추구하는 일이 있는지, 있다면 구체적으로 말씀해 달라?

A- 아까도 한 번 말씀드렸지만 청년들의 문제다. 청년들 하면 일자리가 없다 그렇게 청년 문제를 바라보는 게 현실이다. 맞는 말이기는 하다. 전북 안에 질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니까. 하지만 일자리만 늘린다고 해서 청년들이 그 지역에 머무느냐, 그리고 떠나갔던 친구들이 돌아오느냐 라고 하는 문제는 저는 다른 문제라고 보고 있다. 꼭 다시 돌아와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할 때 청년들이 말하는 건 내가 결혼하고 출산하고 살아가야 하는 문제 즉 주거, 교통의 편리성, 그리고 그 안에서 누릴 수 있는 문화·복지·교육 등 굉장히 다양한 것들을 보면서 지역을 선택하게 된다. 정말 지방 소멸이 청년의 이탈이라고 생각한다면 청년들의 삶을 중점적으로 바라보고 그걸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저는 이런 일들을 하고 싶고 정치인의 길로 들어선 중요 이유이기도 하다. 비례대표에 도전을 할 때 공약 중 하나도 청년 정책에 대한 행정력 강화였다. 그래서 의원이 된 후 청년정책에 대해서 살펴봤고 또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도에서 이번에 2개의 팀이 있는 대도약청년과에서 청년정책팀 1개로 축소했다. 저는 청년을 위한 기구가 강화되고 확장되어야 한다는 그런 의견을 냈고, 도에서도 고민해보고 있는 부분인 것 같다. 이를 걱정하는 청년들도 있고, 저는 그걸 대변하는 게 저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이걸 시점으로 해서 지속적으로 청년에 대한 목소리를 낼 것이다.

Q- 초선 의원인 데다 비례대표라는 점 때문에 의정활동을 하는데 한계에 부딪힐 때도 있을 것 같은데 이런 점을 극복해 나가기 위한 방안은?

A- 초선의원에 비례대표라는 한계가 있다는 게 일부는 맞는 말씀이지만 또 비례대표라서 더욱 폭넓게 생각하고 바라볼 일들이 있어서 좋은 것 같다. 다른 의원 분들은 지역구가 있고 그러다 보니까 지역의 현안을 살피는 집중적인 일을 하는 것 같다. 저는 비례대표로서 지역에 한정 짓지 않고 도 전체를 바라봐야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정책적인 사안들에 관심이 가는 것 같다. 어떤 면에서는 비례대표니까, 하는 그 무언가의 분위기가 있기는 하다. 거기에서 오는 외로움 혹은 혼란이라고 하는 것들이 분명히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제가 정치에 도전하려고 했던 건 청년당사자성을 가지고 청년정책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여기에 대한 몫을 하겠다. 김슬지라고 하는 새로운 정치인으로서 성과를 내 비례대표라고 하는 부분들에 묶이지 않고 해쳐 나가려고 하고 있다.

Q- 살아가면서 생각한 좌우명이나 철학이 있을 것 같은데

A- 저의 좌우명은 ‘후회하지 말자’이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후회하지 않도록 선택한 일에 대해서 최선을 다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자라는 의미다. 제가 선택한 일에 후회할 수도 있지만 후회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선택한 일을 잘 해야 되고 최선을 다해야 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아버지로부터 영향을 받은 철학도 있다. ‘나눔’과 ‘지역과의 상생’인데 나눔은 내가 가진 게 많을 때 나누는 게 아니라 없어도 내가 조금씩 꾸준히 할 수 있는 나눔이 진정한 나눔이라는 것이다. 또 빵을 만드는 일을 하면서 지역과 상생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했었다. 그 철학이라고 하는 것은 내가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일을 하느냐다. 저는 그 마음으로 버텨냈고, 슬지네제빵소가 그 결과물이었다고 생각한다. 정치도 이 같은 마음으로 활동을 해 나갈 것이다.

Q- 정치인의 길을 계속 이어 갈 계획인가?

A- 솔직히 처음 정치의 길에 도전할 때 이 다음 정치 행보에 대해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별로 하지 못했다. 지금 또한 마찬가지이지만 제가 정치를 하고자 했던 몫과 역할을 하다 보면 그 다음이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진로를 지금 정해야 하고 그걸 해야된다라고는 하지만 도의원으로서 일을 시작한지 두 달 정도밖에 안 된 상황에서 그걸 고민하기 시작하면 정작 제가 해야 할 일들을 못할 것 같다. 그걸 고민하면서 내가 이렇게 해도 되는 걸까, 이런 말을 해도 되는 걸까라는 등의 생각을 하나하나 하다보면 초심을 잃을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정치를 계속할 것인지 이야기 하고 물어보지만 저는 일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길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를 찾지 않고 제가 할 일과 몫이 없다고 하면 이 다음은 스스로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은 제가 할 수 있는 일, 역할들을 초심을 잃지 않고 잘하고 싶다. 제가 역할을 잘하지 못하면 이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정치 신인이기도 하고 지역에서 정착하고 사는 선배님들보다는 지역의 현황에 대해서는 부족한 면이 있다. 그렇지만 그분들이 고민하지 못하고 세밀하지 보지 못하는 부분을 찾아서 청년들이 이 지역에 잘 정착해 살아갈 수 있도록 그 목소리를 듣고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 저는 원래 농업농촌이라고 하는 부분과 더불어서 청년에 대해 관심이 많다. 왜냐하면 농업·농촌이라고 하면 희망이 없고 성공할 수도 없고 어떤 미래를 그릴 수 없다는 선입견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어린 친구들은 더 그런 선입견을 갖고 있을 것이다. 저도 부안에 다시 돌아왔을 때 외로웠고, 절망적인 생각도 했었다. 부모님이 가내 수공업처럼 운영하던 작은 찐빵가게를 반자동화한 슬지네제빵소로 확장하면서 많은 시련도 있었지만 지금은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렇게 살아왔던 청년이 또 청지의 길에 들어섰고, 농업농촌 지역에 있어도 이런 일을 할 수 있고 이런 역할을 할 수 있구나 라는 어떤 희망적이고 선한 영향력이 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 끝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전북 교육과 더불어 청년정책 강화에 힘쓰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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