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부안군의회, 주거니 받거니 수백만원대 술판 ‘논란’

14일 부안읍 고급 횟집서 부안군청간부·의원 40여명 술자리…부안군 결제
21일 같은 횟집서 또다시 의원·군청간부 만찬…부안군의회 지불
군정질문·사무감사 앞두고 잇따라 했다는 점에서 비판 확산

  • 기사입력 2022.09.25 18:11
  • 최종수정 2022.09.28 21:14
  • 기자명 김태영 기자

권익현 군수를 비롯한 부안군청 간부들과 부안군의회 의원들이 최근 잇따라 고급 횟집에서 수백 만 원대 술판을 벌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부안군과 부안군의회는 “한번은 상견례 자리였고, 한번은 보답차원의 자리였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회기 중 의원들이 피감기관과 일주일 간격으로 주거니 받거니 술자리를 가졌다는 점에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군정질문과 행정사무감사. 내년도 예산심의 등을 줄줄이 앞두고 술판을 벌였다는 점에서 비판이 더욱 확산하고 있다.

부안군과 의회 등에 따르면 부안군의회 의원들은 지난 14일 부안읍 한 횟집에서 권 군수, 부군수, 국장, 과장 등 군청간부 30여명과 함께 저녁식사를 겸한 술자리를 했다.

이날 술자리엔 폭탄주도 돌았으며 식사비용은 약 200여 만 원 안팎이 소요됐고 부안군이 지불했다.

의원들이 피감기관으로부터 대접을 받은 것이다.

다만 박병래 의원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 불참했다고 한다.

이들 의원들과 권 군수를 비롯한 군청간부들 40여명은 또다시 21일에도 같은 횟집에서 술자리를 겸한 저녁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도 폭탄주가 돌았으며 이날 비용(150여만원)은 부안군의회가 지불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만찬자리엔 부안군의원 10명 모두가 참석했으며 몇몇 의원은 군청 간부들과 2차 술자리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안군과 의회가 국민혈세로 주거니 받거니 술판을 벌인 셈이다.

부안군관계자는 “새로 구성된 제9대 부안군의회 의원들과 7월에 상견례를 했어야 했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미뤄지다가 9월에 열린 것”이라며 “다른 목적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의회 관계자도 “한번은 상견례자리였고 한번은 보답차원에서 만든 자리였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모습이었다.

의원들의 반응은 갈렸다.

몇몇 의원들은 “한번은 상견례자리였고 한번은 의장님이 주최해 의원들의 단합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 참석한 것일 뿐 부적절한 자리가 아니었다”고 다소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몇몇 의원들은 군정질문과 행정사무감사, 예산심의 등을 줄줄이 앞둔 시점에서 집행부와 만찬자리를 가진 것에 대한 부적절하다는 비판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 의원은 “견제와 감시를 해야 할 의원들이 피감기관과 만찬을 한 것은 부적절하게 비춰질 수 있다”며 “다만 만찬을 했다고 해서 견제와 감시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군수나 의장 또는 의원들과 군청 간부들이 만나 오찬과 만찬을 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것일 수도 있다.

지역현안이나 정책에 대한 협의나 의견을 나누기 위해서는 때론 그런 자리가 필요하기도 하다.

하지만 군정질문과 행정사무감사 등을 앞둔 시점에 피감기관과 의원들이 만남을 가질 경우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견제와 감시기능이 무뎌져 군정질문과 행정사무감사가 허나마나한 질문과 맹탕행감이 속출하는 ‘짜고 치는 고스톱’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불황과 쌀값하락 등으로 주민들이 힘들어하는 이 시국에 국민혈세로 고급 횟집에서 잇따라 호화 만찬을 했다는 점도 비판을 면키 어려운 대목이다.

여기에 상견례자리라고는 하지만 의원들이 명백히 대접을 받은 만큼 접대성여부에 따라 파장이 일수도 있다.

또 결제가 부안군과 의회의 업무추진비로 이뤄진 만큼 1인당 식비 한도를 넘어섰느냐에 따라 파문이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지역 원로는 “행정사무감사 등을 앞두고 피감기관과 술자리를 가진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견제와 감시를 철저히 하라고 뽑아줬는데 술판을 벌이다니 한심스럽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특히 지금은 군정질문과 사무감사, 예산심의 등 의회 본연의 역할인 견제와 감시기능 작동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라며“이 시국에 피감기관과 술판을 벌였다면 어느 누가 이해하겠느냐”고 비판했다.

한편, 부안뉴스가 최근 부안군관계자에게 당시(14일)식사비용으로 얼마가 결제됐느냐고 물었으나 그는 정보공개를 요청하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에 비해 부안군의회는 같은 질문에 지불액수를 공개했다.

같은 질문에 각각 다른 반응이 나온 것인데 두 기관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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