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행사 예산 사용내역이 정보공개 청구대상인가

  • 기사입력 2022.10.12 16:49
  • 최종수정 2022.10.12 17:53
  • 기자명 이서노 기자
이서노 기자.
이서노 기자.

“정보공개 청구하세요.”

기자가 부안문화재야행 행사 예산 내역을 요청하자 담당부서 팀장이 한 말이다.

개인 신상이 담긴 자료도 아닌 행사에 사용된 예산이 얼마인지 군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요청을 한 것인데 정보공개청구를 해서 자료를 받으란 것이다.

물론 정보공개를 통해서 자료를 받을 수도 있지만 이 같은 자료는 비공개 자료가 아니기 때문에 행정에서는 언론사에 통상적으로 공개를 해주고 있다.

그런데 이 팀장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서 자료를 받으라고 나온 것이다.

기자는 다분히 개인 감정이 섞인 얘기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수개월 전 기자는 부안농악보존회 관련해 매달 지원되는 전승활동비 정산 문제 등과 관련해 이 팀을 취재를 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30여년 간 부안농악보존회로 매달 지원되는 예산이 실제 어떻게 사용됐는지 등을 취재를 하고 문제점 등에 대해서 보도를 한 적 있다.

담당 팀장으로서는 이 기사가 부담스럽고 난감한 상황이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또 부안문화재야행 행사 취재를 하고 예산 사용내역을 요청하니 순순히 협조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을 것이다.

물론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기자는 개인감정이 섞인 말투로 느껴졌다.

부안군은 2억 원을 들여 지난달 30일과 지난 1일 동문안, 부안군청(진석루), 서문안, 남문안 등에서 부안문화재야행 행사를 진행했다.

부안군청 잔디광장에 마련된 메인무대 설치비용을 제외하고 순수 부안문화재야행 행사 비용으로만 2억 원이 투입됐다.

한데 행사 현장을 보면 2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어디에 쓰였는지 시각적으로 와닿지 않는다.

길게 늘어선 전구,  소규모 공연, 체험프로그램, 먹거리 등 외에는 눈에 크게 띄는 것이 없었다.

그건 이곳 행사장을 찾은 주민들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들렸다.

2억 원짜리 행사라는 말에 다들 2억 원이나 들어갔느냐고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기자는 행사 예산이 실제 효율적으로 사용이 됐는지, 허술하게 쓰였는지 등을 알아보기 위해 군민들의 알권리 차원에서 행사 예산 사용내역을 해당부서에 요청했다.

주민들의 이런 비판의 목소리를 듣고도 그냥 내버려 둔다면 예산만 낭비되는 행사로 이어질 수 있고 그렇게 된다면 그 피해는 부안군민들의 몫이 될 것이기 때문.

행사 예산내역 자료 요청은 예산 낭비를 막고 앞으로 좀 더 나은 행사가 추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하지만 부안군은 부안문화야행 행사가 성공적으로 개최했다고 자평하면서도 행사 예산 사용내역 공개는 정보공개청구를 하라며 사실상 거부했다.

정말 행사를 성공적 개최를 했다면 떳떳하게 예산 사용내역 공개하지 못할 것도 없을 텐데 말이다.

정보공개를 하라는 말이 기분이 나쁘다는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하나의 수단이 될지는 몰라도 그것이 자신에게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행사 예산 사용내역을 정보공개를 통해서만 받을 수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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