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들인 부안문화재야행…“볼것 없고·사람 없고 ” 주민들 부실 지적

홍보 부족·부스 운영 부실 지적도 나와
관내 다른 행사와 겹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돼
부안군 관계자 “홍보 많이 했고, 밤인데도 많이 참여했다”

  • 기사입력 2022.10.12 20:41
  • 최종수정 2022.10.12 21:17
  • 기자명 이서노 기자
부안문화재야행 행사 첫날인 7일. 
부안문화재야행 행사 첫날인 30일. 2억 원 규모의 행사인데도 한산하다.

“뭔 시설을 했다고 2억 원이나 들어가”, “2억 원짜리 행사가 볼것도 없고, 사람도 별로 없고 뭐가 이렇게 부실혀.”

부안군이 수억 원을 들여 야간 역사문화 향유 등을 위해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까지 이틀에 걸쳐 추진한 ‘부안문화재야행’ 행사가 주민들 사이에서 이 같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억 원을 들였는데 참여자도 적고 볼거리도 없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막대한 예산을 어디에 다 썼느냐는 것이다.

또 개막행사나 부스 운영, 행사 준비도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안군에 따르면 부안문화야행행사에는 2억1000만원이 투입됐다.

당초 부안문화야행행사 예산은 2억 원(국비 8000만 원, 도비 3600만 원, 군비 8400만 원)이지만 부안군에서 개막식 무대 설치비용으로 1000만 원을 추가 지원했다.

이 행사는 문화재청 공모사업으로 부안군은 작년에 (사)오래된미래연구소와 공동 기획으로 공모에 참여, 선정되면서 올해 처음 사업을 추진했다.

부안뉴스가 입수한 자료를 보면 부안문화재야행 행사 비용 2억 원 가운데 인건비로만 무려 3700여만 원이 사용됐고, 기념품 제작·홍보비 등으로 2150여만 원을 썼다.

또 기획료 1000만 원, 업무위탁비(연출감독) 800만 원, 사무기기·버스 등 임차료 2190여만 원, 야경·야로·야사·야식 등 프로그램 개발비 명목으로 6400여만 원이 지출됐다.

이 밖에도 사업추진비, 국내여비, 강사료 및 공연료, 자원활동가 식대 및 발대식 준비 등으로 크고 작은 예산이 쓰였다.

주민들은 문화재야행 행사 추진 자체를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2억원짜리 행사 치고는 너무 부실하다는 것이다.

서문안 당산. 체험 부스가 2개거 마련되어 있지만 앞 부스에만 몇 사람이 있을 뿐이다.
서문안 당산. 체험 부스가 2개거 마련되어 있지만 앞 부스에만 몇 사람이 있을 뿐이다.

실제 행사장에서 눈에 크게 띄는 건 개막식장과 버스킹 형태의 소규모 공연, 먹거리 및 체험부스, 길게 늘어선 전구 등 뿐이었고, 참여자들도 저조했다.

야식 팥죽 등 일부 부스만 사람들이 모였고, 정작  서문안 당산 등 문화재 구간에는 참여자들이 별로 없었다.

개막식 때도 프로그램에 참여한 인원이 실제 부안문화재야행 행사에 참여한 순수 방문객 보다 많아 보일정도였다.

주민들을 행사장으로 이끌지 못한 건 홍보부족과 행사 시기가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부안문화재야행 행사기간에 ‘김태연과 함께 하는 열린음악회’ 공연과 ‘부안읍민의날’ 행사에 주민들이 몰렸기 때문.

주민들은 이번 부안문화재야행 행사를 두고 볼게 없고 부실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A씨는 “너무 허접하다. 주먹구구식으로 급하게 한 것 같다”며 “전주 한옥마을에서 한 문화야행 행사를 갔다 왔는데 전통행사도 하고 사람들이 많이 왔다며 너무 비교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도 모이지 않는 축제만 동시 다발적으로 여러개 한다고 사람들이 말들을 많이 한다”며 “지난번 김제에서 시민들에게 100만 원씩 줬을 때 다들 부러워했는데 차라리 부실한 축제로 예산을 낭비 할거면 그 돈으로 주민들에게 10만 원씩이라도 주는 게 낫겠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면지역 주민들은 문화재야행 행사를 하는지도 모르고 있다”고 홍보 부족 문제를 꼬집었다.

B씨는 “2억을 들여 했다는 행사가 볼 것도 없고 뭐 이렇게 부실하게 하느냐”며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예산만 낭비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개막식 식전행사 모습. 좁은 군청앞 잔디광장인데도 사람들로 북적이지가 않다.
개막식 식전행사 모습. 좁은 군청앞 잔디광장인데도 사람들로 부적이지가 않다.

선물 부스 부실 운영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문화재를 방문하고 스탬프를 찍어오면 선물을 주는데 행사 시작 몇 시간 만에 선물이 떨어져 부스가 철거된 것.

C씨는 “행사 첫날 동문안 등 문화재를 방문해 스탬프를 찍은 뒤 아이들과 함께 선물을 주는 부스로 갔는데 8시 조금 넘었는데도 부스가 보이지 않았다”며 “다음날 선물이 조기에 떨어져 철거한 사실을 알았다”고 어처구니 없어했다.

이 밖에도 행사장 구간이 너무 멀고 가다가 쉴 수 있는 의자도 마련되지 않았다는 등의 지적이 나왔다.

이처럼 부안군의 첫 번째 부안문화야행 행사는 참여인원 저조, 준비 부실, 볼게 없었다는 등 각종 문제점들이 드러나면서 낙제점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이런 실정인데도 부안군은 부안문화재야행 행사에 약 5000여 명이 참여했고 성공적인 개최라고 자평을 내놓으면서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부안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홈페이지, SNS, 차량 랩핑 홍보 등 홍보를 많이 했고, 밤이고 대형가수도 없었는데 생각보다 참여 인원이 많았다”면서 “각 체험 부스별 신경을 섰고 잘 돌아갔다”고 해명했다.

이어 “(프로그램 운영 비용 외 별도로) 식재료비, 자원봉사, 교통통제 인건비 등으로도 지출이 됐다”며 “34개 프로그램을 운영 했는데 다음에는 부스를 좀 줄이고 이동 동선이 멀어 퀵보드 등 이동 수단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부안문화재야행 행사기간 약 5000여명이 방문했다고 홍보한 것과 관련해서는 “용역을 맡겨서 집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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