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정읍축제장 ‘북적’ 부안축제장 ‘썰렁’…부안축제 개선시급

김제 지평선축제 30만 인파 ‘성황’, 정읍 구절초축제 인산인해 ‘대박’
부안문화재야행·부안곰소젓갈축제 ‘한산’, 부안노을아트페스티벌 ‘썰렁’
부안군 10일간 9억여원들여 3개 축제 개최했지만 방문객 유입 실패
주민 “차이나도 너무나, 이런 축제 할 거면 그 돈 차라리 주민들께 나눠줘라”

  • 기사입력 2022.10.16 20:57
  • 최종수정 2022.10.16 21:27
  • 기자명 김태영 기자
정읍구절초축제.
정읍구절초축제.

최근 부안·정읍·김제 등에서 다양한 축제가 동시 다발적으로 열린 가운데 정읍·김제 축제장은 인파로 북적인 반면, 부안 축제장은 썰렁해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우선 새벽부터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린 9일 정읍 구절초 꽃 축제장은 모든 주차장(1∼5주차장)이 만차일 정도로 행락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에 비해 부안 변산해수욕장에서 열린 노을아트페스티벌 축제장은 찾는 이가 적어 썰렁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등 대조를 보였다.

부안곰소에서 열린 젓갈발효축제장 역시 변산 보다는 다소 방문객이 많았지만 축제장 치고는 비교적 한산했다.

이날 정읍 구절초 꽃 축제장은 비가 내리고 입장료가 7000원이나 되는데도 꽃구경을 하려는 나들이객들로 아침부터 붐볐다.

나들이객 대부분은 가족이나 연인들로 보였지만 관광버스가 100여대 주차된 것으로 볼 때 모임 등에서 온 이들도 적지 않아 보였다.

나들이객들은 꽃동산을 오르내리며 아름다움을 만끽했고 꽃향기에 흠뻑 취한 듯 즐거워했다.

아름다운 풍경을 휴대폰카메라에 담는 이들이 많아 탐방로 곳곳이 정체현상을 빚었지만 나들이객들 얼굴엔 웃음꽃이 가득했다.

그 곳에선 구절초도 사람도 모두 활짝 핀 아름다운 꽃이었다.

구절초 꽃동산은 그야말로 눈부시게 아름다운 한 폭의 수채화 같았다.

구절초 축제장은 꽃동산뿐만 아니라 먹거리와 농·특산물부스 또한 인파로 북적이는 등 부스마다 북새통 그 자체였다.

구절초 축제는 한마디로 대박이었다.

부안노을페스티벌.
부안노을페스티벌.

같은 날 오후 부안노을아트페스티벌장은 구절초 축제장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메인무대와 체험부스 등 주요 축제장은 사람이 없어 적막이 감돌정도였다.

전날 다소 붐볐던 메인무대 주변과 먹거리부스에서도 관람자와 관광객 무리를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구절초 축제장 분위기와 달라도 너무 달랐고 전날과도 사뭇 달랐다.

7일부터 3일간 개최된 부안노을아트페스티벌은 첫날 인기가수 거미와 이보람의 개막축하공연 때와 이튿날 드론라이트쇼 할 때는 그나마 관람객들이 다소 있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5억 5000만원이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축제치고는 그 결과가 모든 면에서 무척 초라했다.

혈세만 낭비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운 실정이었다.

사실 부안노을아트페스티벌은 홍보부터 프로그램구성 및 운영, 손님맞이준비까지 모든 게 부실했다.

특히 홍보부분은 부안군민들 조차 모를 정도로 미흡했다.

어쩌면 방문객이 없는 게 당연할 정도였다.

프로그램 구성도 축제 규모치고는 단조로웠다.

개·폐막 연예인 축하공연과 약 7분간 열린 드론라이트쇼 빼곤 사실상 볼거리가 없었고 체험꺼리도 열악했다.

먹거리역시 허접했다.

각 읍면이 운영한 먹거리는 대부분 도토리묵, 전, 돼지수육 등으로 메뉴와 맛이 그저 그랬지만 가격은 일반식당 두 배 이상 비싸 이용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노을아트페스티벌은 운영에 있어서도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축하공연의 경우 인기가수를 처음과 마지막에 배치해 공연이 끝날 때까지 관람객이 자리를 뜨지 않게 하는 게 일반적인데 노을아트페스티벌 공연에선 인기가수 거미와 이보람을 앞 순서에 배치, 관람객들이 중간에 자리를 뜨게 하는 오류를 저질렀다.

게다가 메인무대에서 사회자가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운영본부에서 스피커를 통해 안내방송을 해 행사진행을 방해하는 촌극도 빚어졌다.

손님맞이준비는 더 형편없었다.

페스티벌을 앞두고 행사장 한 복판에 있는 조경부지에 악취가 심각한 거름을 뿌려 행사기간 내내 악취가 진동하게 했다는 사실은 주최 측의 축제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부족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처럼 부안노을아트페스티벌은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키며 사실상 실패한 축제란 씁쓸한 평가가 나온다.

부안군은 이 같은 평가에 대해 처음 개최한 행사이다 보니 미숙한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가능성도 엿보였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렇지만 지역사회 여론은 예산낭비라는 비판이 우세한 상황이다.

곰소젓갈축제.
곰소젓갈축제.

같은 기간 곰소다용도부지에서 열린 곰소젓갈발효축제역시 사정은 부안노을아트페스티벌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1억 2000만원이 투입된 젓갈축제 프로그램은 그저 그랬고 축제장 분위기도 면민의 날 수준이었다.

다만 행사장 주변 나대지에 코스모스를 식재하고 포토존을 만드는 등 축제준비를 위한 노력한 흔적은 엿보였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볼 때 축제라고 보기 민망한 수준이었다.

부안문화재야행.
부안문화재야행.

이에 앞선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부안군청일원에서 열린 부안문화재야행은 최악이었다.

문화재야행이라고 하는데 현장에서는 도대체 무슨 행사인지 전혀 감흥을 느낄 수 없었다.

볼거리도 없었고 찾는 이도 별로 없었다.

이 행사를 위해 2억 1000만원이 들어갔다고 하자 “미쳤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길 따라 전등만 연결한 것처럼 보이는데 그 많은 돈을 어디다 썼냐는 것이다.

한 주민은 “무슨 행사를 하려면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하는데 이 행사는 너무 허술했다”며 “메인무대에서도 그렇고 부스에서도 그렇고 별로 하는 게 없었다. 오직 길 따라 전등만 켰을 뿐인데 무슨 놈의 돈이 그렇게나 많이 들어갔느냐”고 의아해했다.

그러면서 “이런 행사를 개최할거였으면 야행할 길을 먼저 돌아보고 취약한 부분이 있다면 보완하고 했어야 했는데 전등만 연결하고 다른 데는 얼렁뚱땅 가리는 수준에 그쳤다”며 “앞으로는 더 이상 이런 허접한 행사 같은 것은 안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김제지평선축제.
김제지평선축제.

이와 달리 지난달 29일부터 5일간 김제에서 개최된 지평선축제는 축제기간동안 30만명이 찾을 정도로 대 성황을 이뤘고 주민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다.

부안문화재야행과 천지차이였다.

6개 분야 55개로 진행된 프로그램은 짜임새도 있었지만 모두 특색이 있었다.

블랙이글스전투기 에어쇼가 펼쳐질 정도로 스케일도 남달랐다.

먹거리와 체험거리도 훌륭했다.

대한민국 대표축제다웠다.

지평선축제가 성공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성공한 축제를 가보면 축제장뿐 아니라 주변일대가 축제분위기에 맞게 잘 꾸며져 있는 걸 볼 수 있다.

구절초축제와 지평선축제가 대표적이다.

구절초축제는 축제장입구 수km 전부터 도로 가장자리와 자투리땅 등에 구절초를 식재해 축제장에 가기도 전에 방문객들을 설레게 한다.

지평선축제도 축제장 가는 도로와 부근에 코스모스 등 다양한 꽃들을 심어 축제장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다.

반면 부안군은 빼어난 주변 환경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관리부족 등으로 오히려 이미지를 훼손시키고 있다.

성공한 축제와 실패한 축제가 어떻게 다른지를 한 눈에 보여주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지평선축제와 구절초축제는 철저한 준비와 계획으로 해가 갈수록 외형적으로나 내실 면에서 크게 향상되고 있는 것에 비해 부안군 축제는 면민의 날 수준인 일회성 행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안군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9일까지 8억 8000여만원을 들여 문화재야행, 곰소젓갈발효축제, 노을아트페스티벌 등을 개최해 관광객 유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려했지만 사실상 실패했다.

한산하고 썰렁했던 축제장이 이를 반증한다.

부안읍 이모(55)씨는 “축제는 성패에 따라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지역주민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기도 하지만 지역이미지를 오히려 실추시키고 혈세만 낭비하는 경우도 있다”며 “지평선축제와 최근 부안에서 열린 축제가 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평선 축제는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축제가 짜임새도 있고 볼거리나 먹거리, 체험거리 등도 특색이 있고 축제장 주변도 잘 정비돼 사람들을 흐뭇하게 하고 찾게 한다”며 “왜 대한민국 대표축제인지 잘 보여주는 훌륭한 축제”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최근 부안에서 열린 축제 등에 대해선 이와 반대로 “수준이하”라고 평가절하 했다.

이씨는 “최근 부안에서 개최된 축제 등은 볼거리, 먹거리, 체험거리 등이 모두 별 볼일 없는 수준 이었다”며 “그렇다고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었느냐 그것도 아니었다. 수억 원의 혈세가 들어갔다고 하니 너무나 안타깝고 속상할 뿐이다. 그런 돈 있으면 차라리 주민들에게 나눠줘라”고 꼬집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최근 부안지역에서 열린 축제와 행사 등은 조금의 가능성은 엿보였지만 무척 아쉬웠다.

먼저 노을아트페스티벌은 아름다운 경관이 주제인 만큼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연계했어야했다.

곰소젓갈축제장과 셔틀버스를 운영할게 아니라 아름다운 마실길과 연계하는 방법을 택해 마실길을 더욱 아름답게 관리하고 가꾸는 동시에 대대적으로 홍보해 노을축제하면 변산해수욕장의 노을과 수려한 마실길 등 아름다운 풍경이 연상되도록 말이다.

프로그램에 있어서도 주변 자연환경을 이용한 조개 캐기, 물고기 잡기 등 가족·연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행사와 관광객들이 해변에서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놀이 등을 다양하게 만들어 운영했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먹거리 또한 면민의 날 행사에서나 나올법한 메뉴 등으로 부스를 운영할게 아니라 축제에 걸 맞는 특색 있는 메뉴를 준비하고 조개캐기, 물고기잡이 등 체험을 통해 수확한 수산물 등을 먹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마련했으면 어떨까 한다.

메인무대도 날씨에 큰 영향을 받는 가을 해변축제라는 점을 감안해 동떨어진 장소에 대형으로 설치할 게 아니라 다소 작더라도 접근성이 좋은 장소에 설치하고 다양한 공연이 끊임없이 이어지도록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곰소젓갈축제는 현재의 그저 그런 프로그램 운영보다는 염전과 주변 나대지 등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해 젓갈축제 하면 곰소가 떠올리도록 대대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문화재야행은 시도는 좋았으나 야행장소와 프로그램은 너무나 열악했다.

차라리 시인 이매창의 삶, 그리고 연인 유희경과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컨셉으로 행사를 만들었다면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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