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 공무원 수십 명 수천만 원 군비로 2박 3일 연수…주요 일정 보니 관광·여행지

거제 ‘외도’ 방문, 모노레일·케이블카·루지 탑승 등
주민들 “개뿔 연수는 뭔 연수여 관광이지”
부안군 관계자 “해년마다 있고, 코로나 때문에 3년만에 간 것이다”

  • 기사입력 2022.10.29 21:36
  • 기자명 이서노 기자

“지난번에 김제나 인근 지자체에서는 다 지원금을 줬는데 부안군은 군민들에게 한 푼도 안 주더니 자기네들은 군비로 연수 핑계로 관광지나 갔다오고. 개뿔 연수는 뭔 연수여 관광이지.”

부안군 공무원 수십 명이 수천만 원의 군비로 최근 거제통영 일원으로 연수를 갔다왔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주민들이 보인 반응이다.

주말을 이용해 공무원 개인 돈으로 간다면 누가 뭐라고 할 군민들은 없겠지만 업무 공백이 발생할 수 있는 평일 근무 시간에 군민의 혈세로 수십명이 동시에 사실상 관광성 연수를 갔다 오면서 이 같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2박 3일(수목금) 일정으로 부안군 공무원 45명은 거제·통영 일원으로 연수 목적 선진문화탐방을 갔다 왔다.

읍면 관과소 직원 가운데 2명씩 선정돼 갔다 온 것이다.

노사 협약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이번 연수는 부안군이 추진했다.

연수 목적은 노사 상생과 화합 및 조직발전을 통한 군정 발전 방안을 함께 모색하고, 직무 추진의 노고를 격려함으로써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자긍심을 고취하고자 함이다.

하지만 연수라는 목적과 달리 주요 일정은 관광성 여행 코스로 짜여져 있다.

부안군이 공개한 일정표를 보면 첫날 방문지는 경남 거제 ‘외도’다.

외도는 관광지이자 여행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둘째날 방문지도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 및 모노레일 체험, 통영 케이블카 탑승과 루지 탑승 등의 일정으로 짜여져 있다.

마지막날은 통영 동피랑마을과 중앙시장 탐방이다.

이밖에 일정은 '노사상생을 위한 조합원의 역할' 특강 1회, 분임토의 2회, 그리고 자유시간이다.

나머지는 이동 시간과 식사 시간.

주요 일정은 관광 여행지로 채워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부안군이 연수라는 명목으로 군비를 들여 공무원들에게 근무 시간에 가을 관광성 여행을 보내준 것이나 다름이 없는 상황이다.

부안군에 따르면 이번 공무원들의 연수비 명목으로 군비 3500만원이 지원됐다.

이처럼 부안군 공무원 수십명이 군민이 혈세로 관광성 연수를 갔다온 사실이 전해지면서 군민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민 A씨는 “군민들에게는 한푼도 안 주더니 자기들은 평일 업무 시간에 군비로 관광성 연수를 갔다”면서 “그것도 2박 3일이나, 가려면 주말에 자기 돈 내고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일정도 휴일도 아니고 관광성 연수를 갔다 온 뒤 편히 쉴 수 있도록 수·목·금 평일로 짜놨다”고 꼬집었다.

B씨는 “무슨 연수냐 관광을 갔다 온 것이지, 해외 연수 갔다 오는 것도 보면 다 관광성”이더라면서 “부안 주변 지자체에서는 지원금을 다 주던데 부안은 군민들에게 10만 원도 안 주면서 공무원들을 위해서는 잘도 돈을 쓴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무원들만 보내주지 말고 군민들도 보내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안군과 공무원 노조 관계자는 “해년 마다 있다. 코로나로 인해 시행을 못했다가 3년만에 추진한 것”이라며 “노사화합이 주고, 노사화합 예산은 다른 시군에서도 다 편성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 때문에 그동안은 저희가 여비 자체를 선제적으로 다 반납을 했다”며 “이번에 코로나 풀리고 해서 전반기 때는 저희(부안군 공무원 노조)가 주도해서 여비만 받고 조합비로 갔다 왔고, 하반기는 사측(부안군)에서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워크숍이라는 게 전문교육이 아니다. 추세가 그렇고 대부분 프로그램들이 그렇게 되어 있다”고 해명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