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다비체육센터 준공식, 장애인 배려 부족 논란…“건물 외형만 컸지 내실 없다” 지적도

장애인들 “텅빈 체육관에 장애인들 준공식 왜 불렀는지 이해 안 간다”
“들러리 선 기분이었다” 불만의 목소리도
부안군 관계자 “개관식 아니고 준공식이었다. 공식 초정 아니었다”

  • 기사입력 2022.11.14 21:32
  • 기자명 이서노 기자
부안반다비체육센터 탁구장. 준공은 했지만 탁구대 등 탁구를 칠 수 있는 아무런 시설이 갖춰지지 않았다.
부안반다비체육센터 탁구장. 준공은 했지만 탁구대 등 탁구를 칠 수 있는 아무런 시설이 갖춰지지 않았다.

장애인체육관 부안반다비체육센터 준공식이 지난달 27일 열린 가운데 장애인 및 참석자들 사이에서 “건물 외형만 컸지 내실이 없다. 준공식에 장애인들을 들러리 세운 것이냐”는 등의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건물 규모에 비해 내부 체육시설이 미흡하고, 아무런 운동 시설도 갖춰 놓지 않은 상태에서 장애인들을 초청한데다, 준공식 테이프 커팅식에 참석해달라고 해놓고 배제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테이프 커팅식을 한다고 장애인들을 체육관 실내에 덩그러니 남겨 놓고 군수 등 정치권 인사들은 커팅식을 하고 난 뒤 아무런 인사도 없이 자리를 뜨면서 장애인들을 무시하고 준공식에 들러리 세운 것이냐는 불만도 제기됐다.

부안군에 따르면 부안반다비체육센터는 119억 원(국비 47억, 군비 72억)을 들여 부안읍 봉덕리 부안종합사회복지관 부지 일원에 연면적 3419㎡, 지하 1층에 지상 2층 규모로 신축됐다.

1층에는 사무실, 좌식배구·배드민턴·보치아 경기가 가능한 실내체육관과 탁구장, 헬스장, 탈의실, 샤워실, 수중 운동실 등이 마련돼 있으며, 2층은 당구장, 장애인단체사무실 8개소, 휴게실, 회의실 등이 마련되어 있다

그런데 119억 원을 들여 신축한 체육센터 치고는 이용 가능 종목 등 내실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2층 대부분이 장애인 사무실 공간으로 쓰이면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지은 체육관으로써 비효율적으로 조성 됐다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부안군은 준공식 이후 이달 1일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지만 최근까지 장애인단체 일부만 사무실에 입주한 상태다.

종목별 공간만 구분 되어 있을 뿐 탁구장엔 탁구대 하나 없고, 헬스장도 운동기구 하나 없으며, 2층 당구장은 당구대는 고사하고 푯말도 부착되지 않은 상태다.

장애인 체육관 신축을 애타게 기다렸던 장애인들은 이 같은 체육관 모습에 실망감을 드러내며 준공식에 대한 불만도 표출했다.

장애인 A씨는 “준공식이라고 가봤더니 내부는 아무것도 없이 텅텅 비어있었다”면서 “건물만 컸지 내실도 없고, 장애인 사무실도 책상을 놓고 나면 손님이 찾아와도 앉아서 차 한 잔 마실 공간도 없이 비좁다”고 꼬집었다.

이어 “테이프 커팅식에 참석해달라고 불러놓고 배제시키고, 또 아무런 운동 시설도 갖춰 놓지도 않고 뭐하러 이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을 불렀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게이트볼장은 비가림시설이나 실내에서 할 수 있도록 시설을 해주면서 장애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론볼장은 야외에 조성해 놓고 비가림 시설조차 해주지 않는다”며 “더운 여름이나 눈비가 올 때는 어떻게 경기를 하겠느냐, 장애인 차별이다. 차라리 론볼 경기장을 체육관 실내에 조성했어야 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B씨는 “다른 장애인체육관은 장애인 사무실이 1층에 있던데 부안군은 2층에다 해놨다”며 “거기에다 해놓으면 장애인들이 이용하기 불편해 자주 방문을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테이프 커팅식 때 장애인들은 체육관에 놔두고 자기네끼리만 테이프 커팅식을 하고 그냥 갔다”며 “들러리선 기분이었다”고 불쾌해 했다.

“개관식인 줄 알고 참석했는데 건물 내부에 아무런 체육시설 없어 황당했다”, “보치아 종목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했는데 전용 경기장을 만들어 활성화 하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우산만 하나 주고 물 한 잔도 준비된 게 없었다”라는 등의 불만도 나왔다.

이에 대해 부안군 관계자는 “개관식이 아니고 준공식”이었다면서 “(장애인들을) 공식적으로 초청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개관은 내년 3~4월쯤에 할 예정”이라며 “운동 시설은 오는 2차 추경예산에 일부 편성해 구입하고 나머지는 내년 본예산에 세워 순차적으로 갖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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