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진 빛났지만…‘개떡같이 말해도 찰떡 같이 알아들어라’란 말 맴돌게 한 행정사무감사

  • 기사입력 2022.11.30 19:34
  • 최종수정 2022.11.30 19:39
  • 기자명 김태영 기자
김태영 기자.
김태영 기자.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 같이 알아들어라’

올 부안군의회 행정사무감사를 지켜보는 내내 머릿속에 맴돈 말이다.

기자는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 같이 알아들어라’란 옛말이 왜 생겨났는지 이번 행감을 보면서 이해가 갔다.

2022년 부안군의회 행정사무감사(11월 16∼24일)가 지난 24일 막을 내렸다.

이번 행감은 제9대 부안군의회 의원들의 첫 활약상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고 나름 성과도 있었다.

몇몇 의원들은 깊이 있는 질의와 뼈아픈 지적을 쏟아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김원진 의원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김 의원은 정확한 분석결과를 내세우며 날카롭게 질의하는가 하면 쓴 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김 의원의 정확하고 날카로운 질의는 부안군청 대부분의 부서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그는 공무원들로 하여금 의회의 견제와 감시 기능이 어느 정도 작동한다는 걸 느끼게 했다.

군민감사관 미운영, 편법주민참여예산제도, 이원화된 업무분장, 내수면 문제 등을 지적한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김 의원의 이 같은 활약에도 이번 부안군의회의 행감은 전반적으로 미약했다.

의원들은 나름 감사를 한다고 공세를 폈지만 근거를 기반으로 한 팩트를 내놓지 못하면서 질의하는 수준에 그쳤다.

디테일 면에서는 수준이하 였다.

깊이도 없었다.

수박겉핥기 식이었다.

한마디로 준비부족이었다.

그러다 보니 문제점 등을 세부적으로 따지거나 답변을 이끌어내는 치밀한 전략도 실종했다.

게다가 핵심쟁점은 대부분 비껴갔다.

7일간(휴일제외) 수 백 건에 대한 행감을 펼치고도 ‘한방’이 없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집행부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귀를 의심케 하는 말들도 상당했다.

발음이 부정확해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도 적지 않았다.

그나마 발음이 부정확한 게 나은 편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상황들도 있었다.

사전에도 없는 수식어들이 나오는가하면 개념에 맞지 않은 용어들도 불쑥불쑥 튀어나왔다.

곱씹어야 간신히 알아들을 수 있는 말들이 수두룩했다.

‘비등비재’ 이 말을 듣는 순간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듣도 보도 못한 말이기 때문이다.

의도를 본 뒤 그 의원이 무슨 말을 하려 했는지를 알았다.

물론 이 말은 사전에도 없는 말이다.

의원들의 부정확한 발음과 개념 없는 말들은 행감의 주목도를 떨어트린다.

의원들은 주민들을 대표해 의정활동을 하는 만큼 언어사용에 있어서도 특별히 주의해야하고 잘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행감에서 보여준 몇몇 의원들의 부정확한 발음과 개념 없는 언어사용은 무척 아쉽다.

행감에 대한 아쉬움은 해마다 반복되는 듯하다.

매년 이맘때 이와 유사한 글을 써야하는 것 보면 말이다.

이번 행감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올 행감은 다를 줄 알았다.

중량감 있는 인물과 능력 있는 인물이 의회에 입성해서다.

그러나 결과는 역시나 였다.

그나마 김원진 같은 의원이 부안군의회에 있다는 게 다행스러울 뿐이다.

행감은 끝났지만 행감 만큼이나 중요한 내년도 예산심의가 12월 1일부터 펼쳐진다.

세밀한 예산심의를 통해 부안군의회가 한 단계 도약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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