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정명600주년 기념 600가족 결연 나무 표찰 관리소홀 도마위

표찰 대부분 훼손 되거나 없어져…일부는 땅 바닥에 나뒹굴어
결연 참여자 “결연 나무 못 찾아 서운했다, 관리가 안 된 것 같다”
주민 A씨 “전 군수 흔적 지우기 아니냐” 비판
부안군 관계자 “오래되다 보니 떨어진 것 같다”
“(결연나무 찾는 게) 의미가 있다면 공론화가 필요하다”

  • 기사입력 2022.12.15 14:29
  • 최종수정 2022.12.15 14:31
  • 기자명 이서노 기자
사진 오른쪽 하단 모습처럼 표찰들이 나무에 걸려 있어야 하는데 땅바닥에 떨어져 훼손되거나 방치되고 있다. 
지난 12일 썬키스로드. 결연나무인 낙우송에 붙어 있는 표찰이 거의 없다.

“엄마! 우리 나무가 어떤거야~”, “이 부근인 것 같은데, 나무에 이름표가 없으니까 어떤 나무인지 모르겠네.”

부안군이 추진했던 600가족 꿈나무 결연식에 참여했던 한 가족이 결연을 맺은 나무를 보러 썬키스로드를 들렀다가 표찰이 없어 어떤 나무인지 찾지를 못한 것이다.

타지역에서 살다가 모처럼 고향인 부안에 와서 자녀들과 함께 결연 나무가 잘 자라고 있는지 궁금해서 썬키스로드를 찾았는데 표찰이 없어 확인할 길이 없었던 것.

엄마는 아이들이 내 나무라고 생각하는 의미 있는 나무여서 땅 바닥에 떨어져 있는 표찰까지 살펴가며 결연나무를 찾으려 애썼지만 끝내 아이들의 이름이 적인 표찰을 찾지 못하고 실망감을 안고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부안군은 민선 6기 때 ‘부안정명 600주년을 기념하는 '600나무·600가족 꿈나무 결연식’을 제4회 마실축제 기간인 2016년 5월 7일 신운천 일원에서 개최했다.

이를 위해 부안군은 가족의 꿈과 희망을 기원하는 나무 600주와 결연 참가자 600가족을 인터넷 접수 등을 통해 모집했고, 선정된 참여자들은 행사 당일 나무에 직접 거름을 주고 가족의 이름 등이 새겨진 표찰을 나무에 달았다.

그런데 6년여가 지난 지금 가족의 꿈과 희망을 기원하며 걸어뒀던 표찰은 부안군의 관리 소홀로 인해 훼손되거나 대부분 사라져 어느 가족과 결연한 나무인지 분간하기가 어렵다.

일부만 나무에 걸려 있거나 나무 아래 바닥에 놓여 있는 채로 방치되고 있다.

지난 12일 결연 나무인 낙우송에 표찰이 얼마나 걸려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썬키스로드 일원을 찾았다.

먼저 자연마당을 들렀다.

신운천 공사로 인해 일부 결연 나무들이 이곳으로 옮겨져 있어서다.

이곳 나무 대부분은 표찰이 걸려 있었다.

표찰에는 ‘부안정명 600주년 기념 2016. 5. 7’이라는 날짜와 함께 ‘해영이 나무’, ‘영주네 나무’, ‘사랑하는 나의 보물’, ‘독수리 5가족 행복지키자’ 등 이름이나 소원, 응원 메시지 등이 적혀 있었다.

결연나무 행사가 진행됐던 썬키스로드로 이동해 나무 주변을 둘러봤다.

썬키스로드와 신운천 주변 나무들에서 표찰 일부만 확인 됐다.

600나무에 표찰이 걸려 있어야 하는데 눈에 띄는 표찰은 수십여개에 불과했다.

대부분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땅바닥에 방치돼 훼손되거나 나무 밑 이곳저곳에 관리가 되지 않은 채 널려 있었다.

어떤 것은 표찰이 깨져 일부만 남아 있는 것도 있었고, 나뭇 잎에 덮여 일부만 보이는 표찰도 상당 수 있었다.

결연나무 표찰 관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결연나무에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던 참여자들이 실망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결연나무 행사에 참여했던 한 참여자는 “아이들이 유치원 때 결연 나무 행사에 참여 했는데 거름을 뿌리고 명패에 두 아이의 이름을 적어 나무에 걸어놨다”며 “작년 추석 무렵 아이들이 내나무 보러가자고 해서 갔는데 이름표가 없어 나무를 찾을 수가 없었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어 “결연나무를 찾으려고 땅바닥에 떨어져 있는 표찰까지 살펴봤지만 결국엔 못찾아 아이들도 그렇고 저도 서운한 마음을 안고 돌아왔다”며 “부안군에서 관리를 안 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주민 A씨는 “내 나무라고 생각해서 애정을 가지고 있을 텐데 이름표가 없으면 어떻게 나무를 찾겠느냐”며 “전 군수 흔적지우기 아니냐, 그러니까 부안군에서 관리를 안 하고 방치 한 것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참여 가족들에게는 소중한 추억이고,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을 텐데 특히 아이들이 얼마나 실망을 했겠느냐”며 “부안군에서 추진해놓고 관리를 안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부안군 관계자는 “표찰에 대한 얘기를 듣기는 했다. 오래되다 보니 표찰이 떨어진 것 같다”며 “관리를 하려면 예산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찾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결연나무를 찾는 게) 의미가 있다면 공론화가 필요하다”며 “(당시 결연에 참여했던 명단) 자료가 있는지 확인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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