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농업기술센터 동절기 비 오는 날 ‘아스콘 포장’ 논란

춥고 비오는 날씨엔 하자발생률 높아 도로공사 시방서 원칙적 금지
부안군은 기온 0도 육박하고 6.6㎜ 강우량에도 아스콘 포장공사 강행

  • 기사입력 2022.12.31 17:27
  • 최종수정 2023.01.01 17:11
  • 기자명 김태영 기자

부안농업기술센터 과학영농시설 건립공사가 부실시공 논란을 빚고 있다.

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비까지 내리는데 아스콘 포장공사를 했기 때문이다.

부안군은 공사기간과 주변여건 때문에 불가피하게 공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추운 동절기 비오는 날 아스콘을 타설할 경우 아스팔트 강도가 약해지고 접착에 문제가 생겨 표면이 파이고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부안군 등에 따르면 군은 행안면 역리 234번지 일원에 98억여원을 들여 농업기술센터 과학영농시설 건립공사를 추진 중이다.

이 공사는 지난 2019년 착공해 2022년 12월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제는 추운 겨울철 비가 오는 가운데 부지일대에 아스콘 포장작업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포장공사는 부안군과 감리단장의 승인아래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안군과 감리단장은 입주가 촉박해 공사를 강행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부안군관계자는 “당일(12월 21일)아침에는 비가 가랑비 수준이었고 일기예보에도 비의 양이 적어 부서원들과 상의한 뒤 공사를 진행했다”며 “12월 말에 농업기술센터 관련부서 등이 입주해야 되는데 입주하기 위해서는 기층 포장이라도 돼 있어야하기 때문에 공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원래는 광장, 주차장 등 부지에 대한 아스콘 포장공사가 진즉 끝났어야 했는데 철거된 건물을 이용한 농업관련 단체 등이 최근까지 건물을 사용하다보니 건물철거가 늦어졌다”며 “때문에 모든 공사가 늦어져 공기를 맞추려다보니 이런 상황이 발생하게 됐다. 물의를 일으켰다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감리단장은 “입주를 빨리해야 해서 한 건데”라며 “이번 포장이 마무리는 아니다. 이번 포장은 밑에 층이고 날씨 좋을 때 표층을 또 한 번 해야 한다. 그래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체크를 해보니까 아스콘 온도는 문제가 없다”면서 “만약에 하자가 생길 경우 표층 공사 때 기층을 걷어내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현행 아스콘건설표준시방 품질기준에는 아스콘포장공사는 150도 이상 고온에서 생산된 아스콘을 공사현장으로 운반해 100도 이상 고온상태를 유지해 타설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비가 내릴 때 시공해서는 안 되고 작업도중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작업을 즉시 중지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물이 묻거나 온도가 낮을 경우 접착력이 떨어지고 다짐이 안 돼 들뜸 현상과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포장공사 전문 업체들도 이런 이유에서 동절기 시공을 기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종합건설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포장공사업체들은 동절기 시공을 기피 한다”며“하자발생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도로공사가 발간한 시방서에도 아스팔트 혼합물의 경우 영상 5도 이하일 때 시공해서는 안된다고 명시돼 있다”며“그런 만큼 추운 날씨, 그것도 비가 내리는 날 아스콘 포장공사를 했다면 매우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기상청 지역별 상세관측자료에 따르면 아스콘 포장공사가 진행된 부안군 행안면 역리의 12월 21일 강우량은 오후 2시 24분 기준 6.6㎜이었고, 최저 온도는 0시 기준 0.0도 였다.

부실시공 논란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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