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 회전교차로 설치 위치 부적절 비판 쇄도…추락 사고 우려 지적도

주민들 “사고 예방이 아니라 사고 더 나게 생겼다”
“여인상 로터리 사고 많아 폭 줄였는데 또 늘리느냐” 비판도 이어져
부안군 관계자 “문제가 있다고 하니 검토해 보겠다”
“(여인상 로터리) 경찰서에서 구조개선 요청 공문 왔었다”

  • 기사입력 2023.01.12 18:22
  • 최종수정 2023.01.18 19:47
  • 기자명 이서노 기자
계화면 창북 대창사거리.
계화면 창북 대창사거리.
계화면사무소 앞 회전식 로터리.
계화면사무소 앞 회전식 로터리.

부안군이 회전교차로 설치장소로 부적절한 위치인데도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지속적으로 회전교차로 설치사업을 추진하면서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그 배경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부안군은 작년에도 경사로에 비대칭 교차로인 데다 시야 확보도 안 되는 서문교차로(경찰서 사거리) 등에 회전교차로 설치를 위한 교차로 구조개선 사업을 추진하면서 적절성 논란과 함께 기형적인 교차로가 탄생할 것이라는 등 많은 질타를 받았다.

그런데 올해 또 지방도로 승격돼 확포장 공사가 예정돼 있고, 회전교차로가 설치될 경우 공간이 좁아 차량이 자칫 주변 농수로로 추락할 위험이 우려되는 곳인데도 회전교차로를 설치하려 하고 있다.

또 이미 회전교차로 역할을 하는 로터리가 설치되어 있는데도 그곳에 또 수억 원을 투입해 회전교차로를 설치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세웠다.

혈세 낭비가 지적되는 부분이다.

부안군에 따르면 두 곳에 회전교차로를 설치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각각 3억 원씩 6억 원(도비 3억 원, 군비 3억 원)이다.

부안군은 오는 3월께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8월까지 회전교차로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회전교차로 설치 대상지는 작년에 군도 14호선에서 지방도 705호선으로 승격된 간재로인 계화면 창북 대창사거리와 계화면사무소 앞 여인상이 세워진 회전형 로터리가 설치된 곳이다.

이 두 곳은 회전교차로를 설치할 특별한 이유가 없는 곳으로 꼽힌다.

특히나 대창 사거리는 확포장이 예정된 도로로 회전교차로를 설치할 경우 수년 뒤 철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도로 폭이 좁고 비대칭 사거리에다 사방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수로가 있어 회전교차로 조성시 추락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도로에 눈이 쌓이거나 빙판이 지는 동절기에는 차량이 미끄러져 수로로 추락할 위험성이 더 크다.

뿐만 아니라 대창사거리 주변엔 계화평야가 있어 영농철에는 대형 트랙터 등 농기계 이동이 빈번하고 볏짚이나 조사료 등 곤포 작업을 하는 대형 장비를 비롯한 5톤 트럭 등의 이동이 잦아 원활한 차량 통행을 위해서는 회전축이 커야 한다.

하지만 대창 사거리는 공간이 좁고 여유 부지가 없어 회전축을 넓게 회전교차로를 설치하는 게 쉽지가 않다.

따라서 이곳은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회전교차로 설치가 아니라 확포장 공사를 서둘러야 하고, 기존에 설치된 과속방지턱을 보완해야할 상황이다.

계화면사무소 앞 여인상이 세워진 회전식 로터리도 회전교차로를 설치 하는 게 오히려 사고 위험을 더 높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거 이곳 로터리 폭이 넓게 조성됐었는데 로터리와 추돌하는 사고가 잦고, 사망사고까지 발생하면서 현재 폭으로 축소했다는 주민들의 주장이다.

주민들은 또다시 과거처럼 회전 구간을 넓히는 건 사고 위험을 더 높일 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작년께 한 운전자가 음주 운전으로 로터리와 추돌해 사망했다.

이곳은 사고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회전교차로를 설치할 게 아니라 횡단보도 위치를 옮겨야 한다는 운전자들의 목소리가 더 많다.

여인상으로 인해 시야가 가리면서 운전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를 뒤늦게 인지를 하면서 인사 사고가 우려되기 때문.

주민들이나 운전자들은 부안군의 이 같은 회전교차로 설치에 대해 한심하고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민 A씨는 “미쳤다, 거기에다 무슨 회전교로를 설치 하느냐, 도로폭이 좁고 주변이 다 농수로라서 확장도 못하는데 사고 예방이 아니라 사고가 더 나게 생겼다”고 어처구니 없어 했다.

이어 “요즘 농기계들은 대형이 많아 트랙터에 로터리를 장착하면 3미터 가까이 되는 것도 있다”면서 “회전교차로를 설치하게 되면 차량 통행이 엄청 불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민 B씨는 “부안군이 정신 나갔다 보다, 확포장 하기로 되어 있는데 무슨 회전교차로를 설치 한다고 하느냐”며 “그리고 공간도 좁은데 거기다 회전교차로를 설치하면 대형 농기계나 큰 차들은 어떻게 다니겠느냐, 차가 회전하다 수로로 추락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여인상 있는 로터리도 예전에 사고가 많이 났고, 사망사고까지 나서 폭을 줄여놨는데 회전교차로를 설치해서 또 늘린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무슨 생각으로 회전교차로를 설치하려고 하는지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다”고 한심스러워 했다.

운전자 C씨는 “면사무소 앞 로터리는 회전교차로를 조성할 게 아니라 횡단보도 위치를 옮겨야 한다”며 “여인 조각상 때문에 시야를 가려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가 잘 안 보여 운전을 하다 깜짝 깜짝 놀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라고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운전자 D씨는 “부안군은 한다면 다 해버린다. 부안중학교 뒤 경찰서 가는데도 결국엔 회전교차로를 만들고 있다”며 “문포 가는데도 회전교차로를 만들어 놨는데 거기는 너무 넓게 해놔 승용차나 1톤 차들은 회전교차로를 안 돌고 바로 그냥 좌회전해서 간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부안군 관계자는 “지방도 승격은 됐지만 지정은 되지 않았고 확포장 공사를 하려면 오래 걸린다”며 “(대창 사거리에서) 사고가 많이 발생했고, 주민들의 민원이 있어 회전교차로를 설치하려고 하는데 (회전교차로 설치시 교통이 불편하고 더 위험하다는) 문제가 있다고 하니 검토를 해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계화면사무소앞 로터리 회전교차로 설치와 관련해서는 “작년에 로터리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고, 경찰서에서 구조개선을 요청하는 공문이 왔었다”며 “회전교차로를 설치하면 횡단보도 위치도 옮겨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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