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날 같다”…부안읍 젊음의거리 설치 ‘등’ 도마위

주민들 “젊음의거리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다”
대낮인데도 일부 구간 조명 켜 있어 예산낭비 지적도
부안군 관계자 “매화풍류마을 주민협의회에서 결정한 것”
주민협의회 관계자 “거리가 환해졌고 예쁘다고들 한다”

  • 기사입력 2023.01.30 17:34
  • 최종수정 2023.02.01 21:13
  • 기자명 이서노 기자
지난 27일 젊음의 거리. 부처님 오시날을 연상케 하는 등이 가로수에 길게 늘어서 걸려 있다.
지난 27일 젊음의 거리. 부처님 오시날을 연상케 하는 ‘등’이 길게 늘어서 있다.
환한 대낮인데도 ‘등’에 불이 켜져 있다.

부안읍 젊음의 거리에 설치된 ‘등’이 “부처님 오신날 걸어 놓는 ‘등’ 같다, 젊음의거리 콘셉트와 맞지 않다”는 등의 지적이 나오며 도마에 올랐다.

이 ‘등’이 거리 분위기나 시기적으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주민들 사이에서 부정적으로 인식 되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 못한 것.

뿐만 아니라 일부 구간은 낮 시간대에도 ‘등불’이 켜 있어 관리소홀과 예산낭비 지적도 받고 있다.

이 ‘등’을 본 주민들은 “사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날 느낌이 난다, 콘셉트에 맞지 않다”라는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부안군에 따르면 이 ‘등’은 작년 크리스마스 하루 앞둔 12월 24일 구도심 상권 활성화를 위한 ‘제1회 매화사랑 풍류축제’를 개최하면서 설치됐다.

매화풍류마을 주민협의회(8개 마을) 주최로 열린 이 축제는 ‘매화풍류마을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으며, 축제비용으로만 4300여 만원이 쓰였다.

이 예산 가운데 일부가 ‘등’을 설치 하는데 사용됐다.

‘등’이 설치된 구간은 젊음의 거리 물레방아공원~시계탑(카이로스 광장, 군청길) 앞까지 120여미터에 달하며, 85개 정도의 ‘등’이 설치되어 있다.

당초는 축제 기간을 위해 ‘등’을 설치했지만 부안군이 1월 말까지 유지해 달라고 해서 현재까지 철거되지 않고 있다는 게 부안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 ‘등’이 어떤 모습으로 설치되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 27일 젊음의 거리를 찾았다.

물레방아공원에서 시계탑 부근까지 노란 항아리 형태의 ‘등’이 가로수와 연결돼 길게 늘어서 있었다.

마치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사찰 등에 걸어 놓은 ‘등’을 연상케 했다.

‘등’ 안에 백열전구가 있었고, 물레방아공원 주변에 설치된 ‘등’은 대낮인데도 불이 켜있어 관리도 안일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젊음의 거리라는 테마와 연계성도 전해지지 않았고, 어떤 이유에서 ‘등’을 설치했을까라는 의구심마저 불러일으켰다.

이 ‘등’을 본 주민들도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한 주민은 “며칠전 젊음의거리에 걸려 있는 ‘등’을 보고 부처님오신날인가라는 생각이 순간 들었다”며 “노란색 ‘등’을 걸어놨는데 젊음의 거리라는 이름과 어울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요즘 전기료도 올라 절약해야 할 상황인데 환한 대낮인데도 불이 켜 있는 ‘등’도 있었다”며 “이런 게 혈세 낭비가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또 다른 주민들은 “예산만 낭비되게 뭐하려고 ‘등’을 설치 했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굳이 없어도 될 ‘등’을 설치했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어야 설치한 시설이 빛을 발하고 돈을 쓴 값어치를 한다”며 “어울리지 않는 시설은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고, 오히려 돈만 들이고 거리 분위기를 깎아 먹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부안군 관계자는 “축제 기간에 설치됐고, 매화풍류마을 주민협의회 주민들이 선택해 ‘등’을 설치한 것”이라며 “축제팀에서 협조 요청을 해와 주민들에게 1월 말까지 유지해 달라고 부탁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매화풍류마을 주민협의회 관계자는 “(부처님오신날에 거는 ‘등’ 같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일부에서 그런 말이 나올 수는 있다”면서 “하지만 (매화풍류) 8개 마을 주민들은 다 좋아 하고 , ‘등’이 설치되면서 어두운 거리가 환해졌다. 예쁘다고들 한다. 계속 ‘등’을 설치해 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낮에 '등'이 켜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시간에 맞춰 전등 불을 켜고 꺼지는) 센서가 고장이 나서 일부 구간은 (낮에도) 불이 켜 있다”며 “수리를 하려고 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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