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력항 부지 사용 놓고 가력항 어민협회 VS 대항어촌계 ‘대립각’

가력항 구역 논쟁까지 벌어져
대항리어촌계 측 “대항리 지번으로 대항리어촌계 구역이다”
가력항 어민협회 측 “새만금 내측 어선 대체어항으로 조성됐다”
양측 의견 대립 팽팽…당분간 갈등 계속 이어질 듯
부안군 관계자 “양측 원로들 만나 화해 하도록 협의 하겠다”

  • 기사입력 2023.02.01 22:38
  • 기자명 이서노 기자
가력항.
가력항.

새만금 내측 어선 대체항으로 조성된 가력항 부지 사용 문제를 놓고 '가력항 어민협회'와 '대항어촌계' 간 대립각을 세우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어구보관창구 설치 문제로 시작된 사태가 가력항 구역 다툼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가력항 어민협회는 가력항이 내측 어선 대체어항으로 조성됐다는 입장이고, 대항어촌계는 대항리 지번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대항어촌계 구역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서로 대립각을 세우면서 가력항 어민협회 회원이었던 대항어촌계원들이 탈퇴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고, 가력항 무단 전기 사용 문제로 잡음이 이는가 하면 한국해상풍력에서 부안 어민들을 위해 지원한 보조사업 문제도 대두되는 등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고 있다.

가력항을 지키기 위해 부안 어민들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서로 공감을 해 화해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주장하는 바가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사태가 단기간에 마무리 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가력항은 조성 초기부터 내측 어촌계원 등으로 구성된 가력항 어민협회 중심으로 관리 되어 왔고, 내측 어민들뿐만 아니라 대항어촌계원들도 다수 가력항 어민협회 회원에 포함되어 있어 그동안 큰 마찰은 없었다.

때문에 어민협회와 대항어촌계 간 가력항 부지 사용 문제를 놓고 대립구도는 형성되지 않았다.

그런데 작년 여름께 대항어촌계에서 가력항에 어구보관창고를 설치하면서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가력항 어민협회가 사실상 가력항 관리 주체 역할을 해왔는데 대항어촌계 측에서 어민협회와 아무런 협의도 없이 어구보관창구를 가력항에 설치한 것.

가력항은 면적이 좁은 데다 컨테이너 등이 다수 설치돼 공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가력항 어민협회 측은 어구보관창고 설치에 대해 회의를 거쳐 답변을 주기로 했고, 대항어촌계 측도 이런 가력항 어민협회 측의 요구에 받아들여 일단 어구보관창고를 가력항에서 다른 장소로 옮겼다.

하지만 어구보관창고 설치에 대한 가력항 어민협회 측의 답변은 무단 전기 사용문제가 불거지면서 미뤄졌다.

가력항 어민협회에서 새만금사업단에 요청해 전기 용량을 끌어왔는데 청년회사무실 등에서 어민협회와 아무런 협의도 없이 전기를 무단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어구보관창구 설치 문제는 뒷전으로 밀린 것.

가력항 어민협회는 도둑 전기 사용이라며 전기를 차단했고, 대항어촌계는 일주일만 시간을 달라고 했는데 3주가 다되도록 답변이 없다는 이유에서 어구보관창구를 가력항에 또다시 가져다 놨다.

대항어촌계는 그뒤 추가로 냉동창고를 설치했다.

이렇듯 악순환이 반복 되면서 상황은 더 악화됐다.

급기야 가력항 어민협회는 어민협회 이사였던 대항어촌계장을 해당행위 등의 이유를 들어 지난 연말 총회에서 표결에 부쳐 제명처리 했고, 이에 질세라 대항어촌계는 대의원 회의를 거쳐 가력항 어민협회 소속 계원들을 탈퇴 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결국 가력항 이용 어민은 가력항 어민협회와 대항어촌계로 양분됐고, 어민들의 풍어와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매년 가력항에서 개최되던 풍어제도 2일은 가력항 어민협회에서 3일에는 대항어촌계에서 각각 따로따로 열기로 했다.

현재 양측은 서로 책임을 전가하고 구역 다툼까지 벌이며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양측 어민들 간에도 의견차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대항어촌계 한 계원은 “부안군에서 가력도를 지키는 데 그분들(가력항 어민협회)이 역할을 한 것은 분명히 맞다, 노고는 있는 부분”이라면서도 “가력도 어민협회 입장에서는 우리가 뺏어 간다고 생각하는 입장이고, 대항리어촌계는 지번상으로 대항리 가력도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민협회가 가력항 주인은 아니다. 항구라는 것은 국가에서 만들면 어민들 누구나 편하게 써야 하는 것 아니냐”며 “어구보관창고를 어민협회의 허락을 받고 설치해야 한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것 같다”고 꼬집었다.

가력항 어민협회 한 어민은 “아직도 비안도 어민들은 가력항을 군산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가력항은 새만금 공사를 하면서 내측에 배 댈 곳이 없어서 만든 대체어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력항은 대항어촌계 것이 아니다”며 “대항어촌계 어구보관창고면 대항어촌계에 놔두어야지 왜 내측 대체어항인 가력항에 놔두려고 하느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가력항 어민협회 관계자는 “어느날 말 한마디도 없이 (가력항에) 어구보관창고를 갔다놨다. 그래서 일주일정도 기다리면 협의를 해서 해줄 수 있게 하겠다고 했는데 그 과정에서 몰래 전기를 쓴 것이 발각됐고, 어구보관창고 문제는 뒷전으로 밀렸다”며 “저희가 수년간 겪어 오면서 (가력항) 전기가 굉장히 문제가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농어촌공사와 협의 끝에 전기를 30kw를 끌어왔는데 말 한마디도 없이 자기들 청년회사무실 전기로 끌어다 쓰고,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해경초소가 대항리 지번이라고 해서 대항리 구역이라고 주장하는데 가력항은 내측 어선들을 위한 대체항으로 조성됐다”며 “가력항이 처음 생길 때부터 군산 지선이라고 해서 싸움도 피터지게 했다. 가력항 초기부터 어민협회에서 관리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한국해상풍력 보조사업 문제도 언급했다.

가력항 어민협회 관계자는 “느닷없는 냉동창고를 설치해서 알아보니 해상풍력에서 부안 어민들을 위해서 지원 했고 대항어촌계나 특정 단체에 지원한 것이 아니다”며 “위도와 격포는 5톤짜리 지게차를 놨는데 가력항에는 5평짜리 냉동창고를 가져다 놨다. 지게차라면 여러 어민들이 쓸 수 있을 텐데 5평 냉동창고는 혼자 사용해도 부족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항어촌계 관계자는 “가력항 관리주체가 새만금사업단이고 거기서 허락을 받아 어구보관창고를 가져다 놨다”며 “(가력항 어민협회)와 협의를 안 했으니까 바깥으로 옮겨놨다가 일주일 안에 협의해 줄테니까 (어구보관창고를) 갔다 놓는 것으로 하자고 해서 크레인을 동원해서 외부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일주일 안에 답을 주기로 해 기다렸는데 3주가 다 지나가는데도 기다리라고만 하고 아무런 이행을 안 해줘 어구보관창고를 다시 갔다놨다”며 “우리가 행정하고 함께 해루질 계도도 하고 또 수협하고 정화작업도 하고 가력항 발전을 위해 미래지향적으로 좋은 일들을 펼쳐 나가자 하고 있는데 전기를 불법으로 도용했네, 청년회를 폄하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19개 어촌계에서 덜 가져가는 것으로 하고 어업활동을 하는데 배려를 하자 회의를 해서 가력도 어민협회는 어구보관창고를 5000만 원, 대항어촌계는 2000만 원, 어촌계에서 가져갈 몫을 가력도 어민들한테 사실은 배려를 한 것”이라며 “냉동시설 등 여러 가지가 필요한데 행정에서 지원을 안 해주니 하나를 갔다 놓으면 2개를 요구를 할 수 있고 도약의 계기가 되자라는 취지에서 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부안군 관계자는 “가력항이 면적이 좁다 보니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며 “양측 원로들을 만나 원만하게 화해할 수 있도록 협의 하겠다”고 밝혔다.

가력항 어민협회와 대항어촌계 간 갈등의 골은 깊어가고 있지만 부안군도 이처럼 마땅한 해법은 없고, 서로간 입장차는 커 어는 한쪽에서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지 않는다면 당분간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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