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 노인회장의 브레이크 없는 사리사욕…급여 없음에도 매월 300만원씩 챙겨가

업무추진비 연 400만원에 명절휴가비 300만원도 별도로 받아
노인회 분회장 “노인회가 언제부터 부패의 온상이 됐나” 한탄

  • 기사입력 2023.02.23 10:44
  • 최종수정 2023.02.23 10:46
  • 기자명 김태영 기자

대한노인회 부안군지회장의 사리사욕이 점입가경이다.

도덕적 해이를 넘어 부끄러운 자화상으로 묘사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탐관오리보다도 더 부도덕한 사람이라는 비판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무보수 명예직인 지위를 이용해 시골 노인들의 쌈짓돈을 걷어 자신의 욕심을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노인회 부안군지회 등에 따르면 부안노인회 이사회는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어 부안관내 477개 경로당으로부터 각12만원씩을 연회비 명목으로 걷어 마련한 예산 5700여만원 중 4300만원을 노인회장 활동비(3600만원)와 업무추진비(400만원), 명절휴가비(300만원)로 지급하기로 의결했다.

노인회 활성화 및 노인복리 향상 등을 위해 쓰여야할 노인들의 소중한 회비를 사실상 노인회장 급여로 지급하기로 결정한 것인데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다.

이와 같은 활동비 등은 지난해 7월 노인회장이 취임하면서부터 급여(300만원)와 업무추진비 형태로 매달 지급됐고 추석명절과 설 명절에는 따로 명절휴가비로 각각 150만원씩을 추가로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사회여론은 들끓고 있다.

무보수로 지역 노인들을 위해 봉사만 하고 있는 줄 알았던 노인회장이 뒤로는 시골 어르신들의 쌈짓돈으로 사리사욕을 채우는 구린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져서다.

노인회 이사들도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노인회장 활동비로 쓰이는 노인회 예산은 지원금이 아니기 때문에 부안군 등 타 기관에서 관리감독 할 수 없어 이사회에서 예산이 적법하게 쓰이도록 감시 조정해야 하는데 예산 대부분을 노인회장 급여 명목으로 쓰이도록 방관해서다.

사실 이 같은 비상식적인 일은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

지난해 노인회 선거에서 현 회장을 지지한 부안군행정동우회 회원 중 부끄러운 줄 모르는 성향을 가진 몇몇 회원들이 노인회 수석이사로 임명돼서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겼다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부안군 노인회는 전 노인 회장에게도 수년(2018년 5월∼2022년 6월)간 매월 300여만원의 급여를 지급해 큰 파장을 일으킨바 있다.

부안노인회는 당시 관내 경로당으로부터 연회비 명목으로 걷은 예산과 대한노인회(부영회장)로부터 지원받은 예산(매년 1200만원)을 더해 매월 300만원을 회장에게 지급했는데 부안뉴스가 2020년 8월 23일 ‘급여 없다던 노인회장…매월 300여만원 현금 받아가 ‘과도한 처우’ 논란‘이란 제목으로 이 같은 사실을 보도해 지역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고 이로 인해 전 회장이 지난선거에서 낙선하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현 회장도 이런 사실을 알기에 지난해 노인회장 선거과정에서 ‘경로당 연회비를 절감 하겠다’는 공약을 걸었고, 당선소감에서도 “경로당에서 부담하는 연회비를 절감하여 어르신이 행복하고 편안한 부안군지회를 만들겠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이러한 약속은 단 한 차례도 지켜지지 않았고 오히려 전 회장보다 더 많은 욕심을 챙기는 모습을 보이면서 비난 여론을 자초하고 있다.

부안 노인회 측은 “노인회는 사단법인으로 이사회를 거쳤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지역여론은 싸늘하다 못해 비난여론이 일파만파 확산하는 모습이다.

노인회 분회장들 조차 매우 잘못된 일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한 분회장은 “노인회장이 지난해 선거과정에서 경로당 연회비를 줄이겠다고 공약하더니 당선된 뒤 공약을 지키기는커녕 오히려 연회비를 자기 사리사욕을 챙기는데 쓰고 있다”며 “노인회가 언제부터 부패의 온상이 됐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이어 “노인회 예산을 노인회 활성화와 노인들의 복리증진을 위한 노인회 직원들의 활동비로 유용하게 사용해야 하는데 직원들의 활동비는 줄이고 노인회장 잇속에만 사용되고 있다”면서 “이런 노인회를 누가 공경하고 따르겠느냐”라고 비판했다.

한 전임 공무원은 “현 노인회장은 공무원출신으로 퇴직공무원들의 모임인 행정동우회가 밀어서 당선됐다고 주위에서 말한다. 그러면 공무원출신답게 봉사를 해야지 시골노인들의 피 같은 돈으로 사리사욕을 챙긴다”면서“후배 공무원으로서 참으로 참담하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일 이게 사실이라면 노인회장은 부패한 탐관오리보다 더 부도덕한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한 지역 정치원로는 “노인회는 국민이 낸 세금으로 운영되는 단체로 노인일자리 지원센터와 노인대학 등을 운영 하며 노인들에게 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정작 이 단체를 이끌고 있는 회장이 봉사보다는 자기 욕심 챙기기에 급급하고 있다고 하니 머라 할 말이 없다”며 “노인회장자리가 당초 취지에 맞지 않게 변질된 것 같아 지역 젊은이들 볼 면목이 없게 됐다”고 씁쓸해 했다.

이와 관련 부안노인회장은 최근 부안뉴스가 노인회장의 급여에 대해 지역사회 여론도 좋지 않고 상식적으로도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자 “현재 매월 300만원의 급여를 받고 있는데 여론이 좋지 않다고 하니 (활동비를) 검토해 조정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부안군노인회 정관에는 노인회장은 비상근으로 급여는 없고 수당 명목으로 적당량의 업무추진비를 지급한다고 되어있을 뿐 처우와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진 게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 지역 노인회 정관 역시 이와 비슷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대부분 노인회장 활동비로 월 100만원 안팎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안 노인회의 기본 운영방침은 ‘자랑스런 노인! 존경받는 어르신’이라고 한다.

시골 노인들의 쌈짓돈을 걷어 사리사욕을 챙기는 그런 부도덕한 노인 그리고 그 단체.

과연 어느 누가 그 노인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존경할 수 있을까.

참담한 심정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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