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시대 맞아 부안군 관내 논값 하락…매입자 없어 거래도 ‘뚝’

논값 평당 1만원~2만5000원 하락
천정부지 치솟던 계화평야 논값도 하락 전환
작년에 논 매입한 일부 농민들, 논값 하락에 수천만 원 손실
부동산 업계 관계자 “실거래가 평당 논 가격 1만5000원~2만5000원 하락했다”
농어촌공사 부안지사 “매달 1000~2000원 하락, 올해 지속적으로 하락 할 것 같다”

  • 기사입력 2023.02.23 21:42
  • 기자명 이서노 기자
계화평야.
계화평야.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부안군 관내 논값도 하락하고 있다.

작년 최고 평당 16만원대를 기록했던 계화평야 논 1필지 가격은 평당 15만 원대로 떨어지고 최저 가격은 11만원대까지 형성되고 있다.

20~30여년 전 평당 3~4만 원 했던 계화평야 논값이 오름세를 계속 이어가며 작년에 최대 16만 2000원까지 기록했었는데 마침내 하락 추세에 접어들은 것이다.

계화평야 이외 다른 지역도 논값이 하락하고 있다.

부안군 관내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금리가 오르면서 개인간 거래는 적게는 평당 1만5000원~2만5000원까지 논값이 하락했다.

계화, 동진 등은 11만5000원~12만5000원, 백산·주산·줄포 등은 평당 9만원~11만 원 사이에서 실거래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거래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농지법이 강화된 데다 논을 매입해 농사를 짓느니 은행에 넣어 이자 수익을 받는 게 더 낫기 때문이다.

계화평야 경우 논 1필지(1500평) 가격은 현 시세로도 2억 원이 넘어 연 4%대 이자율로 계산하면 1년 이자로만 받는 돈이 800만 원이 넘는다.

오히려 농사를 짓는 것보다 이자 수익이 훨씬 더 낫다.

농어촌공사 부안지사의 논 매입가는 개인간 거래에 비해 시세가 조금 높아 부동산 업계에서 바라보는 것과는 다소 가격 차이가 난다.

농어촌공사는 감정가를 기준으로 논을 매입하기 때문인데 부안지사가 보는 관내 논값 하락 폭은 1만원 수준이다.

부안지사 관계자는 “부안지역 논값이 평균 1만원 정도 하락한 것 같다”며 “실거래가 보다는 높지만 매달 1000~2000원정도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논 매입 예산이 작년에 120억 원, 올해는 140억 원으로 한정되어 있는데 팔 사람은 많고 살 사람은 없어 예산이 빨리 소진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 한해는 논값 하락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예측 했다.

그러면서 “계화 평균 논값은 평당 14만 원 정도로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논 가격이 하락하면서 손실을 보는 농민들도 생겨나고 있다.

올 들어서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논값이 하락하면서 작년에 논을 매입한 농민들은 수천만 원씩 손실을 보고 있다.

실제 계화평야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민은 작년에 논을 구입했는데 논값이 하락하면서 수천만 원의 손실을 봤다.

농민 A씨는 “작년에 논 3필지를 평당 15만 원에 샀는데 올해 논값이 하락하면서 9000만 원은 손해를 본 것 같다”며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느냐, 어차피 농사를 짓기 위해 구입을 했기 때문에 크게 걱정은 하지 않는다. 나중에 또 오르지 않겠느냐”고 논값 하락에 크게 게의치는 않았다.

또 한 농민은 계화면 창북리에 위치한 육답 2필지(1필지 1200평)를 평당 13만 원에 구입을 했는데 역시 논값 하락으로 수천만 원의 손실을 입었다.

이자율이 높아지면서 논을 팔아 은행에 넣어 놓는 경우도 있다.

농민 B씨는 “작년에 어느 은행에서 이자를 10%정도 준다고 하니까 아는 분이 논 5필지를 팔아 은행에 예치를 시켰다”면서 “5필지면 10억 원이 넘는데 이 돈이면 은행에 넣어 놓고 이자를 받는게 농사를 짓는 것 보다 훨씬 더 낫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관내 부동산 업계는 당분간 논값이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농사를 지어도 농약값 등 빼고 나면 100만 원정도 떨어지는데 거기다 직불금좀 보태면 겨우 유지나 하는 정도다. 그런데 누가 논을 사서 농사를 짓겠느냐”며 “농지법도 강화되고 논 구입할 돈으로 은행에 넣어 놓고 이자 수익을 받는 게 낫기 때문에 논을 사려고 하는 사람들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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