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삥’뜯어 착복하는 것도 모자라 신문강매까지…부패의 온상 전락한 부안노인회

  • 기사입력 2023.03.09 22:39
  • 최종수정 2023.03.09 22:40
  • 기자명 김태영 기자

대한노인회 부안군지회장이 부안관내 477개 경로당으로부터 각12만원(매년)씩 ‘삥’을 뜯어 매월 400여 만원을 착복하고 있는 것도 모자라 이번에는 대한노인회 측과 관련된 신문 ‘백세시대’를 구독하지 않으면 일자리를 주지 않는다는 의혹까지 터졌다.

또한 매월 부안노인회 등에서 받아가는 활동비와 업무추진비, 명절휴가비도 당초 알려진 (연)4300만원보다 많은 5020만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딸까지 부안노인회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비판이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유야 어찌됐든 이정도면 썩을 대로 썩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놓인 것이다.

추악한 민낯으로 비친다는 얘기다.

노인회장 자리는 노인일자리 등을 지원하는 봉사단체를 운영하는 무보수 비상근 명예직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부안노인회장 자리는 시골노인들의 쌈짓돈이나 등쳐먹는 부패의 온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부안노인회장 자리가 사회악으로 변질되기 시작한건 2018년 노인회가 노인일자리 등의 위탁사업을 맡은 이후부터다.

당시 노인회장은 노인일자리를 담당하는 직원들보다 회장이 돈을 적게 받아선 안 된다며 업무추진비 등을 월 300백만원 수준으로 올려 매월 급여 식으로 착복했다.

이 과정에서 내부반발이 일었고 사무국장이 견디다 못해 그만 두기도 했다.

특히 부안뉴스가 2020년 8월 23일 ‘급여 없다던 노인회장…매월 300여만원 현금 받아가 ‘과도한 처우’ 논란‘이란 제목으로 이 같은 사실을 보도해 큰 파장이 일었지만 노인회장의 탐욕은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 회장은 이일로 지난해 노인회장 선거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다.

현 회장도 이를 의식하듯 지난해 선거에서 경로당 연회비를 줄이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사실상 노인회장이 매월 받아가는 활동비 등을 가져가지 않거나 대폭 줄이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하지만 그는 정작 당선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약속이행은 시도조차 하지 않고 오히려 전 회장보다 더 많은 사리사욕을 챙기는 모습을 보이는 형국이다.

실제 그는 시골 경로당에서 뜯은 ‘삥’(4300만원)과 부안군이 지급하는 업무추진비(720만원)를 사실상 급여 식으로 매월(420여만원) 받아가고 있다.

그런데 이 많은 돈을 매달 받아가면서도 세금 같은 건 단 한 푼도 내지 않고 있다.

더욱이 노인회장이 공무원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연금과 급여를 합한 금액이 일정금액을 넘을시 가감되어야 하지만 이마저도 가감되지 않고 있다.

급여가 아닌 활동비라는 교묘한 편법을 쓰고 있어서다.

뒷골목 양아치들이 삥을 뜯어 법 테두리 밖에서 아무렇게나 쓰는 행태와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같은 부도덕한 짓이 버젓이 지속되는 데는 노인회 이사회가 이를 묵인하고 방조하기 때문인데 개선해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부추긴다는 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한 노인회 이사는 부안뉴스와의 통화에서 한 수석부회장이 노인회 회의석상에서 “경로당 연회비를 줄이겠다”고 한 노인회장의 공약을 두고 “공약은 임기 내에만 지키면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말은 공약은 임기가 끝날 때 지키면 된다는 뜻으로 사실상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풀이돼 쓴웃음이 나오게 한다.

회의석상에서 나왔다는 이 짧은 말은 그의 비뚤어진 인식이 함축되어 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고 노인회 이사회가 이를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도덕적으로 더 큰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부안노인회는 이처럼 부도덕한 짓도 모자라 시골 각 경로당이 구독료가 연 7만원인 ‘백세시대’를 구독하지 않을 경우 노인들의 일자리를 주지 않는 등 불이익을 준다고 한다.

대한노인회 측이 발행한 신문을 강매하는 꼴인데 갑질 중 상갑질을 자행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렇다보니 관내 383개 경로당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신문을 구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악행이 계속되자 참다못한 하서면 어르신들은 지난달 하서면에서 열린 ‘2023군민소통대화’자리에서 권익현 군수에게 구독료를 행정이 대신 내줄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당시 한 어르신은 “백세신문은 글씨가 적어 불수도 없는데 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부안군이 돈(구독료)을 대신 납부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한쪽에서 “신문을 안 봐도 된다”고 하자 또 다른 어르신이 일어나 “신문을 안보면 일자리를 안주니까 그러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노인회로부터 갑질을 당하고 있다고 공식적인 자리에서 호소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얼마 전 기자에게 한통의 전화가 왔다.

“부안뉴스가 보도한 부안군노인회장과 관련한 기사를 보고 같은 노인으로서 미안해서 젊은이들에게 머리를 못 들겠다고.”

그러면서 “노인회 몇몇 노인들의 잘못이 아닌 방관한 부안노인 모두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부정부패를 저지른 노인들은 따로 있는데 존경받아야할 어르신이 대신 사과한 것이다.

노인회의 가장 큰 무기는 어르신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노인회가 시골노인들에게 삥을 뜯어 회장 주머니에 넣어주고 경로당이 신문을 보지 않을시 보복하는 비도덕적이고 비상식적인 방식으로 운영된다면 어느 누가 어른으로 보겠는가.

또 아무리 딸이 정당하게 들어왔다고 말한들 부도덕한 짓을 일삼는 아버지가 회장이라면 믿고 공감하는 이가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다.

부안뉴스가 지난달 23일 ‘부안군 노인회장의 브레이크 없는 사리사욕…급여 없음에도 매월 300만원씩 챙겨가’를 보도하자 부안노인회는 다음날인 24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회장 활동비를 월 3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줄였다고 한다.

그렇지만 비판 여론은 오히려 더욱 확산하고 있다.

노인회가 보여주기 위해 사실상 수박 겉핥기식 조치를 취한 셈인데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회장 활동비를 줄였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연간 3800만원을 착복하는 건 매한가지다.

노인회는 노인회장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노인들의 쌈짓돈을 어렵고 힘든 노인들에게 써야한다.

그리고 노인회장에게는 활동비조로 연간 1500만원 안팎 정도만 지급해야 한다.

아울러 이 같은 기사를 쓰는 기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고 운운하고 원망하기 전에 노인회 이사회는 왜 이런 기사가 나왔는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존경받는 어르신! 자랑스런 노인!’이란 노인회의 기본운영방침이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철저한 자기반성을 통한 조직의 정화가 이뤄져야한다.

만일 정화를 통해 개선할 의지와 용기가 없다면 노인회장과 이사들 모두 사퇴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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