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순식 조합장 “26년간 경험 살려 농협 위해 봉사하고 싶다”

  • 기사입력 2023.03.19 21:06
  • 기자명 이서노 기자

지난 8일 치러진 제3회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현역 조합장들이 대거 당선됐다.

농·수·축협·산림조합 등 부안군 관내 9개 조합 가운데 8개 조합 현직 조합장들이 이번 선거에 출마했고, 이 가운데 6명의 조합장이 재신임을 받았다.

이번 선거에서 현직 조합장 가운데 부안중앙농협 신순식 조합장만 출마를 하지 않았다.

조합장 선거에 출마한 이후 단 한 번도 자리를 빼앗긴 적 없이 내리 6선을 이어온 신 조합장으로서는 7선에 도전할 법도 한데도 출마를 하지 않은 것이다.

부안뉴스는 신 조합장이 어떤 이유에서 이번 선거에 출마를 하지 않았는지 등이 궁금해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지난 16일 부안중앙농협 조합장실에서 신 조합장을 만나 이번 조합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은 이유와 앞으로 계획 등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신 조합장은 이달 20일자로 퇴임을 한다. / 편집자 주

 

신순식 부안중앙농협조합장.
신순식 부안중앙농협조합장.

- 이번 조합장 선거에 출마를 하지 않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말씀해달라.

약속을 지킨 것이다. 지난 2019년도 조합장 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약속을 했다. 이제는 바통을 넘겨 줄테니 준비를 하라고 했다. 일부에서는 아직 조합장을 그만둘 나이는 아닌데 출마를 권유한 분들도 있었지만 그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을 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 우리농협의 발전을 위해 비전을 갖고 준비한 분들을 위해 길을 열어주는 것, 떠날 때를 알고 자리를 내려 놓는 것도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여러가지 이유에서 이번 조합장 선거에 출마를 하지 않았다.

-26년간 조합장으로서 농협을 이끌어 왔는데 떠나려니 아쉬움도 있을 것 같은데.

아쉬움이 있다면 농촌 농업의 현실이 어렵기 때문에 내가 하고자 했던 것들을 다 이루지 못했다는 점이다. 우리 중앙농협은 행안농협과 상서농협이 합병돼 만들어졌지만 약체 조합끼리 합병을 하다 보니 재무 구조가 튼튼하지 못했다. 처음 합병 당시는 지원 자금을 받고 했는데 나중에는 자체적으로 운영을 해야 했다. 특히 우리농협은 부안읍권과 가깝게 있어 신용사업이나 이런 것들이 부안읍에 많이 뺏기는 상황이었다. 신용사업은 열세였고, 경제사업 분야도 벼, 논농사 위주로 하기 때문에 굉장히 취약한 부분이었다. 다른 지역 농협을 보면 하우스나 특작, 또 임야가 있고 해서 경제사업을 할 자원이 많은데 우리 농협은 자원이 부족하다는 한계점이 있었다. 특히나 경제사업 분야는 거의 환원쪽으로 가기 때문에 신용사업에서 수익을 내야 한다. 농협이 경제사업도 잘 해야 하지만 신용사업이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 그런데 신용사업 자원마저 부족하다 보니 구조상 취약해 경영에 어려움은 있었다. 하지만 조합원들의 도움과 직원들이 열심히 한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잘 극복해왔다. 막상 떠나려고 하니 계획했던 일들을 다 이루지 못했다는 부분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특별히 아쉬움이 남는 것 하나를 꼽는다면.

내가 자랑하고 싶은 건 26년 동안 25년간 조합원들에게 출자배당을 했다는 것이다. 출자금 배당은 정기예탁금 플러스 2%인데 작년 한 해만 쌀값 하락으로 손실이 커서 못해줬다. 조합원들이 생산한 벼를 수매 했는데 가격이 폭락해 벼에서 많은 손실을 봤다. 우리 농협은 찰벼가 많다 보니 다른 농협과 똑같은 양의 벼를 수매해도 적자 폭이 더 크다. 작년에 찰벼에서만 13억 적자가 났다. 그러다 보니까 손실 규모가 더 컸다. 그나마 25억 원 적자에서 7억 원정도로 줄였다. 큰 농협은 예금이자에서 받쳐주는데 우리는 그것이 적으니까 직원들이 상여금을 포기하고 전부 허리띠를 졸라매고 했어도 7억 원정도 적자가 났다. 불가항력이었다. 작년에 전국에서 91개 농협이 벼 때문에 적자가 났다. 쌀값 폭락으로 작년에 우리 조합이 적자가 나면서 조합원들에게 출자배당을 못해주고 퇴임을 하는 것이 미안한 마음이고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 6선을 할 수 있었던 배경과 처음 조합장에 출마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1975년경 농협 직원으로 입사를 했고, 1990년도에 퇴직을 했다. 이후 개인사업을 하면서도 행안면 체육회 회장을 6년간 했다. 농협에 있으면서 조합원들을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기회가 돼 행안농협 조합장에 출마를 하게 됐고, 첫 출마에서 당선이 됐다. 제가 6선을 할 수 있었던 건 조합원들이 저를 믿고 지지해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조합원들의 전폭적인 지지 덕분에 어려움 없이 선거를 치렀다. 6번 조합장 선거에 출마를 해서 6명이 나온 지난번 선거만 50%대의 지지율을 얻었고 지금까지 60~70%대 득표율을 얻어 당선됐다. 모두 조합원들 덕분이다. 지금 나가면 뭐하려고 하느냐 조합장을 더 하라는 조합원들이 많이 있었지만 약속은 지켜져야 하고 그 분들의 고마운 마음은 가슴속 깊이 새기겠다.

- 조합장을 역임하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성과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우리농협은 쌀이 주 생산품이기 때문에 추생미라는 쌀을 개발해서 전국 최고의 가격을 받으면서 MBC고향은 지금에서 3번정도 방송됐고, 대통령상도 수상했다. 그렇게 해서 한 때는 농협에서 수익을 많이 올렸었는데 쌀 산업이 사양화 되면서 지금 RPC를 DSC로 전환을 해놨다. 내 모토는 조합원들이 생산하는 생산품은 무조건 전량 계약해서 100% 사들이는 것이었다. 26년간 그것을 지켜왔다. 우리농협 조합원들의 주 생산 품목은 신동진벼와 찰벼, 보리, 콩, 채소, 양파 등이었는데 100% 제값 받고 팔아줬다. 그 부분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그리고 농기계은행. 1917년부터 퇴임시까지 6년간 전국농기계은행사업 선도농협조합장 협의회장을 했는데 우리농협 조합원들의 농기계은행사업에 많은 도움을 드렸다. 농민들이 필요한 농기계 전량 우리가 책임지고 공급해주는 그런 일을 하고 농작업을 직접 대행해주는 사업을 해서 전국에서 두 번이나 수상을 했다. 농기계은행사업(농작업 대행사업)에서 최우수조합에 선정돼 직원 2명이 특진을 하기도 했다.

- 부안중앙농협만의 장점이 있는지.

주어진 경쟁 여건은 다른 농협에 비해 떨어지는데 각종 내부조직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특히 여성들이 활동을 하는 부녀회, 농가주부모임, 여성산악회 등은 타 농협에 비해서 월등하게 활동을 잘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우리 농협 경영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고, 조합원들이 단합하고 화합하는데 많은 기여를 한다. 농협 애용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이 점이 중앙농협만의 장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 퇴임 후 어떠한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26년간 쌓아 놓은 경험을 살려서 농협과 관련된 일에 봉사를 하고 싶다. 농협중앙회에 자회사가 있는데 그동안 경험 바탕으로 해서 그쪽에서 가서 봉사를 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제안도 있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지금까지 쌓아 놓은 경험을 살려서 농협 발전을 위한 일을 하고 싶고, 또 부안지역 농협에 도움이 되는 길이 있다면 참여하고 싶다. 지금까지 노하우를 살려서 농협을 위한 봉사를 하는 게 희망이고, 계획이라면 계획이다.

- 끝으로 조합장직에서 물러나면서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지난 26년 세월 동안 열심히 했고, 잘 했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서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했다. 26년간 최고의 경영을 하기 위해 노력을 해왔지만 작년에 쌀값 폭락으로 결산에서 적자가 나서 가슴이 아프다. 그동안 본의 아니게 조합원들에게 잘 못한 것도 있을 것이고, 실수한 것도 있을텐데 그런 부분들을 조합원들께서 너그러히 정으로 감싸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떠나면서 조금더 잘 했더라면 아쉬움과 회한이 많이 남는다. 후임 신정식 신임 조합장이 농협에서 35년 이상 성실하게 근무 했었고, 또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역할을 잘 할 것으로 믿고 있다. 조합원들께서도 신임 조합장을 적극 지지해주고 밀어줘야 우리 농협이 건실한 기반위에 설 수 있다. 그동안 함께 했던 직원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한편, 신순식 조합장은 1998년~2006년까지는 행안농협조합장을, 상서행안농협 합병 후 2006년~2008년까지는 상임이사로, 2008~2023년(2대, 3대, 4대, 5대, 6대)까지는 중앙농협조합장직을 수행했다

신 조합장은 임기 동안 자랑스런 조합장상('18)을 비롯해 상호금융 1천억 달성탑상('19), 함께 하는 우수조합장상('22) 등을 수상했고, 또 농가소득증대('83), 농업기계화사업('17), 농산물유통시책('22) 등으로 농식품부 장관표창을 3회 수상한 바 있다.

또 상서·행안농협 합병이후 16년 연속 흑자경영 최고 배당을 실시하고, 조합원 생산 농산물(벼, 찰벼, 배추, 양파, 보리, 콩 등) 전략 계약 수매를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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