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실내체육관을”…부안군, 반다비 등 6개 실내체육관 건립에 이어 테니스돔구장까지

인구감소·노령화 심각한데 권 군수호 들어
실내체육관만 벌써 7번째 야구장 건설도 준비 중
돔구장 건설되면 스포츠파크 정원 상당수 사라져
주민 “인구 급감하고 재정 열악한데 한심”
부안군재정자립도 7.9%로 전국 꼴찌수준

  • 기사입력 2023.03.27 20:18
  • 최종수정 2023.03.27 20:22
  • 기자명 김태영 기자
빨간 실선 위쪽 부지가 테니스돔구장이 들어설 자리. 스포츠파크 정원.

심각한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노인 인구가 대부분인 면 단위 지역에 잇따라 실내체육관 건립을 추진하면서 적절성 논란을 사고 있는 부안군이 이번에는 수십억원을 들여 테니스돔구장을 짓겠다고 나서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부안군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야외활동 제약이 많아 실내 돔구장 건립이 절실한 상황이라는데 주민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체육시설 이용인구도 적고 재정자립도가 전국 꼴찌 권에 속해있는 부안군이 헛돈을 ‘펑펑’써도 되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주민 모두에게 주는 재난지원금 등에는 인색한 부안군이 특정 몇몇을 위해서는 불필요한 체육관을 짓는 등 막대한 혈세를 아끼지 않고 있다며 “누구를 위한 행정이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부안군은 부안지역테니스 활성화를 위해 오는 2025년 말까지 부안스포츠파크 일원에 3000㎡ 규모의 테니스돔구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돔구장은 군비 30억원 등 총 60억원이 투입돼 테니스 코트 3개가 설치되는 등 실내테니스 전용구장으로 꾸며진다.

문제는 스포츠파크에는 이미 샤워장을 갖춘 테니스코트가 8개나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돔구장이 들어서는 장소가 군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자리하고 있는 스포츠파크 정원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주민들은 테니스돔구장 건설에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주민은 “부안군은 노령화가 심각하고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곳”이라며 “무엇보다 재정여건이 열악해 예산을 효율적으로 써도 모자랄 판에 웬 테니스돔구장이냐”고 한심스러워했다.

그러면서 “노인 분들만 계시는 면단위에 막대한 혈세를 들여 실내체육관을 짓는다고 말들이 많은 상황에서 또다시 60억원을 들여 테니스돔구장을 짓는다는 게 말이 되냐. 그야말로 졸속행정”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주민들이 원하는 재난지원금은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미루더니 주민들이 원하지 않는 체육관은 잘도 짓는다”면서 “이런 사업들 말고 주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사업을 추진하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몇몇에게 즐거움을 주기위해 군민들에게 사랑받는 스포츠파크 정원을 파헤쳐 그 곳에 테니스돔구장을 짓는다니 도대체 생각이 있는 행정이냐”면서 “제발 생각 좀 하시라”고 질타했다.

반면, 테니스돔구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대부분 부안지역 테니스회원들인데 이들은 부안지역 테니스활성화를 위해서는 돔구장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부안군테니스협회 한 회원은 “코로나 사태이후 테니스를 하려는 인구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부안지역만 해도 등록한 회원만 150여명이 넘어 테니스코트가 부족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다른 지역에는 대부분 실내 테니스코트가 있다”면서 “도내에도 부안과 김제만 제외하고는 모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테니스돔구장 건립은 부안군 테니스동호인들의 숙원”이라고 말했다.

지역정치권은 테니스돔구장 건설에 대해 처음엔 찬반이 반반으로 갈렸으나 최종적으로는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니스회원들의 숙원이고 군수가 약속한 만큼 건립해 줘야 한다는 의견과 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써야한다는 의견이 교차했지만 나중엔 사업추진을 승인하는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유야 어찌됐든 의회가 찬성한 셈이다.

부안군의회 A의원은 “돔구장 설치를 두고 의원들의 의견이 갈렸다”면서“그런데 국도비가 온다고 하자 찬성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부안군 관계자는 “테니스코트가 부족해 테니스돔구장 건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아 의회가 승인해 준걸로 안다”면서 “실제로도 테니스코트를 이용하는 이용객들이 많아 테니스코트를 늘려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권익현 군수호는 2018년 출범 후 현재까지 310억원이 넘는 막대한 혈세를 투입해 읍면지역에 6개 실내체육관(반다비·119억, 부안읍·38억, 줄포·35억, 변산·40억, 행안·45억, 백산·35억)을 완공하거나 건립중이다.

여기에 더해 테니스돔구장(60억) 건설에 이어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는 야구장을 조성하기 위해 부지를 알아보고 있다고 한다.

이들 체육관 건립이 지금은 권 군수의 치적으로 평가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졸작’으로 평가절하 되며 애물단지로 전락할 우려도 있다.

특히 부안군이 인구가 급감하는 초고령 농촌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럴 개연성이 매우 높다.

군수야 치적을 쌓기 위해 이들 체육시설을 조성한다지만 재원은 모두 혈세다.

수백억원이 투입된 이들 체육시설이 ‘무용지물’로 전락하면 들어간 혈세는 물론이고 관리비 등으로 막대한 예산이 지속적으로 투입되어야 한다.

혈세 먹는 하마가 되는 셈인데 이럴 경우 의회가 책임질 수 있을까.

혈세로 조성된 소중한 예산은 꼭 필요한데에 효율적으로 쓰여야 한다.

그러라고 지방의회가 만들어졌고 투표를 통해 의원을 뽑는 것이다.

의원들은 사업과 예산을 심의할 때 부안군 재정자립도가 7~8%대로 전국 최하위 권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