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날 행사 행운권 추첨 경품 당첨자 번복 논란

재추첨 했는데 이미 무효 처리된 당첨자에게 경품 지급해
행사 주관단체 임원 2명 1·2등 차지한 것 두고도 갖은 추측 쏟아져
재추첨 당첨자 A씨 “복지카드 없다고 했는데 나중에 있다고 한 것 이상하다”
장애인활동보조사 B씨 “행사 주관 단체 부회장이니까 번복 결정한 것 같다”
부안군장애인연합회 관계자 “문제가 있다면 임원회의 부쳐 (2등 경품) 반환하도록 하겠다”

  • 기사입력 2023.04.25 18:24
  • 최종수정 2023.04.26 10:11
  • 기자명 이서노 기자
지난 20일 장애인의날 행사 모습. 단상 앞쪽에 경품이 수북히 쌓여 있다.
지난 20일 장애인의날 행사 모습. 무대 앞쪽에 경품이 수북히 쌓여 있다.

제43회 장애인의날 행사가 지난 20일 부안예술회관 2층에서 열린 가운데 행운권 추첨 과정서 당첨자가 번복되는 일이 발생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또 이 행사를 주관한 부안군장애인연합회 소속 임원 2명이 1등과 2등에 당첨돼 TV와 세탁기 경품을 가져가면서 갖은 추측이 쏟아지고, 1인 1매인 경품권을 한사람이 10여장씩 가지고 있었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행운권 추첨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하는 분위기다.

이날 장애인의날 기념행사는 각 기관·단체장, 장애인 및 가족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1부 기념식, 2부는 다채로운 공연 및 행운권 추첨 시간으로 마련됐다.

그런데 2부 순서인 행운권 추첨 시간에 당첨자가 번복되는 일이 발생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부안군장애인연합회에 따르면 경품권 지급은 1인 1매가 원칙이며, 연합회 읍면 일부 임원들이 식권과 함께 나눠줬다.

특별히 1·2·3등 경품은 장애인의날을 맞아 장애인 복지카드 소유자들에게만 당첨 기회가 주어졌다.

복지카드가 없는 경우에는 당첨이 됐다 하더라도 무효처리가 돼 재추점을 하게 되는 것이다.

1등 경품은 TV, 2등은 세탁기, 3등은 청소기였다.

당첨자 번복 논란은 2등 경품 추첨을 하면서 불거졌다.

처음에 2등 경품 당첨자를 뽑았는데 복지카드가 없다고 해 재추점을 했고, 두번째 추첨에서 시각장애인(1급) A씨가 2등에 당첨됐다.

A씨는 복지카드를 소유하고 있었고, 장애인활동보조사인 B씨가 추첨권 번호를 확인하고 경품을 타러 나가는 상황이었다.

한데 처음 당첨자가 뒤늦게 복지카드가 있다고 소리치며 다른 사람을 내세워 2등 경품 세탁기를 타간 것이다.

본인이 복지카드가 없다고 밝혀 재추점이 이루어졌는데 복지카드가 있는 남편에게 경품권을 전달하고 2등 경품을 차지한 것이다.

이미 무효가 됐는데 경품을 주자 B씨는 앞이 보이지 않는 A씨를 대신해 사회자에게 문제 제기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나중에 알고 보니 2등 경품을 받아간 사람은 이 행사를 주관한 부안군장애인연합회 임원 중 한사람이었고, 그 부인은 경품권을 여러장 소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장애인의날 행사에 참석했던 한 주민은 “3명인가가 추첨권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10장은 되어 보였다”며 “그중 한 사람이 2등에 당첨이 됐는데 복지카드가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저쪽으로 가더니 다른 사람에게 경품권을 주고 그 사람이 경품을 탔다. 행사 주관 관련자였던 것 같았다”고 말했다.

세탁기를 눈앞에서 놓친 A씨는 이 같은 상황에 속상해 하면서 아직까지도 의구심을 품고 있다.

A씨는 “복지카드가 없어 재추첨을 해서 내가 당첨이 됐는데 나중에 카드가 있다고 나와 경품을 타간 것은 지금 생각해도 이해가 안 간다”며 “세탁기가 오래돼 경품으로 타고 싶었는데, 지금까지도 생각이 나고 속상하다”고 억울해 했다.

B씨는 “당첨자가 복지카드가 없다고 하니까 사회자가 아쉽다며 다시 추첨을 했고, 우리 대상자가 당첨이 됐다”며 “그래서 경품을 타러 앞으로 나가는데 복지카드가 없다고 한사람이 있다고 하면서 누군가 나와 경품을 타갔다. 이미 무효가 된 당첨자에게 2등 경품을 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대상자가 세탁기를 너무 기대해 안타까워 사회자에게 문제 제기를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어떻게 이미 시간이 지나 무효처리 된 경품권을 인정하는지, 이제 보니 행사를 주관한 단체 부회장이라서 번복 결정한 것 같다”고 씁쓸해 했다.

당첨자 번복으로 연합회 임원이 2등 경품 세탁기를 받은 데다 연합회의 또 다른 임원이 1등에 당첨돼 TV를 경품으로 받아가면서 이를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우연의 일치일 수 있다면서도 확률상 놓고 보면 어떻게 부안군장애인연합회 부회장 2명이 1·2등을 차지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한 장애인은 “짜고 친 것 아니냐, 어떻게 행사를 주관한 연합회 부회장 2명이 1·2등에 당첨이 될 수 있느냐”며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지만 확률로 보면 나오기가 어렵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다른 한 참석자는 “3등 추첨은 복지카드가 없어 여러번 경품권을 뽑았는데 1등은 마치 짠 것처럼 한 번에 됐고, 당첨자도 바로 무대 앞쪽에서 나타났다”고 의아해 했다.

이와 관련해 부안군장애인협회 관계자는 “복지카드가 없다고 하니까 다시 뽑았다, 그거는 제가 잘 모른다”며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임원 회의에 부쳐서 반환하도록 해 내년에 2대를 주던지, 나중에 된 사람, 그 번호가 (2등이) 확실하고, 그 사람이 맞다고 하는 분이 두 명 이상이 된다면 그 사람에게 주겠다”고 밝혔다.

부회장 2명이 1·2등에 당첨된 것과 관련해서는 “복걸복으로 된 걸 어떻게 하겠느냐, 1·2·3등은 네다섯 명이 보고 비장애인들도 (경품권 번호를) 확인 한다”며 “(한 사람이 경품권을 여러장 가지고 있는 건) 친한 사람들이 바빠서 먼저 간다고 주기도 한다. 우리가 그런 것까지 어떻게 통제를 하느냐”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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