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원 들인 변산·모항 해수욕장 사업, 자연경관 해치고 장애물 전락 우려

변산·모항해수욕장 백사장 데크길 설치에 비판 쇄도
14억여 원 들인 쉼터 두고도 경관 해친다 지적 나와
일각서 “팔각정 아래 자연적인 절벽에 인공폭포 설치했어야”
주민들 “자연경관 해치고 미친 짓이다”
복수의 공무원 데크길 설치두고 “미쳤다, 뭐하러 여기에”
부안군 관계자 “더위 피하고, 장애인 등 바다 가깝게 볼 수 있도록 조성한 것”

  • 기사입력 2023.04.27 21:21
  • 최종수정 2023.05.14 09:40
  • 기자명 이서노 기자
변산해수욕장. 14억여 원을 들여 조성한 노을쉼터인데 해안 경관을 가로막고 있다.
변산해수욕장. 14억여 원을 들여 조성한 노을쉼터인데 해안 경관을 가로막고 있다.

 

부안군이 수십억 원을 들여 해수욕장 사업을 추진하면서 조성한 쉼터·데크길 등을 두고 주민들이 “미친짓이다”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조성한 시설물들이 관광객 유입에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하는데 오히려 해수욕장의 자연경관을 해치고 장애물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부안군은 쉼터와 장애인 등 이용자들의 편익을 위해 설치한 것이라는 설명이지만 주민들은 ‘왜’라는 물음표를 던지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부안군에 따르면 변산해수욕장 노을쉼터 조성사업은 변산해수욕장대표관광지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으며, 14억여 원(군비 50%, 도비 50%)을 들여 인공암을 비롯한 수경시설, 야자나무(30그루) 식재, 쉼터 등을 조성했다.

데크길 조성은 한국관광공사 공모사업인 2022 열린관광 환경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으며 총사업비는 10억 원(군비 50%, 국비 50%)이다.

부안군은 변산해수욕장 5억 원, 모항해수욕장 5억 원 등 10억 원으로 데크길 조성, 승강기설치, 화장실 보수, 취사장 및 샤워실 보수 등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변산해수욕장 노을쉼터 조성사업의 문제점부터 살펴보면 14억 원이라는 막대한 혈세를 투입했으면 그만한 효과가 기대 되어야 하는데 변산해수욕장의 해안 경관을 가린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점이다.

특히나 노을쉼터가 조성된 위치는 데이지 등 꽃길이 조성됐던 곳으로 꽃과 소나무, 백사장, 탁트인 바다가 한 눈에 들어와 '뷰'가 아름다웠던 곳으로 꼽히는 자리다.

이런 자연경관을 변산해수욕장을 찾는 방문객들이 볼 수 있도록 유지 관리를 했어야 하는데 부안군은 14억여 원이라는 아까운 혈세를 들여가며 인공암 등 구조물을 설치해 아름다운 해안 경관을 가려버리는 졸속행정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인공암 등 쉼터 조성 예산으로 팔각정 낙조공원 아래쪽 자연적으로 형성된 절벽에 인공 폭포를 조성했더라면 변산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더 좋은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 텐데”라며 한심스러워 했다.

변산해수욕장.
변산해수욕장.

부안군은 아름다운 해안 경관을 인공 구조물로 가리는 것도 모자라 해수욕장 백사장에 데크길을 조성하면서 장애물을 만들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조성된 데크길을 보면 해수욕장의 자연경관을 해칠뿐만 아니라 여름철 피서객들에게 장애물이 될 상황이다.

특히나 변산해수욕장 같은 경우에는 양빈작업을 하는데도 불편할 수밖에 없고, 이동할 때도 데크길 때문에 우회해야 하는 실정이기 때문.

모항해수욕장에 조성된 데크길의 경우는 조성 높이가 높아 바닷가쪽에서 바라보면 데크 시설 때문에 해수욕장이 더 어수선하고 지저분해 보인다.

해수욕장의 자연 경관을 최대한 살려야 하는데 부안군은 보행로 정비라는 이유로 백사장 위에 인공적인 데크시설을 하면서 오히려 더 자연경관을 해치고 있는 것이다.

부안군은 이 같은 데크길을 조성하는데만 열린관광 환경조성사업 예산의 30%를 넘게 썼다.

10억 원의 사업비 가운데 변산해수욕장 데크길 조성에 1억5400여만 원, 모항해수욕장 데크길 조성에 1억 6000여만 원을 투입한 것이다.

모항해수욕장.
모항해수욕장.

이 같은 시설에 대해 주민들은 맹비난을 쏟아내며 의아하다는 반응까지 보이고 있고, 같은 공무원들조차도 어이 없다는 반응이다.

주민 A씨는 “변산 주민들이 미친 짓을 했다고 한다”며 “데이꽃이 심어져 있고, 변산해수욕장에서 제일 해안 경관이 좋은 곳인데 그런 위치에 시설물을 설치하느냐, 차라리 팔각정 밑에 자연 바위가 있고 그곳에 인공폭포를 만드는 게 낫겠다”고 꼬집었다.

이어 “야자나무를 심은 것도 주민들이 미쳤다고 한다. 과거 펜션에서도 야자나무를 심었는데 다 죽었다. 여기도 1년도 안돼 다 죽을 것”이라며 “그리고 백사장에 데크를 설치하는 게 말이 되느냐, 길이 아니라 장애물이다, 돈 쓸데가 그렇게 없느냐”고 비판했다.

주민 B씨는 “헛웃음 밖에 나오지 않는다. 해수욕장이 탁트이고 깨끗해야지, 백사장에서 무슨 데크시설을 설치하느냐”며 “이렇게 해야 뭐라도 떨어지나”라고 쓴소리를 했다.

이밖에도 주민들은 “뭐하러 여기에, 왜?, 미쳤네, 뭐가 있는 거 아냐” 라며 의하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복수의 공무원들도 “미쳤다, 뭐하러 여기에”라며 데크길 설치에 부정적이었다.

이 같은 상황인데도 부안군 해당부서에서는 해수욕장을 찾는 사람들이 반응이 좋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부안군 관계자는 “더위나 비 등을 피할 수 있도록 쉼터를 조성한 것”이라며 “저희도 처음엔 걱정을 했는데 반응이 좋고 또 인공암에 올라가서 보면 해변이 잘 보인다”고 해명했다.

이어 “데크시설은 무장애나눔길처럼 장애인, 비장애인 이용 편익과 휠체어 이용 장애인들이 바다를 좀 더 가깝게 볼 수 있도록 조성한 것”이라며 “해수욕장 방문객들도 좋다고 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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