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 공무원 또 무더기 연수 예정…이번엔 장기근속자 40명 2박 3일 제주행

3000만원 들여 가는데 연수 일정 대부분은 관광·여행지
군민들 “부안군 엉망으로 해놓고 자기들 권익만 찾느냐”
“연수 갔다와서 정책에 반영된 것 하나도 못봤다”
부안군 관계자 “오래전부터 해왔던 연수이고 20년 장기 근속자 격려차원”

  • 기사입력 2023.05.15 21:53
  • 기자명 이서노 기자

부안군 공무원들이 지난 3월 베트남 다낭에 이어 또 군민의 혈세로 무더기 연수를 떠난다.

이번엔 장기근속자 명분이다.

부안군 관과소 일반직 공무원 40명이 오는 17일부터 20일(수~금)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도로 연수를 갈 예정이다.

지난 3월 21일부터 25일(월~금)까지 3박 5일 일정으로 공무원 39명이 수천만 원을 들여 베트남 다낭으로 연수를 갔다 온 지 한 달 반만이다.

한 달 반 새 무려 부안군 공무원 79명이 연수를 갔다 오거나 갈 예정인 것이다.

부안군 일반직 공무원이 700여 명인 점을 감안하면 올 상반기에만 10%가량이 연수를 가는 셈이다.

공무원 연수가 무조건 나쁘다고 평가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문제는 대부분의 공무원 연수가

관광·여행지이고, 또 갔다 온 뒤 업무 등에 반영돼 군민들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무원들의 연수가 군민들에게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것은 부안군 발전을 위한 일은 제대로 못하면서 자신들의 권익은 다 누리려고 한다는 부정적인 시각 때문이다.

알짜배기 새만금 2호방조제는 김제에게 빼앗기고, 해상경계 분쟁에서는 방대한 해역을 고창군에게 빼앗기고 또 해뜰마루, 변산해수욕장 노을쉼터 등 각종 사업들도 지역 발전을 위한 것인지 공사를 위한 사업인지 도무지 헷갈린다는 것도 한 이유다.

거기다 연수 일정 대부분이 관광·여행지로 짜여져 있다 보니 군민들의 비판의 목소리는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 연수 내용은 ‘주요 관광지 우리군 적용 및 착안점 연구 견학’으로 사실상은 20년이상 장기근속 공무원들에게 관광여행을 보내주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제주 2박3일 연수 일정을 보면 첫날은 제주도 제주특별자치도 특별자치제도 추진단 방문, 이틀째는 요트투어, 방림원, 원령리 선인장마을 방문, 마지막 3일째는 제주국제학교 방문, 성읍민속마을 방문 등이다.

그밖에 일정은 군정발전 간담회 두 차례, 나머지는 식사 및 이동 시간 등으로 짜여져 있다.

이번 연수 비용은 3000만 원으로 1인당 75만 원 꼴이다.

군민들은 잇따른 공무원들의 연수에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주민 A씨는 “새만금 2호방조제는 김제에 빼앗기고, 바다는 고창에게 빼앗겼다. 부안지역 발전을 위해 뭐하나 제대로 해놓은 것도 없으면서 혈세로 관광성 연수를 가는 게 맞느냐”며 “부안 발전을 위한 일은 제대로 못하면서 자기들 권익은 다 찾아먹겠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주민 B씨는 “공무원들이 연수를 가는 것까지는 좋다. 하지만 관광성 아니냐, 또 갔다와서 정책에 반영돼 지역 발전을 위해 추진한 게 하나라도 있느냐”며 “지금까지 반영된 것을 하나도 못 본 것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다른 지역에 가면 시설물도 연관성 있게 잘해놨던데 부안군은 엉망이다. 해뜰마루 조성할 때도 선진지 견학을 갔다왔을 텐데, 여름엔 더워서 가지도 못하고 꽃이 피는 5월인데도 삭막하다”며 “이곳에서 잘된 것을 꼽으라면 하나도 없다. 담당 공무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데 부서가 바뀌면 그걸로 끝나버린다”고 씁쓸해 했다.

그러면서 “며칠전 변산해수욕장을 갔다왔다. 그런데 폭포라고 만들어 놨는데 뭔 소꿉장난을 해놓은 느낌이었고, 아무런 연관성도 없었다”며 “연수를 갔다오면 뭐가 달라지는 게 있어야 하는데 더 엉망이 되는 것 같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와 관련해 부안군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추진되어 왔던 연수”라면서 “20년이상 장기근속 공무원들로 격려차원에서 보내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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