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아, 부안…공정과 상식은 언제쯤

  • 기사입력 2023.05.15 21:59
  • 기자명 김태영 기자
부안뉴스는 5월 8일을 창간기념일로 정했다. 독자를 어버이처럼 모시겠다는 생각에서다. 이 카네이션을 독자 여러분께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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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이 일하고 더 열심히 일한 사람이 더 많은 것을 받아야 하는 것이 이 세상의 일반적인 공정과 상식이다.

하지만 부안은 언제부터인지 이 일반적인 공정과 상식과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억지 부리고 떼쓰는 사람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리는가 하면 최근엔 아부와 아첨 그리고 비열과 교활함이 판치는 세상이 돼가고 있다.

철면피 세상이 된 것이다.

부안군은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군 단위지역 중 가장 촉망 받는 자치단체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과거 부안도 ‘생거부안’으로 불릴 정도로 살기 좋은 고장이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턴가 이들 평가와 정반대로 굴러가고 있다.

비상식이 상식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 지경까지 왔을까.

대부분 핵폐기장(방폐장) 사태를 원인으로 꼽는다.

그렇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편 가르기를 통해 권력을 잡으려는 추악한 정치인들과 거기에 기생하는 업자들, 그리고 기득권을 얻으려는 비뚤어진 세력이 주원인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불어 이들에 의해 당선된 군수들의 편 가르기 식 인사와 편향적 지원 등 비상식적인 행태가 부안군을 나락으로 떨어트리는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문제는 이 같은 비상식적인 행태가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반드시 사라져야할 폐단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부안군의 정서는 크게 방폐장 사태 전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폐장 전이 ‘순수와 정’이었다면 후는 ‘억지와 떼’,‘아부와 아첨’으로 볼 수 있다.

방폐장 전엔 순수하고 정적인 사람들이 인정받는 사회였다면 이후는 떼쓰고 억지 부리는 사람들과 아부하고 아첨하는 사람들이 득세하고 있다.

상식적인 세상과는 동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2003년 방폐장 사태.

이때부터 부안지역사회가 비상식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당시 군민들은 방향은 달랐지만 대부분 고향을 위하는 마음이었다.

순수 그 자체였다.

그런데 차츰 변질되기 시작했다.

군민들의 순수한 마음을 등에 업은 일부가 세력을 만들어 행사를 했고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가 군수에 당선되자 ‘논공행상’을 운운하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

이후 이들의 목소리는 더욱 커져갔다.

다만 군정을 쥐락펴락 하는 세력과 각종지원금에 눈독을 들이는 세력이 나뉘었다.

그 결과 부안군 공직사회는 일과는 거리가 먼 정치공무원들이 득세하고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은 도태되는 비상식적인 공직문화가 자리 잡았다.

지역사회 또한 열심히 일한 농민들은 소외되고 목소리가 큰 농민들은 탄탄대로를 걸었다.

이들은 수년 동안 농업법인명을 바꾸는 방식으로 수차례에 걸쳐 적게는 수 천 만원에서 많게는 십억여 원이 넘는 각종 농업관련 지원금을 받거나 지금까지도 받고 있다.

주민들의 순수한 마음을 등에 업고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챙긴 것이다.

이 같은 비상식적인 일들이 지속적으로 벌어진 데는 행정의 뒷받침이 있기에 가능했다.

이들에게 행정은 자신들의 부를 창출하는 하나의 창구였다.

행정역시 이들이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조력자역할을 톡톡히 했다.

실제 부안군은 2011년 겨울철새의 서식지 보호와 먹이제공에 참여한 농업인에게 경제적 인센티브(손실보상)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생물다양성관리 계약사업’을 추진하면서 수백여 농민에게 줘야할 보상비 3억 6000만원을 이들 세력 4명에게 나눠주는 특혜를 줬다.

이처럼 비상식적인 일은 수년 동안 지속됐다.

그러다 2014년 김종규 군수가 당선되면서 이들 세력이 약화되는 듯 했으나 이들은 이미 기득권이 되어 있었고 일부는 현재도 매년 수억원이 넘는 지원금을 받아가고 있다.

결과론적으로 보면 순수한 부안군민들이 이들에게 철저히 이용당한 셈이다.

시간이 흘러 2018년 권익현 군수가 당선되자 이번에는 아부와 아첨 성향이 강한 이들이 부를 축적하는 등 활개를 치고 있다.

부끄럽지만 이게 바로 부인할 수 없는 부안군의 현실이다.

이런 지역사회를 과연 공정하고 상식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공정한 세상이라면 특정한 세력만이 아니라 모든 군민에게 고른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

그리고 계층에 상관없이 모두 인간의 존엄성을 인정받고 대등하게 대접받아야 한다.

일부 계층만 특혜를 누리는 세상은 공정과는 거리가 먼 비상식적인 세상이다.

참된 공정은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

하루 빨리 상식적인 세상이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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