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공무원들의 안일한 의식이 문제”
부안군 관계자 “축제 끝나면 폐기처분 하려 했었다”

부안군이 지난 제10회 부안마실축제기간 축제장에 설치한 수천주의 멀쩡한 꽃을 방치해 말라 죽게 하면서 도마에 올랐다.
혈세를 들여 애써 키운 꽃을 재활용했어야 하는데 축제가 끝난지 수십일이 지났는데도 최근까지 관리를 하지 않고 방치해 두면서 대부분의 꽃이 말라 죽어 있어서다.
햇볕에 그대로 노출돼 있어 물을 주는 등 관리를 하거나 꽃이 말라 죽지 않도록 다른 장소로 옮겨놨어야 하는데 그대로 방치해둔 것이다.
이 꽃은 부안농업기술센터에서 마실축제기간 축제장과 읍면 등에 분양하기 위해 기술센터 실증단지와 분양업체 등에 맡겨 생산됐다.

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5300만 원을 들여 13만주가 생산됐으며, 이 가운데 일부가 축제장 메인무대로 가는 길 양쪽에 포트에 담겨진 채 꾸며졌다.
이 꽃은 미니 샤스타 데이지와 베고니아 등으로 관리만 잘하면 6월까지는 꽃을 볼 수 있다.
그런데도 부안군은 재활용이 가능한 꽃인데도 축제가 끝이 났다고 폐기처분 할 생각으로 방치해 놓은 것이다.
폐기처분 할 것 같았으면 차라리 군민들에게 나눠줬어야 하는데 축제가 끝난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그대로 내버려 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꽃은 말라 죽고 포트는 엉망이 된채 방치됐다.

지난 23일 문제의 현장을 살펴봤다.
물을 주지 않아 말라 고사된 꽃이 부지기수였고, 어떤 곳은 꽃이 심어진 포트가 차량 바퀴에 깔려 엉망인채 나뒹굴었다.
사람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빈집처럼 꽃을 심었던 까만 포트가 이곳저곳 널려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 안에 담겨 있던 흙도 바닥에 쫙 갈린 모습이었다.
꽃은 어림잡아도 수천주는 되어 보였다.
마실축제가 끝이 났으면 이후 곧바로 활용방안을 찾아 처리를 했어야 하는데 사실상 무관심 했던 것이다.
물만 줬더라도 말라죽지는 않았을 텐데 부안군의 안일함과 늦장 대응이 이 같은 상황을 만든 것이다.
부안군은 부안뉴스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서야 방치된 꽃을 모두 치웠다.
마실축제가 6일날 끝이 난 것을 감안하면 약 20일 정도 꽃을 햇볕에 방치해 놓은 것이다.

이같은 부안군의 안일한 행정에 주민들은 공무원들의 의식문제를 꼬집었다.
주민 A씨는 “축제가 끝난지가 언제인데 축제 때 쓴 꽃을 아직까지 방치해 놓느냐”며 “내 돈주고 꽃을 안 샀으니까 햇볕에 말라 죽던지 말던지 공무원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꽃을 재활용 해야지 축제가 끝났다고 살아 있는 꽃을 방치해 햇볕에 말라 죽이면 되겠느냐”고 한심해 했다.
주민 B씨는 “물주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린다고 그 많은 꽃을 관리를 안 해 말라 죽이느냐”며 “그럴 바에는 학교를 통해 아이들에게라도 나눠 줘 키울 수 있게 하면 좋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니까 방치해 놓는 것”이라며 “공무원들의 안일한 의식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부안군 관계자는 “농업기술센터에서 축제 기간에 공급받아 설치했고, 축제가 끝나면 폐기처분을 하려고 했다”며 “그 전 축제에서는 주민들이 가져갔는데 올해는 비가 와서인지 많이 가져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치우겠다”고 덧붙였다.
부안군은 지난 25일 방치해 놓은 꽃 모두를 치우기는 했지만 꽃을 재활용 할 생각은 하지 않고, 폐기처분 하려 했다는 점은 의식 개선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