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 잡초를 심어 놓은 것 같다” 지적도
무단횡단 사고 위험 우려 목소리도 나와
부안군 관계자 “아직 조성 중, 완성되면 기존 화단 보다 좋을 것”

“원상복구 해놓으라고 여러번 민원을 넣고 싶었다. 멀쩡한 나무를 뽑아냈으면 잘 해놔야지 이게 뭐냐, 잡초를 심어 놓은 것 같다.”
부안군이 최근 시행한 가로화단 조성사업을 두고 주민들이 이처럼 신랄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부안군이 정원형 화단을 조성한다며 멀쩡한 가로화단 나무를 뽑아냈으면 제대로 조성을 했어야 하는데 새로 심은 관목, 초화류 등이 어린데다 굵기도 가늘고 듬성듬성 식재돼 너무나 부실하게 조성된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안군은 지난 2월부터 오는 6월 사업 완료를 목표로 1억원을 들여 읍내권 노후화단 교체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과거에 조성된 정형화된 가로화단을 다양한 형태의 이야기가 있는 정원형 화단으로 조성하겠다는 취지인데 최근 조성되고 있는 화단의 모습은 군민들에게 적지않은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물론 아직 완성된 건 아니지만 현재 모습만으로도 이미 볼품 없는 졸작 가로화단 탄생이 예견되고 있어서다.
정원형 가로화단 조성에 쓰이는 수종은 교목인 블루엔젤, 홍가시나무와 관목인 목수국, 흰말채나무, 왜성라일락, 홍금사철, 삼색조팝, 산수국, 또 초화류인 팜파스그라스, 아주가, 실유카, 은사초, 휴케라, 오렌지타임, 실은쑥, 청하쑥부쟁이, 아이스댄스, 멜리니스 사바나 등 18종류다.
가로화단 바닥에는 화산암인 현무암, 자갈 등을 깔 예정이다.

가로화단 교체 구간은 읍사무소~터미널사거리(300미터), 중앙화단인 터미널사거리~송학사거리(250미터), 터미널사거리~물의거리 입구(100미터) 구간이다.
이 구간에는 회양목 등이 식재돼 있었는데 해뜰마루로 옮겨 이식됐다.
부안군은 정원형 화단조성에 앞서 지난 3월 군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노후화단을 교체하고, 이번 가로화단정비를 시작으로 노후화단을 쾌적하고 아름다운 녹색정원으로 조성하겠다고 했는데 지금 상황만을 놓고 보면 다른 가로화단도 엉망이 될까 걱정부터 앞선다.
현재 식재가 일부 이루어진 터미널사거리~송학사거리 250미터 구간은 굵기가 가느다란 나무와 초화류가 어린데다 듬성 듬성 식재 돼 휑한 모습이고, 터미널사거리~물의거리 입구 구간도 비슷한 상황이다.
읍사무소~터미널사거리 구간 역시 썰렁한 모습으로 다른 구간과 별반 다르지 않다.
특히 초화류은 너무 어린데다 식재한 면적도 적어 언제 자라서 번식을 할지 모를 상황으로 잼버리가 두달 앞으로 다가왔는데 노후화단 교체를 안 하느니만 못하게 되어버렸다.

봉덕회전교차로도 아무런 테마도 없이 마구잡이식으로 나무와 초화류를 식재해 놓은 모습이다.
이번 부안군의 노후화단 교체로 인한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기존에 가로화단에 식재된 회양목이 울타리 역할을 해 무단횡단을 막아줬는데 지금은 그런 역할을 할 나무가 없어 무단횡단이 쉬워졌다.
도로에 주차를 하고 상가를 방문할 때 화단을 쉽게 밟고 지나갈 수 있게 됐고, 이젠 노후화단 교체가 이루어진 구간은 아무곳에서나 도로를 건너 반대편으로 무단횡단을 할 수 있게 돼 사고의 우려도 더 커졌다.
울타리를 별도로 만들어야 할 상황이다.
이 같은 가로화단의 모습에 주민들은 한심스럽다는 반응이다.

주민 A씨는 “주민들에게 지원금을 줄 때는 그렇게 인색하더니 멀쩡한 나무를 뽑아내고 화단 조성공사를 하고 있다”며 “돈이 그렇게 쓸데가 없느냐”고 쓴소리를 했다.
주민 B씨는 “멀쩡한 나무를 뽑아 놓고 이렇게 어린 것들을 심어 언제 커서 자리를 잡겠느냐”며 “애들이 심어도 이것 보다 낫겠다”고 비판했다.
이어 “군청에 원래대로 해놓으라고 여러번 민원을 넣으려고 했었다”며 “나무들을 다 뽑아내 무단 횡단이 쉬워져 사고 위험도 더 커졌다”고 우려했다.
이 밖에도 “장난하는 거야 뭐야, 뭔 잡초를 심어 놨어, 괜찮은 화단인데 왜 손을 대”라는 등의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부안군 관계자는 “전주 시내도 가로화단을 정원형으로 조성했고, 요즘은 가로화단을 정원형으로 꾸미는 게 트랜드”라며 “아직 조성이 끝난 게 아니며 완성되면 과거 가로화단 보다 더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계절마다 꽃을 볼 수 있게 다양한 종류를 식재하고 있다”며 “화단 바닥에는 화산석 자갈을 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