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 행사 한 달여 앞두고 추진 결정…홍보 기간 한 달도 안 돼
주민들 “해수욕장 폐장 뒤 행사 하는 게 맞느냐”
“집에서도 안 보는 오래된 영화 누가 보러 오겠느냐” 지적도
부안군 관계자 “방문객 만족도 높았고, 1500명 이상 왔다”

“해수욕장에서 행사를 하려면 개장 때 해야지 폐장한 후에 하면 사람들이 있겠느냐. 집에서도 안 보는 오래된 영화를 보겠다고 얼마나 오겠어, 사람들이 없으니까 행사 마지막 날은 ‘유종의 미’를 거두자며 변산지역 단체 회원들에게 문자까지 보내더라.”
부안군이 관광객 유입 등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변산해수욕장에서 개최한 변산비치 야간 시네마 ‘부안무빙(BUAN MOVING)’ 행사가 관광객 등 참여율이 저조 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이처럼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피서객 등 발길이 끊기다시피한 해수욕장 폐장 후 행사를 개최한 데다 TV에서 재탕, 삼탕 방영된 영화를 상영 하는데 그걸 보러오겠다고 방문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것.
여기에 부안군이 행사 개최 한 달여 앞두고 뒤늦게 사업을 결정, 다급하게 추진하면서 홍보 부족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홍보 기간이 짧아 홍보와 마케팅 비용으로 4000만 원을 썼지만 관광객들의 참여율이 저조 해서다.
부안군은 인구소멸대응기금 1억 5500만원(도비 9300만 원, 군비 6200만 원)을 들여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변산해수욕장 일원에서 야간 관광 프로그램으로 ‘부안무빙’ 행사를 개최했다.
기성세대뿐만 아니라 젊은층인 MZ세대 관광객을 유입하고 관광객 지출 증대, 유동인구 증가, 관광객 숙박(체류)일 수를 높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취지에서 였다.
그런데 행사를 마친 ‘부안무빙’은 억대 예산을 쓰고도 관광객 유입, 지역 경제 활성화 기여 효과는 고사하고 군민들의 관심도 끌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행사 기간 3일 동안 시대별 청춘 이야기를 다룬 영화 5편(‘변산’, ‘엽기적인그녀’, ‘태양은 없다’, ‘델타보이즈’, ‘젊은남자’) 상영과 배우 및 감독(배우 ‘차태연’, ‘백성환’, ‘김충길’ / 감독 ‘이준익’, ‘곽재용’, ‘김성수’, ‘배창호’)과의 토크 시간으로 꾸며졌지만 200석 준비한 좌석 수도 제대로 채워지지 않는 수준이었다.
공무원과 지역 주민들, 프로그램 운영 관계자 등이 있었기에 그정도이지 이들을 제외하면 순수 관광객 수는 그중의 절반도 안 될 것이라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부안군은 행사 마지막 날엔 변산지역의 한 단체 회원들에게 영화 상영 시간 등 행사 일정이 담긴 안내 문자와 함께 ‘유종의 미’를 거두자며 참여 독려성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부안군은 이번 '부안무빙' 행사가 변산의 아름다운 노을 속에서 낭만적인 분위기가 연출돼 당시 방문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배우 감독과의 대화 시간에도 영화 촬영의 뒷 이야기 등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지만 주민들의 평가는 냉랭하다.
방문객들이 변산의 아름다운 노을 분위기 속에 영화를 보며 좋아 했을지는 몰라도 1억5500만원을 들여 추진한 행사 목적이 관광객 유입 기대효과 및 지역 경제 활성화 기여인데 실망스러운 참여율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주민 A씨는 “사람들도 별로 없었다. 집에서도 안 보는 10년 넘은 오래된 영화를 보러 얼마나 오겠느냐”며 “사람이 없으니까 행사 마지막날엔 변산지역 단체 회원들에게 영화 상영 전 ‘유종의 미’를 거두자며 문자까지 보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민들과 프로그램 참여자나 그런 사람들을 빼고 나면 관광객들은 절반도 안 될 것”이라며 “지역 업체들 장사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고, 그렇게 할 것 같으면 행사를 안 하는 게 낫겠다”고 쓴소리를 했다.
주민 B씨는 “토요일날 가봤는데 배우 차태현 순서가 끝나니까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다 나가더라, 의자도 빈자리가 많았고 홍보가 부족해서인지 해변에도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며 “해수욕장이 폐장을 해 피서객들도 없는 시기에 그곳에서 행사를 개최하는 게 맞는 것이냐”고 한심스러워 했다.
주민 C씨는 “영화 변산을 극장에서 보기는 했지만 또다시 한 번 보고 싶어서 가서 봤는데 분위기도 좋았고 영화도 괜찮았다”며 “그런데 그렇게 많은 돈이 들어간 행사인 줄은 몰랐다. 너무 많은 예산을 들여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첫날은 개막식이라서 공무원들이 있어서인지 사람들이 조금 있었던 것 같고, 둘째날도 가봤는데도 관람석 여기저기 빈자리가 있었다. 홍보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부안군 관계자는 “홍보 기간이 짧았다. 홍보가 부족했던 부분은 저희도 인정을 하는 부분”이라며 “그래도 행사 기간에 1500명 이상은 방문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변산이 사계절 관광지였으면 하는 얘기들이 있어서 늦여름에 행사를 추진하게 된 것”이라며 “노을과 어우러져 분위기도 좋았고, 참석한 방문객들의 만족도도 높았다”고 설명했다.
행사 마지막날 참여 독려성 안내 문자를 보낸 것과 관련해서는 “변산지역발전협의회에 주민들에게 홍보를 좀 해달라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