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제보자 범죄자 취급받고 합의금 물어주고 추가 합의금 요구받기도

부안수협이 잇단 추문으로 얼룩지고 있다.
조합장 등이 위탁선거법위반혐의 등으로 재판대에 오르면서 도마에 오르더니 이번에는 갑질과 부정대출 문제가 불거져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구설이 잇따르자 터질게 터졌다는 자조 섞인 반응이 나오는가하면 신뢰가 추락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수협이 구설에 오른 것은 지난 3월 해경의 압수수색이 벌어지면서 비롯됐다.
이후 조합장과 직원들의 경찰조사가 이어지면서 한동안 입방아는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조합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이 지난 6월 기각되면서 별일 아닌 것으로 비춰져서인지 자연히 관심사에서 멀어졌다.
얼마 전 조합장과 직원이 선거법위반혐의로 기소됐어도 주민들은 여전히 별일 아닌 것으로 보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최근 수협 간부인 A씨가 느닷없이 그만두면서 지역사회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희망퇴직으로 그만둔 줄 알았던 A씨가 알고 보니 조합장의 갑질을 견디다 못해 사표를 냈다는 소문이 퍼졌기 때문이다.
소문은 조합장이 압수수색을 받은 뒤부터 A씨에게 “(부하)직원들이 감사에게 자료를 준 것을 못 막아 이 사달이 났다”고 핀잔을 주거나, 회의 때 무슨 얘기라도 하면 “지일도 못하면서 왜 나서냐”는 식으로 면박을 줬다는 내용이다.
여기에 더해 “위도로 발령 내겠다”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어야 했으며 심지어 수협에 다니는 조합장 가족조차 A씨에게 감정을 드러내면서 A씨가 견디지 못해 그만뒀다는 것.
부안뉴스취재결과 이 같은 소문은 대부분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조합장이 A씨를 수차례 만나 그만두지 말라고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한 달 동안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며 “그래서 3년 조금 더 남았는데 희망퇴직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다 끝난 일”이라며 “일이커지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이에 대해 조합장은 “허물없어서 편하게 말한 것인데”라며 “그 친구가 일을 잘한다. 회계 쪽으로는 부안수협에서 최고다. 그만 둔다고 해서 여러 번 타일렀는데”라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라며 “일이 그렇게 돼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라고 사과했다.
그러나 갑질에 대한 비판여론은 가시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 커지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부정대출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수협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반응이 싸늘해지고 있다.
부안수협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부안수협 B지점 전 부지점장이 해양경찰에 구속되고 이 지점에서 대출을 받은 부동산 업자가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구속된 전 부지점장과 부동산업자간 부당거래를 의심하고 있다.
이 사건의 발단은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수협 B지점은 부동산업자 등에게 52억 원 정도를 대출해 줬는데 이중 36억원(11건)에 문제가 생겼고 13~14억 정도의 손실이 났다.
막대한 손실액이 발생하자 부안수협은 인사위원회를 열어 부지점장에게는 정직 6개월을, 지점장과 담당자에게는 각각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또한 이들에게 손실액의 50%를 변상케 하고 잘못의 정도에 따라 변상금을 부과했다.
대출규정에 금지된 땅에 대출(여신업무규정위반)을 해줬다는 이유에서다.
사건은 이렇게 마무리되는 듯 했지만 이들이 사표를 내면서 이일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공익제보가 있었던 것.
부안수협 임원으로 활동했던 제보자 등은 막대한 손해를 끼친 직원들이 수협에 근무하며 변상금을 부과토록 해야 하는데 조합장이 퇴직금까지 주면서 퇴직시켜 수협에게 큰 손실을 입혔다며 지난해 7월경 이를 수사기관 등에 제보했다.
그렇지만 조사 등은 지지부진 했다.
그러다 지난 3월 조합장선거이후 위탁선거법위반혐의로 수협 등을 조사하던 중 B지점에 대한 대출사건의 상세 자료가 해경에 넘어가면서 수사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해 현 상황에 이르렀다.
문제는 공익제보자가 마치 범죄자 취급을 받으며 큰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구속된 B지점 전 부지점장 가족 등이 연일 제보자 집을 찾아와 “당신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다”며 원성을 쏟아내는가 하면, 수협관계자들 역시 제보자의 고발로 사달이 난 것처럼 비토하고 다니면서 제보자를 범죄자 취급을 하고 있는 것.
제보자가족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온갖 수모와 원성이 계속되자 제보자 아들은 부모님이 큰 해코지라도 당할까봐 구속된 부 지점장 측에게 3000만원을 건네면서 합의를 요구했다.
더 이상 부모님을 괴롭히지 말라는 뜻으로 일종의 합의금을 전한 것이다.
그런데도 제보자에 대한 원성은 그치지 않았다.
오히려 돈을 더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을 받아야할 사람이 도리어 범죄자 취급을 받는 것도 모자라 합의금을 주고 추가 합의금까지 요구받는 신세가 된 것이다.
제보자 아들은 “부모님이 큰 해코지라도 당할까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우리 형편에는 3000만원은 큰돈이지만 어떻게 해서라도 부모님을 평안하게 해드리고 싶어 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부모님은 아무잘못도 없는데 고통을 당하고 계신다”며 “이런 상황이 너무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3류 막장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일이 부안수협 주변에서 버젓이 벌어지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옳은 일을 한 사람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보호시스템 가동이 필요해 보인다.
더불어 이런 사태를 초래한 수협의 진심어린 사과도 함께 이루어져야하는 게 상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