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반도의 또 다른 자연보물 부안의 깃대종과 천연기념물

  • 기사입력 2019.09.23 20:29
  • 최종수정 2019.09.24 09:20
  • 기자명 이서노 기자

변산반도국립공원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 유일의 반도형 공원이다.

내변산의 내소사, 직소폭포, 의상봉, 쇠뿔바위 등과 외변산의 채석강, 적벽강, 고사포 해변 등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소중한 역사문화가 있지만 이곳엔 부안의 또 다른 보물이 숨어있다.

부안의 '깃대종'과 '천연기념물'이 그것이다.

사실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그 종이 부안의 깃대종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유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이번호에는 부안의 깃대종과 천연기념물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깃대종은 지역의 생태‧지리‧문화적 특성을 반영하는 상징적인 야생 동‧식물로서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종(種)을 가리키며, 천연기념물은 학술 및 관상적 가치가 높아 그 보호와 보존을 법률로써 지정 동물(그 서식지·식물(그 자생지)·지질·광물과 그 밖의 천연물 등을 말한다.

부안에는 2종의 깃대종과 4종의 천연기념물이 있다.

깃대종은 ‘부안종개’와 ‘변산바람꽃’이 있고, 천연기념물은 도청리 ‘호랑가시나무군락’과 격포리 ‘후박나무군락’, 중계리 ‘꽝꽝나무군락’, ‘미선나무 자생지’ 등이다.

 

▲부안종개

부안종개. 사진 / 변산반도국립공원 제공.
부안종개. 사진 / 변산반도국립공원 제공.

부안종개는 잉어목 미꾸리과에 속하며 세계적으로 부안에서만 서식하는 토종 민물고기로 1987년 전북대 김익수 교수에 의해 새로운 종으로 발표되면서 알려졌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백천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었지만 1996년 부안댐이 건설된 후 개체수가 감소되면서 2012년 5월 31일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돼 보호를 받고 있다.

변산반도국립공원에 따르면 부안종개는 분포 구역이 매우 좁아 부안에서도 변산 백천과 상류지역인 직소천 일부에서 제한적으로 서식하고 있다.

지난 2012년까지 감소추세였다가 2013년부터 증가해 2017년도 기준(중계리 일원) 다른 민물 어종과 비교했을 때 13%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물이 맑고 바닥이 자갈과 모래로 이루어진 하천에 서식하며 잡식성으로 자갈 등에 붙어사는 미생물이나 수서곤충을 먹고 산다.

다 자란 부안종개의 몸길이는 6∼7cm로 작고 아직까지 8.5cm를 넘는 것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산란기는 4∼6월이며, 완전히 성숙하는 데는 약 2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몸과 머리가 옆으로 납작하며 머리는 길고, 작은 눈은 머리 양쪽 옆에 가운데보다 약간 위쪽에 붙어 있으며 참종개나 미호종개처럼 3쌍의 수염이 있다.

몸은 담황색으로 암갈색 가로무늬가 등쪽에는 11개, 배쪽에는 10개가 있다.

▲변산바람꽃

변산바람꽃. 사진 / 변산반도국립공원 제공.
변산바람꽃. 사진 / 변산반도국립공원 제공.

변산바람꽃은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에 속하며 우리나라 특산식물로 절분초라고도 부른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및 보호야생식물이다.

변산반도를 비롯한 지리산, 한라산, 설악산 등 전국에 분포돼 있지만 1993년 전북대학교 선병륜 교수에 의해 변산반도에서 채집돼 한국 특산종으로 발표되면서 변산바람꽃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복수초와 함께 눈속에서 꽃을 피워 제일 먼저 변산의 봄을 알리는 변산바람꽃은 습한 지역의 반그늘 또는 양지쪽에서 잘 자라며 2~3월에 줄기 끝에서 1개씩 핀다.

하얀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꽃잎이 아니라 꽃받침이고, 꽃받침 안쪽 암술과 수술 밑에 있는 노란색과 녹색을 띠고 있는 깔때기 모양이 꽃잎이다.

봉래계곡과 가마소계곡, 남여치, 영은폭포계곡, 문수계곡, 운호계곡, 대소, 지포계곡, 갑남산 큰골 등 변산 곳곳에 분포되어 있다.

▲도청리 호랑가시나무군락

도청리 호랑가시나무 군락. 사진 / 부안군 제공.
도청리 호랑가시나무 군락. 사진 / 부안군 제공.

변산면 도청리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호랑가시나무는 1962년 12월 3일 천연기념물 제122호로 지정됐다.

감탕나무과에 속하는 호랑가시나무는 제주도, 완도, 해남 등 남쪽에만 자라는 난대성 상록활엽교목인데 이 식물이 자연적으로 자랄 수 있는 북방한계선이 변산반도인 이유에서 도청리에 군락을 이룬 호랑가시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부안군에 따르면 도청리의 남쪽 해안가 산에 50여 그루가 듬성듬성 집단을 이루어 자라고 있다.

호랑가시나무는 키가 2~3미터까지 자라며 잎의 길이는 3~5cm정도이고 타원형 육각형으로 매끈하니 광택이 난다.

잎 끝이 가시처럼 되어 있어서 호랑이의 등을 긁는데 쓸만하다 해서 호랑이 등긁기나무, 묘아자나무라고도 불린다.

꽃은 4~5월경에 황녹색으로 작게 피고 향기가 있으며, 지름 8~10mm정도 크기의 푸른 열매를 맺어 9~10월에 붉게 익는다.

은행나무처럼 자웅이주(암수가 따로 있는 나무)로 암그루와 수그루가 만나기 전에는 열매를 맺지 못한다.

▲격포리 후박나무군락

격포리 후박나무 군락. 사진 / 부안군 제공.
격포리 후박나무 군락. 사진 / 부안군 제공.

변산면 격포리 죽막동 해안에 군락을 이룬 후박나무는 1962년 12월 3일 천연기념물 제123호로 지정됐다.

약 200m거리에 132그루에 후박나무가 자라고 있으며,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주고 있어 그 안쪽에 있는 밭을 보호하는 방풍림 역할을 하고 있다.

녹나무과에 속하는 후박나무는 제주도 등 남해안 지방에서 자라는 난대성 상록교목인데 육지에서 변산반도 지역이 후박나무가 자랄 수 있는 가장 북쪽에 위치해 식물분포학적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암수 한 그루인 후박나무는 주로 해안을 따라서 자라며, 꽃은 5-6월에 새 잎이 나면서 함께 핀다.

열매는 장과로 둥글고 이듬해 7~9월에 흑자색으로 익으며, 한방에서는 나무껍질을 후박피(厚朴皮)라고 해 헛배가 부르거나 소화불량일 때 약재로 사용한다.

▲중계리 꽝꽝나무군락

중계리 꽝꽝나무군락. 사진 / 부안군 제공.
중계리 꽝꽝나무군락. 사진 / 부안군 제공.

변산면 중계리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꽝꽝나무는 1962년 12월 3일 지정된 천연기념물 제124호다.

호랑가시나무, 후박나무와 같은 맥락으로 이 나무의 분포상 북방한계 지역에서 자생한 까닭에 식물분포학적 가치 때문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또한 이곳의 꽝꽝나무는 바위 위에서 자라고 있어 건조한 곳에서도 잘 자라는 군락이라는 점에서도 큰 가치가 인정되고 있다.

산 위쪽의 다소 평평한 곳에 군락이 형성되어 있는데, 과거 기록에 의하면 약 700여 그루가 모여 대군락을 이뤘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 수가 크게 줄어 200여 그루 정도만 남아 있다.

이곳을 잠두(누에머리)라고도 부르며, 풍수지리적으로는 명당 자리에 해당한다고 한다.

감탕나무과에 속하는 꽝꽝나무는 난대성 상록활엽관목으로 변산반도를 비롯해 거제도, 보길도, 제주도 등에 분포하는데 잎이 탈 때 ‘꽝꽝’소리를 내며 타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키는 1.5∼3m정도까지 자라며 가지가 많다.

잎은 길이 15~30mm, 폭은 16~20mm의 타원형으로 가지의 각 마디에 하나씩 어긋나게 다닥다닥 붙어 있으며 앞면은 윤이 나고 짙은 녹색이다.

꽃은 암수딴그루로 5~6월에 핀다.

수꽃과 암꽃은 모두 약간 누런빛을 띤 흰색이고 지름이 4mm정도이며 꽃받침조각이 4개이다.

열매는 핵과로 10월에 검게 익는다.

▲미선나무 자생지

중계리 미선나무 자생지. 사진 / 부안군 제공.
중계리 미선나무 자생지. 사진 / 부안군 제공.

미선나무 자생지는 1992년 10월 26일 천연기념물 제370호로 지정됐다.

물푸레나무과의 낙엽활엽관목인 미선나무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충북 진천, 괴산, 영동과 변산반도에서만 군락을 이루고 자생하는 세계 1속1종의 희귀식물이다.

개나리와 마찬가지로 이른 봄에 꽃이 잎보다 먼저 나며 열매의 모양이 부채를 닮아 꼬리 미(尾), 부채 선(扇)자를 써서 미선나무라 한다.

높이는 1∼1.5m 정도로 키가 작고, 가지 끝은 개나리와 비슷하게 땅으로 처져 있고, 꽃의 색은 흰색 또는 엷은 분홍색을 띤다.

개나리는 향기가 없는 반면 미선나무는 그윽한 향기를 뿜어낸다.

변산의 미선나무는 부안댐이 만들어지기 전 중계마을 중계다리 부근과 신적마을 앞, 백천 삼거리, 그리고 서운암 주변에 군락을 이루고 있었으나 댐의 완공으로 청림과 서운암의 한 지역을 제외하고 모두 물에 잠기고 말았다.

지금은 청림과 부안댐 아래 산기슭에 자생지를 새로 조성해 보호하고 있으며 미선나무 군락으로는 가장 남쪽에 있어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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